스트라스부르의 색감
혼자 떠나는 프랑스 여행은 숙제였다.
물론 지친 일상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정한 것이다. 2주 동안 프랑스 도시들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었다. 물론 출발부터 1시간 지연에, 2시간 연착 등 작은 난관들이 있었지만 그 미션들을 클리어하였다. 도착한 다음 날, 파리 리옹역에서 기차표를 바꾸는 바람에 1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스트라스부르행 고속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도시는 왠지 모르는 친근함에 나를 맞아주는 것 같았다. 처음 가는 그곳에서 현지인 코스프레하듯 관광지보다 한적한 동네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중약 채도의 브라운 지붕과 베이지 외관에 흰색 라이닝발걸음을 이끌었다. 그러다 숨겨진 분위기 맛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기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호텔 겸 레스토랑 ‘브라세리 드 하라스’이다. 18세기에는 승마 아카데미 및 말 조련장이었던 곳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스포츠 중 하나인 승마를 나타내는 말의 동상이 정중앙에서 우리를 맞이한다. "Brasserie des Haras"는 프랑스어로 "마사(말 조련장) 브루어리"이다.
날씨 좋은 날 혼자 와인 한 잔 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알자스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을 포함하여 120종 넘는 다양한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약하지 않고는 주말에는 대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결국 식사도 못하고 와인과 프래츨로 허기를 채웠다. 이상하게도 동양인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4성 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우아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다음에는 제대로 식사를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관광지로 발걸음을 돌렸다.
스트라스부르는 영화 ’하울이 움직이는 성‘의 모티브가 된 쁘띠 프랑스로 알려져 있다. 그 아기자기한 집을 따라 ‘일 강’이 흐르고, 운하와 다리가 눈에 띈다. 마치 영화 속에서 보던 흰색 또는 웜톤 계열 바탕에 브라운 원목 라이닝이 내가 소피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알사스 지역은 독일과 한 시간 거리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도시여서 건축이나 음식 문화에 영향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