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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서뉴맘 May 30. 2018

#21 처음 학교 가는 날

우리들은 일 학년 입학을 축하해


벌써 3개 월 전의 손글씨 일기다.

그간 원고를 쓴다고 블로그에 쓰는 육아팁도, 손글씨 일기도 놓고 지냈다.

원고를 넘기고 한 동안 못했던 진짜 '쉼'을 몇일 가지며 그토록 읽고 싶었던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내가 하는 일과 하등에 관계가 없는

그냥 책 따위를 읽었다. 못 본 드라마를 몰아 보고, 보고 싶었던 예능과 영화를

닥치며 보았다. 늘 '나'를 사랑하며 사는 나는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확실히 삶의 질이 다르다.

예전 같았으면 '나'만을 위한 쉼이 아닌 '모두'를 배려한 쉼을 가졌을 텐데

오롯이 나를 위한 쉼을 갖고 나니 참 후련하다. 속이 시원하달까?


그리고 정리된 생각들이 생겼다.

내가 매번 신경 쓰며 행했던 호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에게 더 이상 베풀 필요가 없다는 것과

쓸 때 없이 감정만 소모하는 인간관계는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한 다는 것과

무례한 사람에겐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과

나에게 적어도 나만큼은 괜찮다고 다독여줄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의 시선보단 내 마음 챙김이 우선이라는 것

이런 것들이 조금 정리됐다.


하하호호 웃어넘기니 당연히 괜찮은 줄 안다.

한 번 두 번 호의를 베푸니 당연한 줄 안다.

뭐 별것 아닌 것이지만 괜히 옷에 김칫국물 묻은 것 같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오늘, 시간+마음의 여유가 생겨 사진첩을 뒤적이며 한 동안 올리지 못했던

손글씨 일기를 꺼내보았다.



서뉴의 처음 등교하는 날! 예쁜 손글씨 일기를 남겨주고 싶어 추운 손 불어가며

학교 앞에서 한 컷!

약 14년 뒤 서뉴의 시작과 끝을 담아 작은 책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왜 14년이라고 하냐 물으신다면..(혹, 이 글을 서뉴가 커서 볼까 우려되긴 하지만 ^^;;)

뭔가 이제 사회에 나가 스스로 자립할 나이가 그즈음이라 가늠이 되어서다.



너의 모든 시작과 끝을 엄마는 기록했고 그리고 그 감정을 정성 어리게 담아 주고 싶었다.

남들이 한다면 보내주는 줏대 없는 학원보다. 때 되면 해야 한다는 강박에

엄마의 스케줄대로 너를 휘두르는 엄마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소신 있는 교육철학으로 너를 키워냈고,

그리고 앞으로도 믿어주는 엄마가 되겠다는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말이다.



오늘은 서뉴의 참관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입학하며 설레었던 마음을 꺼내 보고, 3개월 동안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하며

엄마의 우려가 쓸모없는 우려였음을 1시간 동안 여실히 보여주었던 너!

나와 다른 너의 성격을 알아가며 엄마는 계속 너를 공부하는 중이야.

고마워 딸! 그리고 사랑해

네가 오늘 '엄마 아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지?

엄마의 사랑을 느껴줘서 고마워 :-)

그리고 학교라는 또 다른 공동체에 섞여 즐겁게 생활해 주어 감사해!




손글씨 쓰는 엄마

손글씨로 읽고, 보는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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