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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 Mar 08. 2024

강덕골 주간반찬 1회

안성에 다녀오고 내내 마음이 걸린다. 안성에서 혼자 농사짓고 있는 남편, 그리고 그 남편과 함께 하고 있는 시어머니. 10년 이상을 함께 살았는데 남편이 안성에 귀농을 하고 집을 지으면서 어머니도 함께 그곳으로 갔다. 일하는 며느리라 집안 일 모두 어머니 덕을 보며 살았는데, 그동안 어머니도 이제 팔십중반을 넘기셨다. 평생 일하며 사신 어머니 손이 굽고 발이 굽었다. 몸의 거동이 예전같지 않고 밥을 짓는 일도 쉽지 않다. 살살살 아주 조금씩 하신다. 아들 밥을 지어 주겠다고 가셨는데, 하실 수 있는 일이 적어 매번 답답하시다. 남편도 이제는 제 손으로 지은 농작물로 김장을 할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지만, 영양소 생각하며 챙겨먹는 사람이 아니라서 냉장고에 채워 둔 음식이 영 맘에 안든다. 겨월 농장에 자라는 야채가 없으니 냉장고에도 야채가 별로 없다. 이번 겨울에는 다양한 채소를 키워 먹겠다고 하는데, 따뜻한 봄이 되고 나서야 할 수 있다.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반찬을 해서 줄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일이 바쁘고 정신이 없이 그 안에만 몰입해 있으니, 다른 것은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동안 시어머니가 지어준 밥을 얻어 먹고 살았으니,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도 했다. 어머니께서 안성에 가신 뒤로 혼자 밥을 해먹다 보니 음식을 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고, 장을 보아다가 가볍게 만들어 먹는 것이 즐거우니 이제는 내가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도 좋은 시기가 온 것이다. 남편과 어머니에게 내 손으로 만든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와서 장을 봤다. 비싼 재료로 너무 공을 많이 들이면 오래도록 그 일을 할 수가 없다. 흔한 재료로 쉽고도 영양가 있게 할 수 있는 것들로 시작했다. 


콩나물 무침. 시금치 무침. 미나리무침. 멸치호두볶음, 브로콜리 데침을 직접 했고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조기를 사서 함께 넣었다. 


집에 있는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서 우체국 택배를 미리 예약해 두고 출근 길에 문앞에 두고 오니, 손쉽게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보낼 수 있어 좋았다. 남편과 어머니가 기쁘게 받아 맛나게 먹어 주시는 것이 고맙고 행복하다. 마음은 매주 반찬을 해서 주고 싶은데, 얼마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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