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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Aug 14. 2021

밀키트

나도 요리사

신선한 식재료를 준비해서 오물조물 정성껏 요리를 하고 먹음직스럽게 그릇에 담아낸 후 가족들과 냠냠 맛나게 먹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그러나 손재주가 없는 똥 손인 나는 할 줄 아는 요리라고는 라면하고 달걀프라이가 전부다.

그나마도 가끔은 물이 너무 많아 싱거운 라면이나 프라이팬에 들러붙은 달걀을 하고는 한다.

그렇게 나는 원래 요리는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어느 날 유튜브에서 스테이크 굽는 영상을 보고는 마트에서 두툼한 등심을 사다 따라 해 보았는데 제법 맛이 있었다.


그때부터 이것저것 요리법을 검색해 보다가 밀 키트를 알게 되었는데 이게 정말 마술상자 같다. 식재료도 딱 알맞은 양이 들어 있고 필요한 양념이나 국물도 있어서 조리법대로 따라 하다 보면 나도 요리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부대찌개나 밀푀유나베, 국물떡볶이 같은 것을 해보았는데 나름 뿌듯할 정도로 괜찮은 맛이었다.


무엇보다 제일 좋은 점은 최소한 주말에 한 끼는 아빠가 책임진다는 약속을 지키기가 한결 쉬워진 점이다. 큰 소리는 뻥 쳐놓고는 고기만 굽는 것도 그렇고 미처 장을 보지 못해서 시리얼과 요거트 같은 걸로 얼렁뚱땅 넘어간 적도 많았는데 밀키트 덕분에 맛있는 식사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요리라는 게 아예 못한다고 생각할 때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아무리 밀키트라도 요리라는 것을 몇 번 하다 보니 이게 정말 재미있다. 요리를 더 자주 그리고 열심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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