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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Sep 09. 2024

감사해야 할 나의 지금

소중한 사람에게 감사해야 할 지금

삶의 어느 한 순간의 스냅샷을 찍어 그때 내가 바라는 삶과 꿈을 들여다보면 거의 한결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들이 있다.


나의 동반자와 가족이다. 나는 몽상을 하길 좋아했었고, 부유하진 않지만 어렵지도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한 '나만의 가정'을 꾸리길 항상 원해왔었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 다시금 뒤를 돌아보니, 내가 원하던 꿈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이뤄졌지만, 더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뭔가 틀에 갇힌 듯, 빽빽한 리스트에 적힌 계획대로 살아오면서 하나씩 달성하며 그 다음 계획으로 넘어간 것도 아닌데, 내가 원하던 사람과 내가 원하는 가정을 꾸리고 살 줄은 상상만했지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는 확신하진 못했었다.


원하는 일을 하면서, 가끔 서점에서 각자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와 딸과, 입맛은 다르겠지만 감사하게도 취향이 비슷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가족.

흔하지 않지만, 또 희귀하지도 않은 가정이지만, 나는 내 가정이 이런 것에 너무 늦었지만 감사한다.


여행의 취향도 어쩜그리 잘 맞는지, 한 곳에 머물며 꼼꼼히 생활을 살필 수 있는 여행, 여행지가 사는 곳과 별반 다르지 않도록 익숙해질 때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걷고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도 가끔 의견이 달라 다투기도 하지만, 예전만 같지 않은 열정이 금방 열을 사그라지게 함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그걸 잘 느끼지 못하고 감사하지도 않으며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참 못났다는 자책을 하기도 했다. 감사함을 감사하다고 얘기못하는 용기없는 행동도 그 못남에 한몫 거든다.

다시 못올 나의 소중한 멤버들, 기껏 같이 살아봐야 50년에서 60년인데, 그 세월동안 같이 보낼 수 있는 인연이라는 건, 저 무한한 우주에 있는 별들 속에 아름다운 지구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만큼이나 신비롭고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퇴근하면 그 고마운 얼굴을 마주하게 될텐데, 또 감사한 마음을 잊고 그냥 살아온 타성에 젖어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은 그들과 함께하는 50년, 18,250일의 여행 중 소중한 하루다.

그 하루가 저문다. 추억이 쌓이지만, 남은 시간은 흘러간다. 

더없이 감사한 마음을 눈과 마음에 담아 그들을 대하길 바래본다.

감사함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나에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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