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이 불편해지는 순간

by 유니버스

너무나 편리해진 세상,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더군다나 이 나라에, 이 시대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맛있는 것들이 많아 세상을 사는 것이 이렇게나 즐겁다는 것을 일깨워주니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아 그 감사함을 거의 매일 잊고 산다. 아니 감사함을 일깨우기보다 불평을 쏟아내는 편이 훨씬 더 쉬운 요즘이라 모든 사람들이 다들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하면, 방방곡곡 투덜대는 대화로 하루를 살아가기도 힘들어진다.


운전을 하다가도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입에 한가득 머금고는 뿜어버리고, 빵빵거리기 일쑤인데다, 일을 하다가 컴퓨터라도 말썽을 일으킨다면 심하게 핑계를 대기 시작할테니 말이다.


그런 편리한 세상에 살면서 요즘은 불편함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다.


오히려 돈을 들여 불편함을 사서 고생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지 않는 불편함은 인식할 수 없고, 괜시리 사서 불편함을 깨우치게 하다보니 돈주고 사서씀으로써 시간이 지났을 때 또 다시 불편하다는 걸 알게된다는 것이다.


냉장고가 있다. 최신형은 아닌데 냉장고의 냉장기능만은 최고다. 불편함없이 잘 쓰다가 백화점에서 가전코너를 지나가다가 슬쩍 본 새로운 냉장고, 집에 있는 냉장고가 갑자기 불편해진다. 그걸 노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파는 사람쪽이지 사는 사람쪽은 아닐거다.


내가 냉장고를 사면 금방 불편한 냉장고가 되어버리고 새로운 냉장고가 또 다시 생각나게 된다.


자동차가 없다가 자동차를 사면 그렇게 편할 수 있지만 불편함의 완전체에서 하나씩 불편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테슬라나 벤츠를 보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말이다.


사지 않으면 불편하지 않았을 나의 일상이 사는 것만으로도 욕망이 커지고 몸도 마음도 불편해진다. 행복지수는 욕망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는데, 욕망이 커지면 행복은 줄어들게 되어 있다.


욕망이 거의 ‘0’에 가깝다면, 행복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돈을 많이 들여 뭔가를 산다는 건 그만큼 욕망이 크다는 것이고, 사고 난 뒤의 욕망은 더 커지게 마련이니 더 행복해 질 수 없어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욕심을 줄이면, 마음이 편안하고, 그 편안함이 편리함으로 연결되나보다. 미니멀리즘이 진정 행복한 것은 뭔가를 사지 않아서라기 보다 사지 않아도 ‘마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커피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