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한 달 차 속광 후기)
안녕하세요. 동탄 더마웰피부과 원장, 피부과 전문의 현무열입니다.
매일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의 피부를 치료하는 저 역시 노화를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평소 안티에이징을 위해 식단에서 당분과 과일 섭취를 조절하여 피부 노화와 피지를 촉진하는 호르몬(IGF-1) 수치를 낮추려 나름대로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사람인지라 식단 관리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신경 쓴다고는 했지만, 워낙 단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식욕을 참는 일은 참으로 고단한 시간이었죠.
결국 40대에 접어들면서 거울 속 제 얼굴에는 불청객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오돌토돌하게 올라오는 살색 돌기, '피지샘 증식증(Sebaceous Hyperplasia)'입니다.
레이저로 치료했지만 새로 올라오는 것 까진 막을 수 없다 보니, 더 근본적인 대안을 선택하였습니다.
흔히 피지 조절제로 잘 알려진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을 먹는 것입니다.
여드름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가장 많이 처방하고, 저 역시 20대 때 여드름으로 먹었던 그 약을 40대가 돼서 다시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약을 꾸준히 먹기로 결심한 진짜 이유는 강력한 피지 조절 외에도 이 약이 가진 강력하고 전신적인 '안티에이징(항노화)' 효과 때문입니다.
흔히 피부 안티에이징의 표준이라고 하면 바르는 레티노이드, 즉 단종 전까지 국민 연고로 불렸던 '스티바에이(트레티노인 연고)'를 떠올리실 겁니다. 레티놀이 함유된 화장품도 있죠.
하지만 스티바에이나 레티놀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얼굴이 붉어지고, 각질이 벗겨지고, 따가운 '자극성 피부염' 때문에 적정량을 꾸준히 바르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입니다. 얼굴도 힘든데 목, 가슴, 팔까지 바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반면, 알약인 이소트레티노인은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갑니다. 피부를 붉고 따갑게 벗겨내는 고통을 겪을 필요 없이, 간편하게 먹는 것만으로 내 몸속 진피층을 리모델링합니다. 얼굴은 물론 연고를 바르기 힘든 부위까지 동시에 촘촘해지는 '전신(Systemic) 안티에이징'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보통 심한 여드름을 치료할 때는 10mg 알약을 하루에 1~6알씩 매일 복용하곤 합니다.
적정 용량이 체중 20kg당 한 알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피지샘 증식증 억제와 안티에이징 효과는 챙기면서 부작용은 철저히 통제하기 위해, 이틀에 딱 한 알(10mg)만 먹는 '초저용량 유지요법'으로 복용 중입니다. 가장 먼저 체감하는 긍정적인 변화는, 단순히 피지가 마르는 것을 넘어 피부 전체에서 은은한 광이 나며 본연의 건강함을 되찾은 느낌입니다.
비교 사진을 객관적으로 보시면, 한 달 차 사진(우측)을 찍을 때 머리를 조금 더 뒤로 넘기다 보니 빛을 정면으로 받아 광이 다소 극대화되어 찍힌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명의 차이를 감안하고 피부 결 자체만 보더라도, 피부 겉면의 묵은 피지와 각질이 정돈되면서 빛이 고르게 반사되는 '속광'의 쫀쫀한 질감만큼은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틀에 10mg 한 알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이 드실 수 있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브라질 연구진은 광노화가 진행된 45~50세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정밀한 임상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조건: 이소트레티노인 20mg을 주 3회씩(국내 시판 약 10mg 기준 2알), 딱 12주(3개월) 동안 복용하게 했습니다.
측정 방법: 복용 전과 12주 후, 귀 앞쪽 피부 조직을 직접 채취(Biopsy) 하여 현미경으로 진피층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자외선을 받으면 콜라겐을 갉아먹는 효소(MMP)의 활동은 억제되었고, 무너졌던 진피층은 다시 재건되었습니다.
(좌) 복용 전: 노화와 자외선으로 인해 진피층의 탄력 섬유(보라색 선)가 끊어지고 듬성듬성 비어있는 모습, (우) 저용량 이소트레티노인 12주 복용 후: 끊어졌던 보라색 탄력 섬유들이 진하고 촘촘하게 꽉 차오른 것이 확인됩니다. (출처: Anais Brasileiros de Dermatologia, 2015)
Dr.현의 에비던스 해설: 위 사진에서 진한 보라색 실선들이 훨씬 빽빽해진 것이 보이실 겁니다. 이 보라색 선들이 바로 우리 피부의 탄력을 책임지는 '엘라스틴(고무줄)'입니다. 단 3개월의 저용량 복용만으로 콜라겐 밀도는 51.2%에서 57.4%로, 엘라스틴 밀도는 26.5%에서 31.3%로 급증했습니다. 바늘로 찌르는 시술 없이도 피부 속 무너진 스프링이 다시 팽팽하게 재건되었다는 명백한 조직학적 증거입니다.
많은 분이 비타민 C 메가도즈는 건강 비결로 주변에 추천하곤 합니다.
하지만 피부과 의사 중 그 누구도 이소트레티노인을 "안티에이징을 위해 꼭 챙겨 드세요"라고 광고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유는 이 약이 가진 '양날의 검' 같은 성격 때문입니다.
효과는 강력하지만, 전신에 작용하는 전문의약품이기에 얻는 이득(Benefit)보다 부작용의 위험(Risk)이 큰 환자군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리스크를 안고 약을 복용하는 것은 환자분이기 때문에, 본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의사로서 약물의 리스크를 이해하고 있기에 복용을 선택한 것이고, 만일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저 역시 중단해야만 하겠죠.
저는 전문가로서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키며, 사전 검사와 모니터링이 가능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합니다.
제가 직접 복용하며 데이터를 쌓는 이유도, 환자분들에게 '더 안전하고 정교한' 처방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5. 전문의가 당부하는 치명적인 단점과 주의 사항
아무리 초저용량이라도 이 약은 전신에 작용하는 만큼 무턱대고 드시면 절대 안 됩니다.
제가 직접 겪고 있거나, 복용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명확한 주의 사항들이 존재합니다.
온몸이 마르는 건조함: 입술 구순염이 생기고, 눈이 뻑뻑해지는 안구 건조 증상이 나타납니다. 저 역시 인공눈물과 로션을 수시로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매일 겪고 있습니다.
간 수치 및 콜레스테롤 상승: 피지가 마르는 대신 혈중 지질 수치나 간 수치가 오를 수 있어 정기적인 피검사가 필수입니다.
고령자 복용 시 특별 주의: 나이가 들수록 약물 대사가 느려지고 지질 수치 변화에 취약합니다. 중장년층 이상은 근육통 등의 증상을 면밀히 살피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기형아 유발 및 헌혈 절대 금지: 가임기 여성의 철저한 피임은 필수이며, 복용 중 및 복용 중단 후 최소 1개월간은 헌혈이 절대 금지됩니다.
피부 노화는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어떤 무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속도는 얼마든지 늦출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피부과 전문의이기 이전에 한 명의 환자로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안티에이징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저만의 프로토콜을 계속해서 검증해 나가고 있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탄력 저하와 피지샘 증식증으로 고민이시라면, 언제든 내원해 주세요.
제 피부에 직접 적용하고 효과를 본 에비던스를 바탕으로, 환자분 각자의 피부 상태에 맞는 가장 안전한 솔루션을 찾아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뻔한 인터넷 정보가 아닌, 정확한 논문과 실제 임상으로 증명된 재밌는 진짜 피부 과학 이야기만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