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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r 15. 2022

라디오헤드와 하루키

라디오 헤드와 하루키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는 다무라 카프카 녀석이 라디오 헤드의 ‘키드 에이’ 앨범을 줄곧 듣는다. 키드 에이 앨범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도 없어서 할 수 없이 ‘더 밴드즈’ 앨범이다.


하루키는 ‘작가란 무엇인가’의 인터뷰에서 “제 책 ‘해변의 카프카’에서 주인공 소년은 라디오헤드와 프린스를 듣지요. 그런데 정말 놀란 게, 라디오헤드의 한 사람이 제 책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얼마 전에 라디오헤드의 앨범 ‘키드 에이’의 재킷을 보니 제 책을 좋아한다고 쓰여 있더군요. 아주 자랑스럽답니다”라고 했다.


라디오헤드는 20세기의 음악은 흥! 해버리는 하루키도 홀딱 반할 정도로 음악이 좋다. 라디오헤드의 초기작도 좋지만 정말 ‘키드 에이’ 앨범은 엄지를 번쩍 들고 싶을 뿐이다. ‘더 밴드즈’ 앨범도 나는 너무 좋아서 시디, 카세트테이프를 두 번씩 총 4번 구입해서 들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들었다는 말이다.


특히 ‘더 밴드즈’ 앨범의 ‘더 밴드즈’를 대학시절 한 여름의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방에서 크게 틀어 놓고 한 손에 제임슨을 들고 모두가 미친 듯이 몸을 흔들며 듣고 나면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블랙 스타'를 들으면 스산하고 차갑고, 눈물이 나는 바람을 맞은 듯하고, ‘하이 앤 드라이‘는 마치 테킬라 통에 몸을 담갔다 뺀 느낌이다. 그리고 나이스 드림에 다다르게 된다.


나이스 드림-


푸른빛이 거대한 천장에 감돌기 시작했고 곧 푸른빛은 세계에서 모여든 이들에게 골고루 뿌려졌다.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고개를 들고 톰욕을 쳐다보았다. 모호한 눈빛의 톰욕은 노래를 불렀다. 나이스 드림 나이스 드림.


탐욕에 가득 찬 저항도 없었고 노출에 의한 굶주림도 없었다. 톰욕은 오직 노래를 불렀다. 문틈으로 스며드는 안개처럼, 톰욕의 목소리는 푸른빛을 받고 모여든 그들의 마음에 울려 퍼졌다. 탐욕에 가득한 대중의 눈도 점점 따뜻한 자신들의 마음에 동화되어 간다. 기타의 리프 소리가 모여든 그들 내부의 잠재된 앙금을 풀어 주었다. 그들은 양손을 뻗어 톰욕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나이스 드림 나이스 드림.


톰욕의 목소리와 기타 소리가 현실을 파괴했고 사람들은 톰욕의 노래에 맞춰서 양팔을 좌에서 우로 흔들었다. 노래는 공간을 제어했고 사람들의 가슴속 깊은 부분의 한 곳을 건드렸다. 나이스 드림. 나이스 드림. 우리는 톰욕의 목소리에서 가능성을 읽었다. 거역할 수 없는 감각과 물 같은 부드러움. 나이스 드림 나이스 드림.



작가란 무엇인가를 구입해서 읽을 때가 2014년이었는데 아직 그때 마르케스가 살아 있었는데 책을 읽는 도중에 그만 소식이 들려서 내가 직접 적어 넣었다. 2014. 3. 19. 그때는 아직 움베르토 에코도 살아있었지. 그렇다구요.


#라디오헤드 #더밴드즈 #Radiohead #thebends #murakamiharuki #하루키 #해번의카프카 #키드에이 #작가란무엇인가


라디오 헤드 - 나이스 드림

https://youtu.be/2vHByVGhm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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