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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y 14. 2022

여백이 있는 음악은 싫증 나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여백이 있는 음악은 싫증 나지 않는다


하루키는 에스콰이어지에 거의 처음으로 길게 음악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 시디와 레코드가 주는 음악적 정감, 그리고 비틀스와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에 관한 - 브라이언 윌슨이 만든 세기의 앨범 팻 사운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전에 처음으로 온 마음을 빼앗긴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와 재즈 그리고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또 학생 때 자주 들리던 레코드 가게와 그 주인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진다.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역시 좋다. 팻 분도, 냇 킹 콜도 좋지만 어쩐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찾게 된다.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재미있는 이야기는(전혀 재미없을 수도) 20세기의 캐럴은 머라이어 캐리에게 다 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마이클 부블래가 나타났다. 이름도 이 따구인, 부블래 씨가 우리나라 사람이고 부블래 씨처럼 노래를 부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블래 씨는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죽죽 뻗어나갔다. 그러다가 부블래 씨가 캐럴을 불렀다.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은 새로운 탄생이었고 부블래 씨가 부르는 캐럴은 고전을 다시 부르는 것이다.


21세기에 고전 캐럴을 이렇게 맛깔스럽게 부를 수 있는 가수는 부블래 씨가 정말 딱이다. 그러다 보니 부블래 씨가 그만 빙 크로스비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르는 시대로 가서 같이 듀엣을 부르고 돌아왔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12년에 일어난 일로 전 세계는 그때를 기쁨의 충격적인 날로 지정 발표했다.


부블래 씨는 그만 50년대 빙 크로스비가 한창 크리스마스 캐럴을 무대에서 부르고 있는데 그 무대로 난입을 한 것이다. 그리고 세기의 빙 크로스비를 실제로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빙 크로스비 곁으로 다가갔다.


부블래 씨는 빙 크로스비에게 인사를 하며 같이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하자마자 팽 당한다. 너무나 당연하다. 이 듣보잡은 누구이기에 나와 듀엣을 같이 하자는 거야?라고 빙 크로스비가 생각을 했다.


“저 이 곡을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함께 줄곧 들었고 6살 때부터 빙 크로스비 씨를 존경해서 왔습니다. 이 아름다운 곡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같이 부른다면 정말 영광입니다”라고 했다. 빙 크로스비는 크리스마스라는 기쁨의 날에 흔쾌히 듀엣을 부르기로 하며 부블래 씨와 같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불렀다.


그리고 두 사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이어진다. 아아 이토록 따뜻하고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부블래 씨는 소원 하나를 이루고 다시 21세기로 와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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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MyBJAZFi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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