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당길 때가 있다
콜라가 몸에 안 좋다는 건 지구인이면 누구나 다 안다. 모르는 이가 없다. 그런데 콜라가 모든 음료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 중에 하나다. 아마 1등이지 싶다. 햄버거 먹을 때 식혜와 같이 먹는 건 좀,,, 햄버거에는 역시 콜라지. 치킨을 먹을 때에도 맥주를 제외하면 역시 콜라다 야호!
땀을 흘리며 조깅을 하고 들어온 지금 물보다, 이온음료보다, 얼음이 잔뜩 들어간 차가운 콜라가 필요하다. 이 시원한 콜라 한 잔이 갈증을 해소해준다. 사람들은 콜라를 욕하지만 연탄재와 마찬가지로 욕하는 사람은 콜라처럼 누군가의 갈증을 풀어준 적이 없다면 함부로 욕하지 말자.
콜라는 특허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특허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떠한 – 무형이든 유형이든 개발을 하고 나면 특허를 신청한다. 다른 사람들이 내 것을 그대로 취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런데 콜라는 특허를 내지 않고 있다. 이유는 특허를 내면 그 방법이 온 세계에 노출이 된다. 콜라의 그 검은 물의 재료가 무엇인지는 두 명만 알고 있다고 하지. 그래서 콜라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콜라를 맛본 전문가들이 내놓은 콜라가 펩시, 우리나라의 815 콜라 등이 있지만 지금 현재 기본의 콜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만약 특허를 냈다면 두둥.
콜라가 여러 소설에 등장했지만 내가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콜라는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에서 나온 콜라였다. ‘더 로드’는 대재앙이 휩쓸고 지나간 황량한 지구에서 희망이라는 걸 찾아서 끝없이 어딘가로 가면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소설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암울하고 우울하며 그루미 하다. 잿빛으로 변한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인육을 먹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것, 식량을 구하는 것 그리고 신발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설 속 세상에서 생존을 한다는 것이 살아남은 사람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악착같이 살아남는 것, 일단 살아남는다면 그 이후에는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에서 따뜻한 장면이 나온다.
아빠, 이게 뭐예요?
그건 콜라라고 하는 거란다.
그리고 아버지는 캔 콜라를 따서 아들에게 마시게 한다. 아들은 이렇게 맛있는 음료를 처음 먹어본다. 사람들이 그렇게 욕을 하던 콜라가 지구 멸망에도 살아남아서 생존한 아들과 아버지를 따뜻함으로 물들게 한다.
이런 거대한 코카콜라를 일론 머스크가 인수할 다음 목표로 잡았다는 뉴스가 있다. 이런 사람의 뇌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일론 머스크가 하는 사업이 테슬라, 우주비행, 트위터, 와이파이? 같은 사업만 할 것 같은데 척추가 망가지거나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걷게 하거나 눈이 보이게 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미 오래되었고 또 그 기술력이 진일보해있다고 한다.
애플이나 BMW나 벤츠 같은 회사가 자동차만 만들 것 같지만 하는 사업이 많다. 그중에는 얼마 전까지 뉴스를 장식했던 사라지는 꿀벌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지구에서 꿀벌이 점차 줄어들고 그것 때문에 나비효과가 일어날 것을 알고 꿀벌에 투자를 과격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콜라에 대한 또 재미있는 이야기는(역시 전혀 재미없을 수도 있고- 이 이야기도 저기 앞에서 한 번 한 적이 있지만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코카콜라 하면 병에 이렇게 이 서체의 코카콜라가 새겨져 있다. 한국에서는 가장 친숙한 이 ‘코카콜라’ 글씨체가 68년에 등록이 되었다. 그 후로 이 코카콜라 한글 글씨체는 한국사람들에게 각인처럼 되었다. 왜 그런지 다른 글씨체가 코카콜라병에 새겨져 있다면 이상할 것만 같다. 마치 포터가 후진할 때 엘리제를 위하여가 나오지 않고 브람스가 나오면 이상할 것처럼.
그 글씨체를 디자인한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가 2017년에 작고하신 봉상균 화가이다. 봉상균 화가는 봉 감독, 봉준호 감독이 아버지다. 봉상균의 다양한 작품은 검색하면 볼 수 있으니 고고고. 재미있는 건 봉 감독의 외할아버지도 시대에 이름을 남긴 소설가였다. 그는 김해경(이상), 이효석 등과 함께 구인회 활동을 했고 그의 가장 유명한 소설은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다.
봉 감독이 아카데미 수상 소감에서 시나리오 작업은 외롭고 힘든 일이라고 했다.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봉 감독은 아카데미에서 보여주었다. 이 시대에 문학을 한다는 건 정말 미친 짓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 문학을 한다는 건 무엇보다 멋진 일이다. 그러니 오늘도 구석진 곳에서 등을 구부리고 열심히 글을 적고 있는 아마추어 작가님들은 파이팅이다.
콜라가 좋은 건 장인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장인이 콜라 앞에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부처럼 콜라는 차별이 없다. 다 그 가격의 콜라를 마실 뿐이다. 빌 게이츠도 내가 마시는 그 콜라를 마실 뿐이다. 우리나라 음식에도 장인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놈의 장인, 명인이 붙어 버리면 그 음식은 터무니없이 비싸진다. 도대체 장인이니 명인이니, 언제부터 나왔을까. 장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꼭 티브이에 나와서 자신만의 비법이랍시고 나와서 떠들고 나면 시답잖게 가격이 올라간다. 시답잖게 가격이 오른 장인이 만든 음식들아, 콜라를 본받아라.
촌스러워서 더 좋은 오래전 코카콜라 광고 모음 https://youtu.be/R3HVHsKvX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