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하늘보다 오늘의 하늘이 2

61

by 교관


61.


도로변에 의자가 있고 한 주차요원이 뜨거운 태양 밑에서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쓰고 주차를 하고 빠져나가는 자동차들을 감시자의 눈으로 관찰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꽤 젊은 나이로 보였으며 태양 밑에서 사시사철 일을 해서 그런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대부분 주차요원들은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여자주차요원(나이가 많은 아주머니들)들은 눈만 빼고 모든 신체를 가리고 있었다. 그들 중 유독 저 젊은 주차요원은 검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두텁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안경테의 색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얼굴이 검게 그을렸다.


마른 체형이라 머리가 더 크게 보였으며 턱이 마치 고인돌을 보는 듯했다. 무표정한 얼굴과 마른 굴곡에 보기 이상할 정도로 큰 턱을 지니고 있었다. 그 턱은 앞으로 조금 나와 있었는데 마늘도 빻을 만큼 튼튼하게 보였다. 마동의 눈에만 기이하게 보였는지 사람들은 그의 큰 턱을 보고도 지나치거나 관심이 없다. 쳐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동의 눈에는 마치 인간의 얼굴에서 벗어난 반인처럼 보였다. 표정이 빠져버린 그의 얼굴에서는 무더운 여름에도 전혀 더위에 굴종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겠다는 것이 엿보였다.


무표정 속에서 약간 붉게 물든 눈동자는 아주 빠르게 이쪽저쪽을 훑어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차가 저 멀리서 주차공간에서 시동을 걸면 의자에서 튕기듯 일어나 그쪽으로 쏜살같이 갔다. 누군가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그대로 주차공간을 빠져나가면 어느샌가 그 차의 앞으로 가서 주차요금표를 창문에서 떼어 낸 후 조용하게 창문을 두드리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주차요원에서 요금을 지불했다. 주차요원이 어디 있는지 못 봤다며 말하는 운전자도 있었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요금을 징수하면 무표정한 얼굴로 차가 나갈 수 있도록 몸을 비켜줄 뿐이었다.


표정이라는 것이 고인돌의 턱을 사진 주차요원에게는 딱히 필요가 없어 보였다. 요금을 징수받은 주차요원은 무표정하게 왼손바닥으로 차의 보닛이나 트렁크 부분을 두드려서 출발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냈다. 전혀 땀을 흘리지 않고 무표정한 주차요원을 ‘고인돌’이라 부르기로 했다. 고인돌은 할 일을 마치면 다시 돌아가는 텐테이블의 바늘처럼 의자가 있는 자리로 총총히 되돌아가서 앉았다. 그리고 매의 눈으로 자신이 할당받은 구역 안의 주차구간을 샅샅이 주시했다. 고인돌의 움직임에서 불필요한 움직임은 전혀 찾아낼 수 없었다.


의자에 앉아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누군가와 말을 섞지도 않았고 무더운 날씨나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그냥 가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을 내지도 않았다. 고인돌은 그만의 세계 속에서 이 세계를 접목시켜 활동하고 있었다. 그것이 타인과 다른 모습이지만 많은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고인돌만의 방법일지 몰랐다. 고인돌은 독자적인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다. 약 때문인지 플라세보 때문인지 불쾌한 증상들은 사라졌다. 태양의 무시무시한 열기도 조금은 참을만했다. 그렇지만 태양이 쏘아대는 빛은 너무나 눈이 부셨다. 눈을 제대로 뜨고 있기 힘들 정도였다. 아직 가을이 오려면 한참 남았는데 선글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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