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하늘보다 오늘의 하늘이 3

70

by 교관


70.


30년 전 시청의 도시개발과 과장직책의 한 공무원이 프랑스 네스 강의 기적을 배워야 한다며 시청의 높은 사람들에게 이 도시를 가르는 부리수터 강의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렸다. 하지만 그 공무원의 보고서는 윗선에 닿지 못하고 누락되었다. 그 공무원은 시장에게 아무리 보고서를 올려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시장과 그의 조력자들은 대선의 밑거름을 닦기 위해서 이 도시에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을 눈에 띄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과장이 만든 보고서는 시장에게 올라가지 않고 중간에서 그대로 폐기 처분될 뿐이었다. 과장은 다시 보고서를 작성했다. 부리수터 강의 물고기와 강변을 끼고 있는 수풀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 생태계를 돌보지 않으면 나타나는 결과는 무서울 거라는 분석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중앙정부에 직접 올렸다.


그 공무원의 절차를 무시한 행동이 시청의 높은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그는 소리 소문 없이 시청에서 퇴사를 맞이했다. 쫓겨난 과장직의 공무원은 보고서를 패널형식과 종이로 활자화시킨 문서로 만들어서 시청의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30년이 지나면 부리수터 강은 심각하게 오염이 되어서 약물방식으로 강물을 희석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강에는 물고기들의 기형이 판을 칠 것이다, 물고기들은 혐오스럽게 생겼음은 말할 것도 없고 낚시를 통해 부리수터 강의 물고기를 잡아서 먹은 사람들은 해결방안이 없는 바이러스를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걱정이다, 자식을 낳으면 그 질병은 고스란히 아이에게도 유전이 될 것이고 이 모든 것이 너무 이 도시를 경제적인 부분만 보고 발전을 시키는 결과이니 시민들이 나서서 부리수터 강의 오염을 더 이상 지속하게 두면 안 된다, 현재 도시의 경제상태의 발전만을 위해서 각 구에 지어진 모든 건물, 주상복합건물과 가정주택을 비롯한 건물의 하수구가 우수, 오수의 분리가 되지 않고 하나의 배수로로 따라 흐른다, 가정에서 배출하는 배설물과 더러운 찌꺼기까지 모두 하나의 하수배관을 타고 부리수터 강으로 흐르게 되니 큰일이 일어난다, 30년 후에는 돌이킬 없는 강이 되고 말 것이다, 현재 살고 있는 부리수터 강의 물고기들, 그 물고기들이 제대로 순환할 수 있게 터전의 흐름을 막아서는 안 된다, 들꽃들은 지속적으로 피어날 수 있게 해야 하며 무분별하게 강변의 대지를 파헤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강변의 하구부터 상위까지의 강변대로를 만드는 개발에만 집중하는 큰 프로젝트를 통하여 모든 대지를 파헤치게 되면 들꽃이 사라지고 결국 나비가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도 이곳을 떠나게 된다.


쫓겨난 공무원은 이러한 보고서를 시청 앞과 국 구청 앞에서 일반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일인시위를 했다. 그는 또 시청 앞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각 구청의 앞과 현대백화점 앞, 만남의 광장을 비롯하여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시위를 했다. 남자는 먼 훗날 암울하기 짝이 없는 죽음의 강이 되어 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했고 신념이라고 느꼈다. 그것이 시청의 환경과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자신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시청에서 쫓겨나고 벌이도 없이 집에서 보고서만 준비해서 그것을 알리는데 모든 시간을 소비했다. 결국 참을 수 없었던 아내와 어린 아들은 그를 버리고 도망가 버리고, 남자 역시 어느 날 조용히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그의 일인시위는 보이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은 한 남자가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한 것조차 알지 못했다.


시청이나 구청 앞의 상가사람들은 늘 보이던 시위자가 보이지 않자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남자가 나타나지 않은 지 24시간 후에는 남자의 존재를 실제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부는 빠르게 성장하는 이 도시의 개발에 꾸준하게 투자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지원형 식이 아니라 이 도시의 늘어난 사람들에게 세금을 거둬들여 도시의 조경 사업을 펼치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발전해 가는 도시를 떠나지 못했고 그것을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 점차 강해졌다. 빠른 발전의 결과, 강물은 오염되어서 수많은 어종이 강을 떠났고 제비는 자취를 감추었으며 꿀벌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강변 숲에 살던 너구리들은 터전을 잃어버렸다. 시청은 어느 순간부터 자연과 문화라는 것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강변의 조깅코스는 유려하고 미려하게 보였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조경이 좋은 시설물이 들어섰다. 곳곳에 헬스클럽에서 할 수 있는 양질의 근력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운동할 수 있는 플레이스를 간격을 두고 만들었다. 대나무공원에는 너구리도 방사했다. 강줄기는 오랫동안 기름과 검은 하수구의 잔해물로 뒤덮여있었지만 시의 30년에 걸친 노력 끝에 지금은 낚시를 하는 인구가 늘어나서 낚시터를 지정하여 그곳에서는 마음껏 고기를 낚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궁극적으로 거대한 대도시에 인공자연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것은 실체를 잃어버렸고 허울뿐인 자연을 그곳에 옮겨 놓은 꼴이었다.


부리수터 강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전부 먹을 수 없는 기형의 몸을 가진 물고기였고 대부분 외래 어종이었다. 토종 물고기는 이미 변이 한 괴상한 물고기들에게 잡혀 먹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강에 외래어종을 살육하기 위해 뿌린 약품에 외래어종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남아있던 토종어종만 형태변이의 심각성을 보였다가 토종어종을 먹어치운 외래어종도 바이러스를 잔뜩 지닌 물고기들로 변이 하기 시작했다. 대나무 숲에 방사한 너구리는 일이 년 만에 전부 주검으로 발견되었고 대나무처럼 사시사철 튼튼한 나무들마저 색이 바래져 죽어갔다. 심어놓은 꽃들은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고 봄에도 나비가 일지 않았다. 수순처럼 강변의 풀벌레가 자취를 감추었다.


마동은 몇 년 동안 조깅을 하면서 풀벌레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봄이 와도 제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여름에 개구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몇 해 전 누군가 사무실에서 마동에게 요즘 여치나 귀뚜라미 소리 들어본 적 있어?라는 질문을 받은 것이 기억이 났다. 그때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아마 시답잖은 대답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그 질문을 했다는 것은 기억이 났다. 기억이라는 것이 마동이 만들어낸 왜곡이 가득할지 몰랐지만 그 왜곡 속에 풀벌레들은 이미 부재적 존재였다. 누구도 풀벌레가 없다고 하여, 풀벌레의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하여 슬퍼하거나 애달파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지금 사라 발렌샤 얀시엔이라는 여자를 야외에서 끌어안고 있는 이 순간, 풀벌레 소리가 정오의 매미소리처럼 오케스트라를 이루었다.


이 여자는 누구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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