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형 인간] 총무는 사람 수집가

저축을 하면 복리로 돈이 늘어난다. 사람을 불리면 즐거움이 기하급수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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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는 사람수집가
똑같은 사람들의 모임도 때와 장소에 따라 같은 적도 없다. 입심도 갖가지이다. 음담패설을 잘하는 친구도 있고, 절에 다니면서 강의를 하는 종교적 입담이 쎈 친구도 있고, 과학관련 책을 여러 권 낸 친구도 있다. 그래서 친구들의 조합이 어떻게 되는 가에 따라 분위기와 대화의 주제도 늘 바뀐다. 친구를 모으는 것은 책을 모으는 즐거움보다 더 하다. 서재도 없고 마구 모은 책장에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책이지만, 그 책들의 제목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둘러보며 그 책과 나의 관계를 돌아보고, 그 책에서 좋았던 구절을 다시 음미하는 즐거움은 책을 모으는 이유이다. 마찬가지로 친구들의 얼굴을 보며 얼굴에 파인 주름살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를 돌아본다. 그가 하는 입담에서 삶의 깊이와 희열을 느끼는 것 또한 주변에 친구를 모으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맛보기 위하여 이 친구 저 친구에게 모임을 핑계삼아 전화를 하면, ‘바쁘고 귀찮을 텐데 자기한테까지 전화주어서 고맙다!’는 진심어린 말을 듣는 것 또한 친구를 모으는 즐거움이다. 뭔가를 모으는 취미가 있는 사람을 수집가라고 한다. 그럼 사람 모으는 걸 취미로 하는 사람은 누굴까? 그런 사람을 총무로 시키면 아주 잘할 것이다. 우표를 모으는 사람은 자기의 우표 책을 보며 흐뭇해하고, 돈을 모으는 사람은 통장을 보며 흐뭇해 한다. 사람을 모으는 사람도 친구들과 모이며 흐뭇해한다. 그냥 누군가 불러서 즐겁게 나가는 게 아니고, 불러 모아서 모인 친구들을 흐뭇하게 본다. 사람수집가!

사람을 불리는 즐거움
저축을 하면 복리로 돈이 늘어난다. 사람을 불리면 즐거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잔치는 왁자하니 시끌 해야 한다. 장례식도 그렇다. 조문객 없이 썰렁하니 조용하면 우울해진다. 아무리 장례식이지만 사람도 많고, 누군가는 떠들고 웃어야 하는 게 우리 장례식이다. 그래서 장례식을 축제의 장으로 보는 게 우리 한 민족이다. 일단 뭔가를 하면 사람 사는 맛이 나야 한다. 모임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워지고 흥이 나는 건 당연하다. 행복도 전염된다고 했다. 서로 서로 마구마구 전염시키다 보면 흥은 부풀어 하늘높이 솟는다. 한두사람 속닥하니 조용히 만나 깊은 마음을 나누는 것도 좋고, 그런 사람들이 모두 모여 다 같이 깊은 마음을 넓게 나누는 것도 좋다. 우울하다가도 기분이 풀리고, 안 되던 일도 잘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솟는다. 설령 잘 안 되도 덜 슬플 게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 파묻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시고 떠들고 소리 높여 웃고 우울한 일을 당한 친구를 위로하며 같이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큰 행복이다. 그렇게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아야 한다. 적은 사람은 아무리 모여도 썰렁한 느낌이다. 사람은 사람사이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어 있다. 마음에 맞는 사람이 많은 모임은 전체적으로든, 소모임으로든 서로의 행복을 나누고 크게 할 기회가 많아진다. 언제나 새로운 사람이 한 번 왔다 가는 게 아니라 같이 머무르면서 기존에 있던 회원들과 잘 어울리며 즐거움을 나누면, 모임의 크기도 모임의 즐거움도 부풀어 간다.


총무는 북치는 사람
총무의 역할은 좋은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거나 사람들을 모는 북과 같다. 둥 둥 둥~~ 그 북에 홀린 듯 모여서 우리는 또 다시 축제를 연다. 그럼 사람들은 모여서 즐긴다. 서로를 보는 즐거움,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 새로운 친구를 보는 즐거움, 모임이 끝나고 헤어지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즐거움. 그래서 오늘도 총무들은 전화로, 이메일로, 밴드로, 카톡으로 열심히 북을 친다. 애들아~~ 모여라. 노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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