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용 Nov 29. 2022

인천노동권익센터에 거는 기대_전국대리기사협회장 김종용

                              - 김종용회장 (사/전국대리기사협회)


  87년 노동자대투쟁이후 한국의 노동운동은 급성장하였고, 노동자의 처우는 급격히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또한 우리 사회의 노동자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대기업과 대공장 노동자, 전문직종사자들에 비해 중소기업 노동자와 임시직 등 비정규직간의 임금과 업무환경 및 사회적지위의 차이는 갈수록 심화되어왔습니다.

특히 2천년대 들어 안정적 고용풍토가 해체되고 임시직과 비정규직이 사회에 광범위하게 도입되었고 플랫폼노동자등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고용보장의 불안정성, 복리후생차별, 위험의 외주화 등의 문제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각에선 근로조건의 급속한 악화와 수입의 급격한 감소, 한편 일각에선 배달, 택배 종사자 확대 등으로 인한 문제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비정규 노동문제에 대한 다양한 개선책들이 도입되었습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서울시를 시작으로 이동노동자쉼터와 노동권익센터사업이 경기도와 영호남지역 등으로 확장, 증가하고 있고 여러 비정규노동활동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제 인천에서도 노동권익센터가 창립되면서 이러한 문제의식과 배경 속에서 인천지역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권익보호 및 복지증진을 위한 보다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의 노동실태를 파악하고 노동권익보호를 위한 전략사업 발굴, 노동권익 법률상담을 포함한 논스톱 통합서비스 지원, 노동단체간 협력의 가교역할 수행 등등, 인천노동권익센터의 사업전망은 다양하게 열려있을거라 기대합니다.


이글에서는 포괄적인 사업내용을 다루기보다, 현장의 대리기사단체로서 그리고 최초의 이동노동자쉼터 사업을 성사시킨 당사자로서, 전국대리기사협회는 노동권익센터와 이동노동자쉼터 활동에 거는 기대와 아쉬움을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

1.  본부 센터와 현장 간이쉼터의 투트랙 


그간 여러 노동권익센터는 지역 노동권익활동의 본부 역할과 함께 이동노동자쉼터라는 공간활동을 통해 지역의 노동자들과 활동의 성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양면적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동적 업무를 수행하는 이동노동자들로선 업무시간에 편히 쉬고 있을 좋은 휴게쉼터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한정된 시간과 여건에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절실한 이동노동자들로선  잠시 비바람과 더위 그리고 추위를 피하고 대기하면서 신속히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공간이 필요한 겁니다.


 그간의 쉼터사업은  전문성 부족과 접근성의 한계, 활동내용의 부재가 겹쳐지면서 그 사업성과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인천노동권익센터는 정보와 정책, 교육 및 모임의 중심역할 하는 센터와 지역에 분산 배치된 간이쉼터, 이러한 투트랙으로 사업의 역량과 재정이 배치된다면 좋겠습니다.

2.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사업모델이 정착되길 바랍니다.


비정규직이라는 영역은 사실 직종별로 업무환경이 다르고 같은 직종일지라도 수입격차가 큰만큼 영역별 세분화가 필요할 겁니다. 대리기사나 배달기사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노동자부터 학교비정규직이나 각종 프리랜서들까지, 하나의 범주로 담기 힘들만큼 다양한 직종을 다루다보면 자칫 구체적이고도 실질적 내용들을 갖추기란 결코 만만치 않을 거라 봅니다.


이제 신생조직으로 출범하는 인천노동권익센터가 지역의 전체영역을 아우르면서도 한정된 역량과 재정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내오기 위해서는 일정한 선택과 집중이 절실할 겁니다. 


그런 점에서도 본 협회가 수차 강조했던 간이쉼터사업의 중요성에 주목하면 좋겠습니다.

행정조직간 업무영역조정과 재정배분 등의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과 함께 하며 이용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여러 비정규직종사자들에게 대기와 휴식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노동센터에 대한 대중적 공신력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비정규종사자들에게 쉼터관리업무를 위탁하며 새로운 활동모티브를 포착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각각의 간이쉼터는 그 자체로 홍보사업을 통한 재정확충의 훌륭한 자산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한정된 예산과 역량을 감안, 실험적으로 진행하며 간이쉼터간 네트워크 방도등도 모색하면 좋겠습니다.

쉼터사업이 비정규노동자들은 물론 일반시민들의 삶의 질향상과 상호소통의 친근한 실핏줄이 되면 좋겠습니다.


3.  내용없는 전시적 행정낭비· 재정낭비가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 시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지원과 대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좋은 일 하려다 지옥 갈 수는 없습니다.‘ 국가재정과 인력이 투입되고 일정한 보고와 성과가 필요하다보면 자칫 요령부득한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컨데 일부 단위에서 진행되었던 '인문학을 위한 대리기사 단체여행'이니, 내용없는 개별 소모임을 이유로 현금을 뿌려대는 일들은 오히려 소중한 자원의 낭비와 본의아닌 대중적 불신을 낳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확장된 복지시장의 맹점을 악용하는 일부 브로커들의 장난은 어느 시절, 어느 영역에서나 경계해야 합니다.


4.  작은 지적 하나


:; 각 쉼터에는 낡은 pc들이 몇대 놓여있곤 합니다. 이미 누구나다 첨단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일상적으로 여러 정보를 소통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거의 이용하지도 않는 낡은 pc를 여러대 전시하기보다는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pc 한대가 더 환영받지 않을지요 ^^;;))


5.  정책연구역량과 현장간 충실한 협치와 함께 지역 근로대중들에게 인정받고 현장과 정책당국을 잇는 소중한 정책채널로 성장 발전할 수 있길 전국대리기사협회는 고대하고 응원합니다.


2022.11.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장 김 종용


*관련 기사 ▶ 현장보고서_대리운전시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