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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r 20. 2018

남은 세뱃돈을 불태울 재미진 완구형 드론들

당신의 지갑을 노리는 재미진 완구형 드론들을 소개합니다.

드론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하늘을 나는 꿈에서 시작해 전쟁을 위한 도구로 발전한 드론의 가능성은 놀이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드론이 장난감과 다른 이유를 비행에 사용하는 수많은 정밀 센서와 컴퓨터 제어 기술에서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딱 봐도 저렴한 완구형 드론들 마저 GPS 센서를 달기 시작했으니 기능으로 드론과 장난감을 나누는 일은 조금 무리입니다.

   

하지만 장난감이 '오 이거 장난이 아닌데!' 라는 감탄사를 만들게 된 시점부터 장난감의 범위는 점점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드론을 진지한 장난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진=quadquestions.com

       

세상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눈에는 진지하게 사용되지 않는 모든 것이 그저 장난감이니 천문학적인 비용의 입자가속기도 누구에겐 초대형 장난감일 수도 있을 테죠.

   

이 장난감도 한 개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며 통장 잔고를 흘끗 살핍니다. 사진=www.popsci.com

      

그러니 드론이 장난감이냐 아니냐는 입자가속기를 우리 집 앞마당에 설치하는 게 좋을까 뒷마당에 설치하는 게 좋을까 하는 덧없는 고민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누가 봐도 장난감인 드론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장난감 드론은 아나드론스타팅의 단골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릅니다. 여러분의 주머니에 지난 설에 받은 세뱃돈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봄을 맞아 남은 잉여 경제력을 활활 태울 세상 재미진 드론들을 소개합니다.





드론이란 날개를 얻은 익룡


누가 봐도 익룡 모양을 한 이 드론은 익룡 이상의 심오함을 담은 듯한 Q777입니다.

   

공룡이 멸종하지 않고 꾸준히 진화했더라면 이런 모양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사진=www.banggood.com

      

번쩍이는 LED를 눈과 견장에 장착한 이 최첨단 익룡은 쥬라기 때 유행하던 모양이지만 조종기는 80년대 유행하던 모양입니다.

   

익룡 드론은 조종법마저도 시간을 초월해 버렸습니다. 사진=www.banggood.com

        

개발자는 익룡을 스틱 두 개로 조종하는 평범한 방법이 영 마땅치 않았나 봅니다.


드론은 조종기를 한 손으로 잡고 기울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한손 조종이 기본이니 고도 유지 기능은 필수입니다.


물론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터치스크린에 가상 스틱을 이용한 일반 조종도 가능합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했으니 사진과 영상도 촬영해야겠죠?

   

한손은 스마트폰을 다른 한손은 조종을 합니다. 완구형 드론이지만 영상의 해상도는 720p입니다. 사진=www.banggood.com

   

시대를 뛰어넘은 익룡은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목소리로도 조종이 가능합니다.


물론 고생물학 탐구열을 올리기 위해 면밀히 설계된 익룡이니 명령도 영어 학구열을 자극하기 위해 '영어'만 알아듣기 때문에 이참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도 좋을 일입니다.


영어를 알아듣는 익룡이라니 이것만으로 재밌지만 추락의 원인이 나쁜 영어 발음 때문이라면 큰 상처가 되겠지요.


생김새가 고생물학 고증에 맞지 않아 신경 쓰인다면 방금 쥬라기 공원에서 날아온 듯한 드론도 있습니다. 사진=ttpm.com

    

    


       

고급 시계보다 간지나는 드론


익룡 조차 색다른 조종법을 소개했는데 여기에 질 수 없습니다.


이제 손목에 차는 고급 드론 시계로 바꿀 때입니다. 손목에 차고 조종하는 드론 DH-800 입니다.

      

손목 위 조종기 안에 드론이 숨어 있습니다. 사진=sainsmartjr.com

      

예부터 정의의 용사는 허리나 손목에 특별한 비밀 병기 하나쯤 달아 줘야 각이 살아납니다. DH-800은 이 예스러운 멋을 아는 드론입니다.


왼손에 장착하면 오른손으로 스틱을 조종합니다. 사진=sainsmartjr.com

       

손목 위에서 바로 이륙한다면 더 멋지겠지만 이륙을 위해서는 손목에서 꺼내 다리를 펴주어야 합니다.


다리를 펴고 손목 위에 올려도 좋지만 그러면 슈퍼맨이 탈의실에서 시간을 보낸 것처럼 모양이 빠지니까 그냥 바닥에 놓고 이륙합시다.


드론이 떠난 자리에는 전원과 영상, 사진 촬영 버튼이 남아 있습니다.


오른손만으로 조종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는 별도의 레버로 조작합니다.


고도 유지 기능에 자동 이착륙 기능, 드론이 어디를 바라봐도 조종 방향이 변하지 않는 헤드리스(Headless) 모드를 버튼 하나로 동작할 수 있습니다.


USB로 충전하는 초소형 드론이지만 0.3MP 카메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sainsmartjr.com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FPV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스마트폰도 손목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드론의 크기가 작은 만큼 실외보다는 실내 비행에 더 적합합니다.


그 외에 특별한 기능, 그러니까 악당을 물리치는 공격 기능은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평화, 특히 실내의 평화를 지키는데 어떤 히어로보다 간지에서는 지지 않습니다.

   

   


      

진정한 드론계의 애플


흔히들 DJI가 드론계의 애플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건 이 RC130W 드론을 아직 만나지 못해 내린 성급한 판단입니다.

   

드론계의 애플이 아니라 그냥 애플이지 않냐 라면 할 말이 없습니다. 사진=www.rcmoment.com

         

사과 모양 그대로 비행이 가능하다면 훨씬 더 재미지겠지만 옆면의 버튼을 누르면 찰칵하고 4개의 숨은 날개가 펴집니다.


날개를 펼친 이 사과 드론은 무게 중심이 아래쪽에 있는 탓에 상당히 안정적인 비행성을 보여줍니다.


고도유지헤드리스 모드 그리고 버튼 하나로 이착륙이 가능해서 입문용 드론으로도 좋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먹어왔던 사과도 상당히 에어로 다이내믹하게 생겼습니다. 사진=www.rcmoment.com

      

720p 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해 조종기에 연결한 스마트폰으로 FPV 비행을 시험해 볼 수 도 있지만, 여느 완구형 드론과 마찬가지로 레이턴시가 길어서 화면만 보고 비행하기는 무리입니다.


독특한 모양 때문인지 배터리를 교환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뉴턴의 사과를 이 드론이 대신했다면 우리의 물리학은 조금 기묘하게 변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백설 공주를 현혹할 풋사과도 있습니다. 먹고 잠들지는 의문입니다. 사진=www.rcmoment.com

   

            


       

   

곰돌이 날아오르다


익룡에 사과까지 날아다니는 마당에 이제는 무엇이 날아도 당황스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드론이 곰돌이 드론, Cheerson CX-41 Happy Zoo 입니다. 사진=www.cheersonhobby.com

          

갑자기 조우한 낯선 포유류가 신체 중 한 군데를 만져도 좋다고 허락한다면 코를 눌러보고 싶다는 기묘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전원 버튼은 코에 있습니다.


머리뿐인 이 드론은 다리가 안쪽으로 접히는 폴딩형이지만 암(Arm)과 모터가 같은 방향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의 폴딩 드론과 꼭 닮았다고 느껴진다면 업체끼리 기술을 잘도 공유하는 대륙제 드론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완구형 드론의 기본이 되어버린 720p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확인하는 기능도 빠뜨리지 않고 챙겼습니다.


다른 완구형 드론과 다를 게 없어보지만 이 드론은 귀여운 얼굴 말고도 플로우 센서 (Optical Flow Sensor)라는 필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GPS를 가진 드론이나 가능하다는 공중에 가만히 떠있는 고급 비행 기술 '말뚝 호버링'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좀 더 그럴듯한 셀카를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완구형 드론, 그것도 짐슴 모양의 드론도 플로우 센서를 가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진=www.youtube.com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CX-41 드론은 궁극의 기능을 남겨 두었습니다.


바로 음악에 맞춰 춤추는 기능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동작하는 이 기능은 음악에 맞춰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춥니다. 프로그램을 바꾸면 춤사위도 바뀝니다. 사진=www.youtube.com

       

이미 이게 곰돌이인가, 비행을 하는 건가 당혹스럽지만 장난감이라면 응당 이 정도의 난해함은 가지고 있어야 그 재미에 순수함을 더하지 않을까요?

      

곰돌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세상 모든 동물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사진=www.gearbest.com

   

   


      

탱크 그리고 자동차로 변신하는 드론?


정밀한 센서와 빠른 컴퓨터 덕분에 프로펠러를 아무 데나 달 수 있게 되었지만 정말 아무 데나 막 붙여 너도 나도 곰돌이도 드론이 되고 있습니다.


장난감이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좀 더 진지한 장난감을 찾아봅니다.

    

진지하고 엄숙한 장난감이라면 변신은 필수 소양입니다. HHD H3 드론입니다. 사진=www.rcmoment.com

         

드론의 이름은 'HEHENGDA TOYS H3 2.4G 6-Axis Wifi FPV 0.3MP Camera Transformer RC Quadcopter Drone RC Tank Jumping Stunter RC Stunter'입니다.


이쯤 되면 학명이 아닐까 싶은 이름은 드론 자체보다 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 기억도 못할 이름을 자세히 보면 탱크와 스턴트 점핑 자동차로 변신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어에 프로펠러를 달면 드론, 무한궤도를 달면 탱크, 바퀴를 달면 스턴트 카가 됩니다. 사진=www.rcmoment.com

        

상자를 열었을 때 보이는 화려한 추가 부품들은 처음 장난감 상자를 열었을 때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드론은 장난감이 주는 감동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보통 변신이 완벽할수록 기본 기능에 소홀하기 마련이지만 이 드론은 기본 비행 성능도 훌륭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FPV도 경험할 수 있는데 드론에서 보다 탱크와 스턴트 카 상태에서 빛을 발합니다.


본체에 달린 카메라는 드론이 아닌 다른 모양으로 변신해도 영상을 전송해 주기 때문입니다.

       

스턴트 카는 점핑 장치가 있습니다. 서전트 점프 높이는 한심하지만 뭐 장난감이니까요. 사진=www.rcmoment.com

       

덩치가 이렇다 보니 그 재미를 즐길 시간에 비해 작동 시간이 길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늘과 땅을 정복한 장난감인데 왜 물에서는 안 되나 하는 아쉬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순수한 즐거움을 향해 비행하는 드론


상업용 제품들은 비싸지만 비싸지 않습니다. 다양한 기능과 제품 가격은 비례하지만 그 기능이 벌어다 주는 비용은 항상 그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성능 드론은 비싸도 비싼 것이 아닙니다.

     

전문 촬영용 드론은 비싸지만 그 보다 더 비싼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냅니다. 사진=store.dji.com

       

우리의 즐거움은 얼마일까요?


우스꽝스러운 조종법으로 거실을 비행하는 익룡와 공룡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하늘을 나는 사과로 백설 공주 인형 쓰러트리기에 내기를 거는 바보 같은 친구들의 쓸데없이 진지한 표정,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곰돌이 드론을 물고 공원을 내달리는 강아지에게 소리를 지르는 순간들은 얼마의 가격표를 붙일 수 있을까요?


완구형 드론의 가격은 아마도 드론 가격이 아닌 드론이 주는 즐거운 기억의 가격인지도 모릅니다.

   

조금 비싸 보이는 이 드론도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순간 보다 저렴하다면 살만하지 않을까요? 사진=store.dji.com

          

아쉽게도 오늘 소개한 드론들은 아직 국내에서는 구입할 수 없어 직구를 통해야 합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전자제품은 안전 시험 결과와 함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인증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절차가 세상 재미진 상상력을 따라오지 못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직구를 통해서 신문물을 접할 수 있으니 조금 불편하더라도 재미난 드론은 만나 봐야 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세상 재미진 드론들은 여기까지입니다.


드론이 우리의 생활을 발전시키는 만큼 완구형 드론이 우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었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주머니에 남은 세뱃돈을 더는 남겨두지 마세요.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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