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빅만 접냐? 나도 잘 접는다. 샤오미의 폴딩 드론 피미.
접힌다고 드론이 더 멀리, 더 높이, 더 힘차게 날아갈리 없지만 팔이 접히는 드론은 항상 눈길을 끕니다.
휴대성을 강조하는 드론이라면
이런 분위기는 완구용 드론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마 드론을 만드는 회사라면 꼭 하나쯤은 팔을 접는 폴딩 드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딱 한 회사만 빼고 말이죠. 이 심지 굳은 회사는 다름 아닌
샤오미는 종합 잡화점이지 무슨 드론 회사냐고요?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코딩까지 가능한 작은 드론에서 4K 영상을 다루는 레저용 촬영 드론까지 샤오미는 다양한 드론을 판매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샤오미는 팔을 접는 폴딩 드론을 출시한 적이 없습니다.
샤오미의 드론은 대부분 하얀색의 매끈한 외형으로 나름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팔 따위 접지 않는다는 것도 샤오미 드론 디자인의 특징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사실 샤오미는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고 있으니 폴딩 같은 호사스런 기능은 샤오미 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러던 샤오미가 갑자기 새로운 드론을 소개했습니다. 게다가 접힙니다.
샤오미는 최근 피미 A3를 출시했습니다. 불과 3개월도 되지 않았습니다.
샤오미 피미 A3 드론은 2축 기계식 짐벌에 외부 장비를 조종할 별도의 포트를 가진 독특한 드론입니다.
그런데 신제품 출시가 아직 기억에 생생한데 피미의 이름으로 새 드론이 등장합니다. 피미 X8 SE 입니다. 하얀색의 A3과 비슷한 외모인걸 보면 오래전부터 자매처럼 개발되고 있었나 봅니다. 피미 X8 SE을 꼼꼼히 살펴봐야 겠습니다.
피미 X8 SE의 가장 큰 장점은 접히는 팔입니다. 폴딩 드론은 일도 신기할게 없지만 샤오미의 폴딩 드론은 신기합니다. 세상 모든 물건에 샤오미 딱지를 붙어 팔 것 같은 샤오미에 폴딩 드론은 처음이니까요. 4개의 팔은 수평으로 접힙니다. 앞 팔은 수평으로 뒷 팔은 수직으로 접히는 DJI의 매빅과는 다릅니다. 접었을 때 크기는 73 x 106 x 204 cm 입니다.
팔이 접히니 프로펠러도 접어야 당연합니다. 무게는 790g으로 제법 묵직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DJI의 매빅이 734g 인걸 생각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56g의 무게는 납득할 만 합니다.
최고 비행 속도는 65km입니다. 65km의 비행 속도를 GPS와 글로나스가 보조합니다. 덕분에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며 홀로 우뚝 떠 있는 말뚝 호버링 기능도 당연합니다. 피미 X8 SE가 자랑하는 말뚝 호버링은
파노라마 사진은 여러 장의 사진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여야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가 필요합니다. 그중에서 피미 X8 SE에서 가장 기대되는 기능은
하지만 위치 정보를 이용하여
1번에서 출발한 피미 X8 SE은 POI 1번(Point of Interest)을 바라보며 2번으로 날아가서 POI 2번을 보면서 3번을 지나 4번으로 비행하는 식입니다. 버튼 하나로 처음 이륙한 자리로 돌아오는 리턴홈도 이제는 대부분의 드론이 가진 기능이지만 피미 X8 SE는 독특한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드론이 완벽한 호버링을 위해 이미지 센서로 바닥의 모양을 살핍니다. 바닥의 패턴이 이동해서 보인다면 드론이 움직였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피미 X8 SE은
이런 깨알 같은 기능과 카메라도 진화했습니다. 피미 A3이 DJI의 스파크처럼 2축 기계식 짐벌을 가지고 있었지만 X8 SE는 3축 짐벌입니다.
피미 X8 SE의 3축 짐벌은 여기서도 다른 짐벌과 다른 점을 가집니다. 피미 X8 SE 짐벌의 최저 제어 각도는 0.005도 입니다. 핫셀블라드 카메라를 달고 있는 매빅 2 프로의 짐벌이 0.01도까지 제어되는 것과 비교하면 2배나 더 정밀하게 움직입니다. 정밀한 짐벌 제어는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영상을 보장하지만 영상을 확대했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약간의 흔들림도 확대하면 크게 흔들려 보이니까요. 비록 매빅 2 줌처럼 확대하는 줌렌즈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촬영된 이미지를 다시 확대하는 피미 X8 SE의 디지털 줌은 3배까지 입니다.
안정적인 비행성과 짐벌을 바탕으로 피미 X8 SE는 영상도 스마트하게 담아냅니다.
위로 올라가며 촬영(Rocket)하거나, 뒤로 물러서면서 멀리 사라지거나(Dronie), 원을 그리면서 촬영(Circle)합니다. 나선을 그리면서 촬영(Spiral)하는 기능도 클릭 한번으로 이루어집니다.
피미 X8 SE의 조종기는 A3의 조종기와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종기는 좌우로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끼울 수 있지만 초대형 크기의 패드는 무리입니다. 아이패드 미니까지 가능합니다. 좌우로 늘어나는 구조의 조종기 덕분에 어떤 드론 조종기 보다 깔끔한 모양이 됩니다. 휴대성을 위해 팔을 접은 피미 X8 SE이니 만큼 거추장스러운 조종기 스틱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 있는데
모든 신제품 드론은 표준이 되어버린 DJI 드론들과 비교됩니다. 피미 X8 SE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이제 비교 대상은 매빅이 아닌 매빅 2입니다. DJI도 가만히 놀고만 있지 않았으니까요.
DJI가 최근 출시한 매빅 2는 드론 애호가가 선택하는 최고 사양의 드론입니다.
하지만 비교하기 전에 미리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피미 X8 SE는 샤오미의 제품입니다. 가성비로 대륙의 기적이라 칭송받던 그 샤오미죠.
역시나 매빅 2 프로의 어마 무시한 비행 거리와 속도, 특히 어디서 어떤 장애물이 등장해도 놀라지 않을 장애물 감지 센서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래도 매빅 2 프로보다 더 뛰어난 점을 찾자면 2분 정도 더 긴 비행의 여유입니다. 피미 X8 SE의 성능은 매빅 2의 전 버전인 매빅 프로와 비슷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고 보이지도 않는 먼 곳까지 날아갈 일 없고, 장애물 따위 피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피미 X8 SE는 어떤 드론과 견주어도 꿀리지 않습니다.
가성비가 무기인 미(Mi) 드론으로 하늘을 공략하기 시작한 샤오미는 지금까지 다양한 드론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샤오미는 미투 드론부터 드론 라인업을 새로 정비하는 모양입니다.
피미 X8 SE는 피미 드론 중에 가장 고가의 제품입니다. DJI 매빅 2 프로와 비교하면 1,000 불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말이죠. 이 가격이라면 어떤 부족한 점도 안보입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쉽죠. 앞이라도 살필 센서 하나 없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매력으로 느끼는 입문자에게는 불안합니다.
물론 피미 드론들이 죄다 하얀색이니 피미 X8 SE도 별 수 없겠지만 하늘로 올라가서 보이지도 않으면 멋진 모양도 소용없잖아요. 나중에 스킨 스티커라도 발매되길 기다려야 겠습니다.
피미 A3에서 가장 기대되던 확장 커넥터는 X8 SE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드론에서 물건을 떨어트리거나 하는 기능은 국내법이 용서하지 않지만 있는데 안쓰는 것과 애초에 없는건 다른거니까요. 다른 용도를 고민하기도 즐거운 일인데 말이죠.
피미(FIMI)의 이름 아래 서로 다른 크기의 4가지 드론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크기가 다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거기에 팔을 접어 변신한다면 이유를 너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망설임은 배송만 늦출 뿐인데다 발매 기념 세일만 놓칠 뿐이니까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