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시각으로 본 영상과 사진
드론의 날개가 지상을 축제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무인기 아래 펼쳐진 피사체를 하나의 기록으로 완성하는 힘은 엄밀하게는 카메라의 눈, 렌즈의 힘이라고 해야겠지만, 그 눈은 드론을 길잡이 삼아 창공 위를 날 때 가능하다. 렌즈에 따라, 혹은 렌즈와 피사체의 관계에 따라 거리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만족하던 기록 방식이 드론의 날갯짓을 따라 더욱 다양한 자연의 시각을 회복하고, 변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카메라가 나타난 뒤 사람들은 자신의 눈에 남겨진 잔상이 아닌 실제 기록물을 간직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마침내 드론의 눈에 포착된 지상의 공간은 평면에서 출발해 극단의 입체감을 보여준다. 그 입체감은 현실이라기보다 비유에 가깝고, 비로소 비유를 통해 조종된 피사체 또는 풍경이 현실을 추인한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드론 사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저고도에서 피사체나 풍경을 조종하고 드론만이 이동할 수 있는 장소에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다. 지상의 풍경 속에 인간과 자연이 담기면, 심사단은 제출된 수천 장의 사진을 검토하며, 해마다 제출된 드론 사진의 훌륭한 화질에 크게 놀란다. 심사위원을 가장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각 부문별로 수상작에 해당하는 단 몇 점의 사진만을 선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해마다 재능 있는 커뮤니티의 놀라운 창의성을 보상하기 위해 특별한 카테고리를 준비하면서 드론 사진의 질과 양을 확대해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고심이 이제까지 지상에서 촬영된 수많은 사진의 공모전이 보여주었던 결정의 결과와는 전혀 다른 새로움을 사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것만으로는 보상받기 어려울 정도로 드론이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드론이 만든 새로운 문화적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 국내 드론 영상전과 사진전이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드론 영상제, 9월 군산
2018 새만금 드론 영상제는 새만금개발청 개청 5주년을 기념해 기존에 추진하던 새만금 드론 항공 촬영 공모전을 축제 형식으로 진행한 축제이다. 이 드론 영상제는 본 행사와 부대행사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본 행사는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작품 감상 및 심사, 축하공연, 시상식, 드론 추첨 순으로 이어졌다. 본선 진출작에 대한 대국민 온라인 심사에는 영상 부문에 2만여 명, 사진 부문에 600여 명이 감상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최종 수상작은 사전 온라인 점수와 영상제 당일 일반 방청객 점수, 전문가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했다. 영상제 당일에 진행된 현장 참여 심사는 행사에 참여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착순 신청을 받았으며, 본 행사 외에도 야외 행사장에서 드론을 스스로 조립·제작하는 드론 제작, 드론을 무료 수리해 주는 드론 정비소 운영 등 총 9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제주 드론 필름페스티벌(JDFF), 11월 제주
지난해 11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드론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들을 통해 제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사람과 드론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드론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국내 첫 드론 영상영화제인 2018 제주 드론 필름페스티벌이 그 행사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필름 페스티벌은 일반 영화제와는 다르게 드론과 예술을 융합해 드론 기술 육성, 그리고 색다른 문화적 시각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3Days in Drone Island'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 각국에서 출품된 350편의 드론 영상 작품 가운데 본선 진출한 28편과 초청작 13편 등 41편의 사진과 영상을 선보였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경쟁부문 출품작 28편, 국제 초청 부문인 POI(Point of Interest) 13편이 상시 상영됐으며,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드론 조종을 체험할 수 있는 '드론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또한 드론과 관련한 4가지 주제 강연이 '드론 토크'를 통해 이어졌다.
영화 <어벤져스(Avengers)>의 드론 촬영 감독인 마이크 비숍 등 드론 관련 기술과 촬영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드론 산업과 미래, 드론의 법규, 드론 영화와 촬영 감독들의 현장 이야기 등을 관객들과 나누며 공감대를 마련했다.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제주 드론 필름페스티벌 시상식에서는 스틸 포토그래피, 랜드스케이프 제주 등 6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발표했다. 제주 드론 필름페스티벌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를 선정해 조직위원장상도 주어졌다. 2018 제주 드론 필름페스티벌은 국제초청부문인 POI Section과 국제경쟁부문 SOA Section으로 진행됐다.
POI는 '궤도 비행' 촬영이라고 불리는 드론 촬영 방법으로, 하나의 촬영 대상을 중심에 두고 마치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듯 회전하면서 촬영하는 기법이며,
SOA Section은 예술적 경지를 겨루는 경쟁 부문으로 드론 영상이라는 예술과 기술의 현 생태를 가늠해보는 섹션이다. 시상식에서는 성진현 감독의 작품 <제주의 겨울(White of Jeju)>이 'Landscape Jeju by Blackyak'상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사려니숲길, 성산일출봉 등 제주 풍경을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들었다.
전국 드론 영상사진공모전, 6월 영월
강원일보사와 영월군이 주최한 전국 드론 영상사진공모전이 3회째를 맞아 하늘에서 바라본 강원의 비경을 담았다. 영월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영상 부문 대상인 국토교통부 장관상에 '비상(飛上)', 최우수상은 '산수화'가, 사진 부문 최우수상은 '기다림'이 수상했다. 주최측은 이 공모전을 더욱 확대해 2019년에는 영월지역 대표 축제마다 드론 촬영 행사를 마련, 영월이 드론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드론 산업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영월은 폐광지역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곳으로, 이번 공모전이 영월을 대표하는 행사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지난해 공모전에는 인간이 볼 수 없는 드론만의 시각을 잘 활용한 수작이 많았는데, 이는 영상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기 천년 드론 사진공모전, 10월 경기도
2018년은 경기라는 이름이 탄생한 지 천년이 되는 해였다. 경기도는 이를 기념하는 대표 행사인 경기 천년 대축제를 개최하고 경기도의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전망하는 '경기 천년, 4차산업과 통하다' 포럼과 함께, 기도 천년의 역사와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경기 천년 드론 사진공모전을 열었다. 드론 사진 공모 주제는 경기 천년, 경기도 문화유산, 4차 산업혁명, 첨단산업시설 등 경기도 문화•산업•정주 환경이었으며, 제출품은 2018년도에 촬영한 작품으로 한정으로 비행 로그 기록을 제출하도록 했다. 포럼에는 각계 인사가 참여해 '4차 산업과 경기도'를 주제로 토론을 주고받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사진공모전에는 총 77명이 193개 작품을 응모 해 11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인류가 지상에 나타난 이래 인간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고, 또 볼 수 있었던 지상의 풍경은 언제나 제한적이었다. 인간의 눈이 드론의 날개와 동행하기 전까지 미지의 풍경은 언제나 조류의 몫이었다. 이제 조류의 시각으로 지상을 탐색할 수 있게 된 지난 수년 동안 드론 사진작가는 점점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됐고, 촬영 수준 또한 급상승했다. 특히 최근 들어 드론 가격이 점차 낮아지면서 항공 촬영 기술이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으며, 크기와 사용 편의성으로 인해 기계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드론은 자신이 지닌 탁월한 장비와 민첩성으로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품질의 스틸 및 비디오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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