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해 함께 날려볼 만한 드론
2월 설 연휴의 나른함을 지나 3.1절에 잠시 숨을 돌리나 싶었지만 4월은 잔인했습니다. 공휴일이 하나도 없죠.
남은 4월의 날들을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로 우린 견뎠습니다. 5월은 여름휴가를 만날 때까지 버틸 힘을 얻는 달입니다. 회사를 다닌 다는 최고의 특권인 근로자에 날에서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이까지 행복한 어린이날, 그리고 비록 빨간날은 아니라도 가족과 함께여서 좋은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과 부처님 오신 날도 있죠. 비록 빨간 날은 아니지만요.
5월은 공휴일과 함께 잠시 가족과 숨을 돌리기 좋은 달이지만 너무 뜨겁지 않은 햇살과 너무 차갑지 않은 바람에 드론 날리기 좋은 달이기도 합니다. 5월이 지나 계절이 여름으로 내달리기 시작하면 드론은 장마와 폭염에 잠시 쉬어가야 할 테니까요.
물론 모처럼 만난 휴일, 드론만 날리러 나갔다가는 등짝 맞기 딱 좋죠. 그래서 고민했습니다. 가정에 날 모두가 즐거울 재미있는 드론을 찾아보기로 말이죠. 드론이란 가격과 성능이 참 정직하게 비례해서
몇 개월 전부터 장바구니에 대기 중인 이 드론에 신용카드 번호를 함부로 입력했다가는 모처럼 가정의 달이 핏빛으로 물들지 모르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부담 없는데도 즐거운 드론을 찾아 봅니다.
재미있게 시작한 드론으로 온 가족이 드론에 함께 입문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신(Eachine)은 웃기거나 진지하거나 관계없이 재미있다면 어떤 드론이든 만드는 드론 회사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본격적인 피규어까지 태우고 호버링하는 드론을 소개했습니다.
넥타이까지 갖춘 본격적인 피규어는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 드론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피규어가 아니라 독특한 모터의 위치입니다.
레이싱 드론에서 빠른 롤(Roll) 회전을 위해 앞뒤를 길게 늘인 스트레치 형(Stretch type) 드론이 있지만 이렇게 좌우로 극단적으로 늘인 드론은 최초입니다. 좁은 위치 때문에 프로펠러도도 위 아래로 붙습니다. 좌우로 길기 때문에 호버 보드 같이 생겼지만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디자인에도 토이 드론의 필살기인 360도 플립(Flip) 기능도 놓치지 않을 만큼 비행은 안정적 입니다. 어쩐지 드론이 길쭉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드론부터 만들고는, 애라 모르겠다 재미라면 인형이지 하고 넣었다가, 뭔가 2% 부족해 낙하산까지 넣은 게 아닌가 싶은 이 드론은 기획이 다소 수상하더라도
이신 E015 3모드 쿼드콥터 사진=https://www.eachine.com
이신에 재미있는 드론 하나만 있을 리 없죠. 하늘과 땅과 물 위를 달리는 드론입니다. 드론이 하늘을 나는 거야 당연하고
덕트형 드론은 약간만 개조하면 호버 크래프트로 변신이 가능하니까
땅 위를 달려도 하나도 신기하지 않지만 함께 들어 있는 검은 보드와 합체하면
어차피 날 수 있는데 뭐 하러 땅과 물에 딱 붙어 중력에게 비굴하게 복종해야 하냐고요? 재미있잖아요.
패롯의 미니드론 하이드로포일(Parrot Mini Drone Hydrofoil)과 뭐가 다르냐고요?
아까 그 피규어를 태울 수 있습니다. 아! 다리는 안 접히죠?
새로운 드론이 등장할 때 마다 드론을 구분하는 기준도 늘어나는데 팔을 접어 휴대하기 좋은 폴딩 드론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폴딩 드론은 팔을 안으로 접거나 집어넣고
여기 독특하게 접는 드론이 있습니다.
모터까지 마주하도록 회전하고 접히기 때문에
720P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이 드론은 독특한 구조를 가진데도 360도 플립이 가능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회전하건 조종기 위치를 기준으로 조종하는 헤드리스 모드(Headless Mode)도 있습니다. 그냥 반으로 접는 드론과 비교해서 어떤 장점이 있냐고요? 변신 과정이 재미있죠.
변신 절차가 길어 귀찮은 분을 위한 색다른 폴딩 드론은 더 있습니다. 가위처럼 접히는 드론입니다. 이 드론은 상하를 돌려 접힙니다. 납작한 구조를 위해 모터를 팔에 집어넣는 다소 복잡한 구조도 주저함 없이 적용되었습니다. 심지어 다른 드론처럼 ‘X’자 모양 대신 ‘+’ 모양입니다.
720P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정말 재미있는 점은 조종기에 있습니다. 드론은 스로틀과 요, 피치, 롤 4가지 동작을 위해 2개의 스틱이 필요하지만 이 드론의 조종기는 한손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겨우 드론 조종에 익숙해졌는데 이 무슨 이상한 조종법이냐고요? 한손으로 조종하는 편이 확실히 두 손보다 편리합니다. 비행하면서 전화를 받거나 가려운 곳을 긁을 수도 있는걸요. 텔레비전 리모컨을 두 손으로 조작해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어쩌면 이 새로운 조종기가 미래의 드론 조종법인지도 모릅니다.
뇌파로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드론이 나오기 전까지 말이죠.
토이 드론이 360도 플립으로 자신의 비행성을 공고히 했다면 효용성을 자랑하기 위해 카메라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도 나도 카메라를 달게 되자 셀카 드론과 토이 드론은 경계가 모호해졌죠. 하지만 여기 누가 봐도 딱 셀카 기능을 기대할 드론이 있습니다.
완벽한 카메라로 변신하기 위해 접히는 프로펠러에 모터도 팔 안쪽에 숨어 있습니다. 거기에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면 자동으로 사진을 찍어줍니다. 720P에 광각촬영이 가능한 이 드론은 드론에 카메라를 달았다기 보다 카메라에 프로펠러를 단 모양이지만
고급 드론과 저렴한 드론은 얼마나 많은 충돌 방지 센서를 가지고 있는지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 촬영 드론도 흔히 가지지 못하는 이 충돌 방지 센서를 토이 드론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죠. 하지만 이 고급 기능을 가진 토이 드론이 있습니다.
달랑 적외선 센서 두개로 어떻게 장애물을 감지 하냐고요? 이 드론은 호버링을 시작하면 제자리를 빙글 빙글 요 회선을 합니다. 센서는 비록 둘 뿐이지만 사방을 둘러볼 수 있죠.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감지한 손에 반대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장애물이 감지하면 반대 방향으로 다시 전진합니다. 그럼 조종은 어떻게 하냐고요? 조종 안 됩니다. 조종기 따위 없습니다. 그냥 이리 저리 충돌을 피해 비행은 계속됩니다.
손바닥으로 살짝 들어 올려 비행을 시작하는 이 드론은 드론이라면 조종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조종도 안되는 게 무슨 드론이냐고요?
부담 없이 즐거움을 주는 드론을 살펴보았습니다. 가격은 저렴해도 비약적으로 발전한 드론 제어 기술로 바람이 불지 않는 실내라면 상당히 안정적인 비행 성능을 보여줍니다. 바람 부는 공원에서 이리 저리 비틀 거릴지 모르지만 상관없습니다. 이 드론들은 멋진 비행이나 항공촬영이 목적이 아니니까요. 비행이 즐겁고 그래서 가족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면 충분합니다. 내가 가지고 놀아도 즐겁지만 어엿한 성인이라 눈치가 보인다면 살짝 날려보고 포장을 다시 복원해서 조카에게 선물로 주면 됩니다.
포장은 '내가 뜯어 줄께.'하며 직접 뜯어 새것인 척하세요. 사진=https://www.banggood.com
'어? 열려있네?'라는 반응이면 '미리 충전해 뒀지.'라고 응대하시면 됩니다. 드론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면 이제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