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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y 31. 2019

영화 속 드론, 실제로 가능할까?

드론이 영화 속에서 활약할 때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MAY 2019


어쩌면 우리의 짐작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실생활이 아닌 영화 속에서 더 자주 드론을 보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짐작은 단순한 어림이 아니라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어느새 영화 속에서 우리가 미처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드론들이 등장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게 됐다. 드론이 우리 일반인들의 눈앞에 나타나기 전에, 그러니까 드론이라는 용어가 하나의 작은 지식으로 입력되기 이전에 드론은 이미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비행체의 형상으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진 =https://www.wetalkuav.com

  

더 많은 드론이 개발되고 대중화된 이후에는 물론 더 많은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그 모습은 일반적인 드론의 이미지를 과감히 깨부수는 외형과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스마트폰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론들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아이 인 더 스카이의 공격형 드론 MQ-9 Reaper

  

MQ-9 Reaper는 영화 속에서 헬파이어라는 공대지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인항공기(UAV)이다. 영화 초반에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공중감시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테러리스트를 생포하는 지원 임무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이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려는 것을 확인하자 작전은 곧바로 살상임무로 변경되고, 중요한 국면을 맞이한다. 영화 속 장면은 허구가 아니다. MQ-9 Reaper는 현존하는 무인드론으로 원격 조종이 가능하며 레이저 유도 폭탄이나 스팅거 공대공 미사일까지 탑재해 중무장이 가능한 무인항공기이다.

  

사진 =https://www.militaryaerospace.com

  

그래서 '킬러 드론(Killer Drone)'으로도 불린다. CIA와 미 공군은 RQ-1 Predator를 개량하여, 조작의 용이성과 조준 및 타격 능력을 끌어올린 살상용 드론 MQ-9 Reaper를 개발했다. 공격용 드론이 전쟁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였다. 미 중앙정보국 CIA가 대전차 미사일 헬파이어로 무장한 RQ-1 Predator를 이용해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공격을 시작한 이후부터인 것이다. 공격용 드론의 화력은 집 한 채를 가볍게 날려버릴 정도로 강한데, 영화 촬영 현장에서도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집 한 채를 실제로 폭파시켜버렸다. 드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생생하게 표현한 것이다.

  

  


  

조류 모양을 본뜬 감시형 드론

  

영화 속에서 감시형 드론으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이 바로 조류형 드론(Bird-Like Drone)이다. 아랍어로 '청년'을 뜻하는 '알샤바브(Al-Shabab)' 조직원들이 은둔한 가정집을 염탐하기 위해 이 드론을 투입한다. 감시형 드론은 사람들 시야에 접근할 때 드론임을 위장하기 위해 동물이나 곤충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 나타난 드론은 비록 CG이지만 현실에서 연구 중인 조류형 드론과 크게 다르지 않게 묘사됐다.

  

사진 =https://www.youtube.com/

  

실제로 중국에는 비둘기를 형상화해 개발한 드론이 존재한다. 무게 200g, 날개 길이는 50㎝로 기체에는 고성능 카메라와 GPS안테나, 비행제어시스템 등을 장착했다. 새처럼 날갯짓을 하면서 30분 동안 최대 시속 40㎞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최소 5개 지역 30개 이상의 군대와 정부 기관에서 조류형 무인비행기를 배치했다. 이 드론은 실제 비둘기 움직임의 약 90%를 복제했으며 비행할 때 소리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지상에서는 이 드론을 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 작고 더 조용하게곤충형 드론

  

건물 내부를 감시하기 위해 투입된 조류형 드론은 창문을 가리고 있는 커튼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조류형 드론을 통해 건물 내부에 침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건물 내부에 있는 인물이 테러리스트인지 최종 확인을 위해 잠입을 시도해야 했는데, 건물 외부에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지키고 있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사진= https://www.artstation.com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곤충형 드론이다. 딱정벌레 모양을 한 초소형 기체를 휴대용 단말기로 조종해 건물 내부에 침투시킨다.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이 드론은 천장에 붙어 폭탄테러를 준비하는 조직원의 동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를 확인한 통합사령부는 작전을 생포에서 사살로 바꾼다. 이 임무에도 드론이 쓰인다. 6㎞ 상공에서 정찰 중인 공격형 드론 'MQ-9 Reaper'를 이용해 미사일을 쏘고 건물을 폭파해 테러 조직원들을 사살하면서 임무를 종료한다.

  

사진 =https://www.smithsonianmag.com

  

실제 딱정벌레와 흡사한 곤충 모양의 초소형 드론도 상용화를 거쳤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로보비(RoboBee)'이다. 앤트맨을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곤충 로봇이다. 날갯짓을 하는 벌을 형상화한 이 기기는 1센트짜리 동전 크기에 무게가 0.08g에 불과하다. 꽃봉오리에 물을 공급하거나 수색·감시용으로 만들었는데, 영화처럼 비밀스럽게 적진을 염탐하는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로봇인 로보비는 파리 모양으로 초당 120회의 날갯짓이 가능하다. 날개를 상하로 움직일 수 있으며 회전도 할 수 있다.

  

사진 =https://www.youtube.com/

  

개발된 배터리 중 로보비에 탑재할 만한 작은 크기의 배터리가 없기 때문에 몸체에 전선을 달아 전기를 보급한다. 날개와 몸체를 연결하는 관절은 플라스틱 경첩이며 몸체 앞쪽에 제어시스템이 있다. 정찰 혹은 재난 지역에서의 수색 및 구조, 의료 장비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미 공군 연구소는 MAV(Micro Air Vehicles, 원격으로 조정되는 소형 무인 비행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 기술을 이용한 곤충형 드론에 대한 개념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통 마이크로 드론은 주로 목표지점 위에서 직접 뿌려서 배치한다. 곤충형 드론은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감시하며 촬영하는 영상을 원격으로 전송하고, 목표 대상이 이동하면 곧바로 추적 비행을 실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스파이더맨홈커밍의 스파이더 드론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도 드론이 등장한다. ‘드로니’라는 이름을 가진 거미 모양의 곤충형 드론이며, 스파이더맨 피터 파크를 위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선물이다. 스파이더맨 슈트 중앙의 거미 문양에서 쏙 튀어나와 비행하는 이 드론은 일종의 정찰기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영화에서 만난 '드로니'가 '스파이더-드론'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 출시됐다. 8개의 다리와 4개의 로터가 있는 쿼드로터 드론으로 19x19x7cm의 크기에 750g의 아담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자동 호버링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으며 자동 이·착륙 기능도 갖추었다. 수동 및 자동 비행 모드로 변환이 가능하며, 전·후면의 LED 라이트를 밝히면 실제 영화 속 드론과 매우 흡사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드론들은 실존하는 드론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완벽한 허구이기도 하다. 적잖게 걱정스러운 점은 이러한 허구의 드론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철저하게 상상 속 존재로만 여겼던 손가락보다 작은 드론이 지금은 실제로 군 작전에 투입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비밀리에 수행된 드론 공격 횟수가 이전보다 더 늘었고 민간인 사망자 수도 많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자칫 인명을 경시하면서 자국의 안전과 테러 방지라는 목적으로 민간인의 희생을 늘리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드론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경계심을 잃지 말라는 뜻에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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