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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Jul 03. 2019

드론, 올리브 나무 숲과 체리 농장 위를 날다

올리브, 체리 그리고 드론의 이야기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JUN 2019



바다를 떠나 올리브나무 숲의 하늘로 향하다

  

'바다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스인들이다. 그들 스스로 그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그 표현은 적어도 그들의 자부심을 함축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런 것일까? 그리스 영토 어느 곳도 바다까지 이르는 거리가 14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 없기에 그 말은 때로 자연스럽게 들린다. 하지만 그 문장의 함의는 자연스럽지 않다.

  

이는 지리적인 환경이 그들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상호 관계로 따져 짚어볼 때 선명해진다. 산악으로 에워 쌓인 지형 덕에 외침으로부터 시름을 덜기도 했지만, 달리는 그들 자신이 나갈 길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간 강수량부터 턱없이 부족해 애당초 농경으로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형편이라서 나갈 곳이 바다밖에 없는 형편이 된 셈이다. 해상 강국이니, 청동기 해양 문명의 중심이니 하는 말은 죄다는 아니더라도 대체로 서양사를 추켜세우려는 현란한 포장지의 배색 정도로 받아들여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벼농사를 지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선 그렇다. 첫 번째는 기온이다. 적어도 17도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두 번째는 강수량이다. 한 해 동안 내린 비의 총량이 1000mm가 넘어야 가능하다. 대륙문명이 시작되는 곳의 강수량이 그렇다. 그리스는 이 두 조건을 타고나지 못한 지역에 위치한 나라이다. 그러니 바다로 나가 해양문명을 일구어 낼 길 말고는 달리 선택이 없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고대 미술이 아니라 현대 드론을 이야기하려면, 그릇 이야기는 이쯤에서 거두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현대 그리스가 드론을 소화하는 방식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역시 올리브나무숲에 있다. 결국 그곳에도 드론이 있다.

  

  


  

드론그리스 하늘에 뜬 또 다른 녹색기호


앞으로 드론 기술이 농작물에 필요한 살포 작업을 대체하고, 농업을 촉진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까? 농부들이 그들의 농지에서 이 '똑똑하고' 유연한 헬리콥터에서 점점 더 자주 이륙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질문에 그리스 지역의 드론은 이미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올리브 나무 위로 '현대 농업의 신기술'이 날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그리스 농부가 자신의 생산품을 원격으로, 안전하게, 또 이전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드론은 그리스의 험난한 산악 지역의 위세에 눌려 지내던 농부들에게 더 쉽게, 사면에 숨어있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 드론을 활용하면서 농작물의 질병 예측 모델뿐만 아니라 기상관측소의 데이터 사용을 포함한 통합적인 생산보호시스템을 얻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드론은 그리스 하늘에 뜬 또 다른 하나의 녹색 기호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기호, 드론이 자랑하는 기술은 농업 생산자와 동맹을 강화하고 올리브 과수원이나 자기 영역을 보다 정확하게 제어한다. 필요할 때마다 언제 어디서나 정밀하게 개입함으로써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올리브고대를 지나 현대의 환경 친화 작물로 성장하다

  

드론은 이미 촬영용 카메라의 역할 가운데 중요한 한 대목을 대체하고 있다. 열감지 카메라, LiDAR, 다분광 센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하고 비행 중이다. 거기서 얻은 데이터를 적절한 솔루션으로 변환해 각종 산업 분야에 필요한 콘텐츠로 활용한다. 이 콘텐츠는 최종 사용자가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결국 생산자는 다른 필요성을 지닌 작물 분야에 다양한 관행을 적용할 수 있는 더 큰 통제와 선택권을 가지게 됐다. 자원 절약, 합리적인 관개 최적화, 식물 보호 제품, 비료 사용을 통해 고대의 올리브가 현대의 환경 친화적인 작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올리브나무 숲에서의 드론

  

드론의 기술은 건강한 숲을 유지하는데 이익이 된다. 농업 현장을 지키는 하늘의 파수꾼으로서, 올리브 나무숲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는 특수 센서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얻어진 정보는 작물의 영양에 결함이 있는지 판독하는 자료를 담은 식별 지도로 다시 태어난다. 기존의 관개 시스템으로는 정확하게 판독하기 어려웠던, 생산성이 낮은 영역도 쉽사리 파악할 수 있다. 어제의 모습을 한 올리브 과수원에서 내일의 새로운 농업 생산성을 확인하고, 조사하고, 더 필요한 작업을 촉진한다.

  

  

올리브 과수원은 드론이 만든 지도 위에서 필요에 따라 새로운 구역으로 구분된다. 농업 종사자들이 필요로 할 때뿐만 아니라, 필요한 만큼 쉽게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드론이 이끌어낸 새로운 작업 방식을 통해 비료와 식물 보호 제품을 절약하고 또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수분을 인공적으로 농지에 공급하는 일도 최적화됐다.

  



  

드론이 체리의 성숙을 조절하다

  

드론이 체리 경작지 위를 날기 시작한 뒤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단순히 사진을 찍기 위해 하늘로 비행한 것이 아니다. 드론은 수확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성숙한 체리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런 뒤에 드론은 점차 체리 과수원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체리의 새로운 품종이나, 또는 생산자에 의해 인식되지 못한 성숙의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경작자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안에서부터 밖으로 일어나는 체리의 성숙을 누구보다 먼저 찾아냈다. 그 어떤 생화학•생물 공학의 전공자들도 체리로부터 찾아내지 못한 것을 그들보다 먼저 알아냈다. 그것은 체리가 카로티노이드와 폴리페놀을 최고 수준으로 함유하기에 적합한 시기를 찾는 일이었고, 어떤 일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다.

  

  

항산화 기능과 항암 효과가 있는 매우 유익한 물질을 만나는 최적의 시기를 찾아내는데 드론이 기여한 점은 지난 수세기동안 진행된 농업 기술을 단축시킨 것과 같은 발전을 가져왔다. 지상의 농업인들은 세부적인 기후나 현장 관찰 데이터와 기능적으로 결합한 드론으로부터 다중적인 이미지를 수신한다. 수많은 분자 기술을 사용해 과일의 항산화 활동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그리스 북부 지역에 먼저 적용됐으며, 이후 관련 기업들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체리는 물론 좋은 맛을 지니고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건강에 매우 유익한 과일이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상업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그리스 지역은 다행히도 강렬한 태양 복사열, 물의 제한적인 이용 가능성 때문에 오히려 고농축 카로티노이드와 폴리페놀을 포함한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드론이 알려준 폴리페놀에 대한 특정 수준의 분석 실험 방법은 프리미엄 해외 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을 함께 판매하는 그리스 농산물에 대한 '여권'이 될 수 있었다.

  

드론이 촬영한 멀티 스펙트럼 이미지는 체리에 영향을 미치는 곤충이나 식물에 대한 살충제 사용을 시작할 때도 도움을 준다. 덕분에 오늘날 체리 생산자들은 잘못된 계산을 피하면서 체리가 성숙하는 시기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드론이 원격 감지를 통해 정확한 시기를 감지하면 살충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데, 이 방법은 포도와 올리브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리스에 주어진 지리적인 제약이 그들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행불행의 문제로 가를 일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새로운 길을 '바다를 떠나서는' 찾을 수 없도록 강제한 여건이 그들의 역사 중심에 있었다는 정도는 따로 기억해두어도 좋을 것이다.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여러 문화적 생산에 수시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올리브나무 숲도 그 점에서는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철저한 생존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그 올리브를 팔아야 먹고 살 수 있고, 팔려면 운반하기 좋은 그릇이 필요했을 테니, 그들의 토기는 당연히 동양의 미적 형태와 달리 저장의 용도를 더 중시한 모양새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어로 필로티모(philotimo), 즉 명예와 체면은 그곳 사람들에게 으뜸가는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 특별히 어느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개념이지만, 지극히 단순화하면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태도 또는 행동' 정도가 될 것이다. '하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기체인 드론이 그리스에서 하나의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어쩌면 인간과 기계가 꾸려갈 상호 존중과 배려를 낳는 새로운 문명의 시작이 될 지도 모른다.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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