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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Aug 09. 2019

드론은 지금 열일 중! 산악 사고 수색현장에 투입되다

드론, 경찰과 손잡다

  

다들 아시다시피 드론은 군사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학 기술이 발전되어 오면서, 드론도 그에 발맞추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경찰 조직 내에서도 실종자 수색 및 고속도로 지정차로 위반 차량 단속, 양귀비 재배 단속 등 세분화된 경찰업무 특성에 맞게 드론을 적용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충북지방경찰청에서는 드론에 관심있는 경찰들로 구성된 학습공동체인 폴드론아카데미를 통해 드론과 경찰업무와의 연계 등을 연구하고 있고, 폴드론수색대를 발족하여 실종자 수색 활동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직 내에서도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충북지방경찰청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청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팀을 창설하는 등 드론을 실무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드론과 


폴드론수색대에서 실종 수색 요청을 받고 출동하여 수색 활동을 펼친 현장의 대부분은 산악지형이었습니다. 주로 실종자가 고사리 등의 임산물을 채취하러 나가거나, 여가활동을 위해 주거지 인근 산으로 등산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겼다는 내용 등으로 신고가 접수되곤 합니다.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는 수풀이 우거져 산 아래 실종자 식별이 어렵고, 드론이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하거나 산악지형 내 고도가 일정치 않는 등의 드론 비행에 있어 위험 요소가 많아 실종 수색이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색범위 내  산악지형을 파악하거나 산악지형 내에 위치한 개활지나 수풀이 적은 바위 지형을 위주로 1차 수색을 시도하는 등 현장 상황에 맞게 수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폴드론수색대 일원이기도 하지만 과학수사대에서 근무하는 과학수사요원이기도 합니다. 변사, 화재, 강·절도 등의 사건 현장은 실내·외를 불문하고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합니다. 과학수사요원도 현장감식 요청을 받고 출동하는 현장이  자주 있는 편인데,

  

 현장이 산악지형인 경우가 자주 있는 편인데, 저의 경험상으로는 보통 자살기도자나 실종자가 안타깝게도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변사 현장인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때때로 실종 수색 요청이 들어왔던 곳에서 실종자가 변사자로 발견되어 현장감식을 나가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최근 폴드론수색대 활동과 과학수사요원으로 근무하며 겪었던 산악지형 내 실종 및 변사사건 사례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실종자 등산 사고의 원인은?


등산은 헬스와 같은 다른 운동들에 비해 초기 비용이 크게 들지 않고, 주변 지형을 활용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즐기는 운동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한 번이라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체육활동을 모두 조사한 결과 ‘걷기’가 40.8%, ‘등산’이 27.2%, ‘헬스’ 11.3%로 등산 종목이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연령별로 살펴보았을 때에도 40-6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20-30대를 제외한 40대 이상에서 등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수색 요청이 들어온 실종자들의 나이대가 중장년층인 것과 어느 정도 일치합니다.

  

  

하지만 모든 운동은 자칫 방심하는 순간 사고로 이어지죠. 충북재난안전연구센터에서 제공한 지난해 연간 그래프를 보면 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풀리면서 3월에 탐방객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여름철에도 200만 명이 넘는 많은 수의 탐방객이 산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탐방객수의 증가와 함께 등산사고 비율도 같이 높아지는데, 등산사고의 유형으로는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서 발생하는 실족과 추락사고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조난사고와 개인질환에 의한 사고도 각각 10% 이상의 비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727만 명의 탐방객이 국립공원에 다녀갔고, 탐방객 안전사고 중 사망사고는 18건이 발생하였는데 심장돌연사가 11건, 추락사가 3건이었습니다. 의외로 심장돌연사 같은 내부 질환에 의한 사망사고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충북알프스’라고 들어보신 적 있나요?


충북알프스는 충북 속리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구병산, 천황봉, 문장대, 묘봉, 상학봉을 지나는 총 연장 43.9.km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이 곳은 중·고급 등산객이 2박3일 코스로 종주하는 등산 코스이기도 한데, 산의 경사가 급하고 바위 지형이 많은 등 산새가 험한 곳이라 초보 등산객들은 쉽게 오르지 못하는 산입니다.

  

지난 6월 저는 과학수사대 근무를 하던 중 묘봉 인근에서 발생한 변사사건 현장감식 요청을 받고 속리산을 올랐습니다. 바위를 넘고 밧줄을 붙잡고 오르면서 왜 이곳을 충북알프스라 부르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현장에 도착하기 50m 전 눈 앞에 보이는 바위 하나를 오르자마자 순간 하늘이 노래지고 과호흡이 올 정도로 몸 상태가 심각해졌던 경험에 다시는 속리산에 발걸음도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묘봉 방면 속리산 초입부와 다르게 산 속은 바위 지형 및 급한 경사 등으로 험합니다.

  

그리고 6일 후 과학수사대 근무를 시작한 오전, 그날은 속리산에서 실종수색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과학수사대 근무 중인 저를 제외한 폴드론수색대원들이 수색 현장에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산 속에서 변사자로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실종자는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전날 속리산 묘봉을 다녀오겠다고 하며 길을 나섰고, 15시 경 묘봉 정상에 도착했다는 전화 통화를 한 이후 저녁 무렵까지 귀가하지 않아 실종 신고가 되었던 분이었습니다. 실종자는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이 다함께 수색하던 중 속리산 관음봉 인근 바위와 나무 기둥 사이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현장감식을 위해 또다시 산에 오른 저는 실종자 발견 위치에 다다라 현장 감식을 진행하면서 의문점들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실종자가 발견된 곳 위로는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하는 바위가 있었고, 주변 등산로도 발 길이 정도 밖에 안되는 폭의 낭떠러지이거나 

  

낙엽이 가득 쌓여있는 급경사 지역이었기 때문에 실족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주변 환경에 비해 실종자의 몸에는 뚜렷한 외상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장 지형은 바위가 많고 경사가 급해 사람의 힘으로는 옮길 수가 없어, 경찰 헬기를 동원하여 실종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후 검시를 진행하였습니다. 검시 결과 실종자의 몸에서는 골절이나 쓸린 상처와 같은 실족·추락에 의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속리산을 오르며 경험한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등산 중 탈수나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상황 및 검시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실족사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현장 상황이라 부검을 의뢰했고, 며칠이 지나 연락받은 1차 소견은 심장질환이 의심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폭염심장에 무리를 가할 수 있다!?

  

실종자는 평소 관련된 지병도 없고, 등산을 즐기던 분이라고 하는데 1차 소견상 사인은 심장질환 추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심장은 날씨 및 환경변화에 민감한 장기 중에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혈관질환은 추위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는 겨울에 많이 찾아온다고 알고 있지만 반대로 여름철에도 심장과 뇌 건강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린 경우 체내 수분 부족으로 혈전이라는 핏덩어리를 생성할 수 있는데, 이 혈전이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을 막게 되면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을 확장시켜 땀 배출로 체온을 유지하는데, 이 때 심장은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게 되면서 심근수축이 증가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여름철에도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진료 연월 기준 급성 심근경색 환자 총 31만 8,425명 중 33.5%인 10만 6,775명이 초여름이 시작되는 5월부터 폭염이 한창이 8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등산도 좋지만 혹시 일어날 지 모를 산악사고에 대비하시면서 무덥지만 즐거운 8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해마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산의 경치를 보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이 증가하고, 증가한 등산객만큼 산악사고도 급증합니다. 소방청에서는 다음과 같은 여름철 산악사고 유의를 당부했습니다.

  

  

7월 중 폴드론수색대가 청주 소재에 위치한 낙가산에서 실종자 수색을 진행할 당시에도 팀원 몇 분들이 험한 산 속 수색을 마치고 내려와 무릎 통증 등의 건강 이상을 호소하였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실종자를 찾고 싶은 마음에 현장에 나간 경찰관들도 이런 기본적인 유의사항조차 잊어버리고 수색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칠말팔초’라고 하죠. 7월 말에서 8월 초 휴가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분들이 많아지는 만큼 무더위 속에서 야외 활동을 하실 때에는 기본 안전수칙을 지키고 평소보다 운동 강도를 낮추거나 무리한 활동을 자제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WRITER 이단비/아나드론스타팅 필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인 드론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현재 드론을 경찰업무에 활용하기 위하여 연구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폴드론아카데미) 일원으로 경찰 실종자 드론수색업무를 하고 있으며 경찰업무 중 과학수사 분야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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