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레이싱드론 DRL 레이서4 스트리트
자동차, 좋아하시나요?
미래의 자동차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 주행이 당연해 진다고 합니다.
자율 주행 기술이 흔해지면 자동차가 필요 없는 시간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 모든 자동차가 자율 주행 자동차가 된다면 꼭 자동차를 사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자동차가 없어도 언제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자동차는 원하는 곳을 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데다 꼭 한번 타보고 싶은 멋진 자동차는 부지런한 삶의 원동력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자동차를 꿈꾸지만 아무리 부유해도 좀처럼 살 수 없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드론도 가지고 싶은 멋진 드론이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의 고성능 드론이 장바구니에서 손짓하고 새로 나온 고성능 레이싱 드론 부품이 우리의 비행 기록을 성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자동차처럼 지갑만이 소소한 문제일 뿐이죠. 하지만 살 수 없는 드론이 있습니다.
화려한 LED 불빛이 자랑인 드론 레이싱 리그, DRL 드론은 경기의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만 지급되는 표준 드론입니다. 비슷한 성능의 드론을 직접 만들 수 있어도 바로 그 드론은 살 수 없습니다. 비매품이죠. 하지만 DRL의 새 드론 레이서4 스트리트 (Racer4 Street)는 이름에 담긴 ‘스트리트’처럼 레이싱 서킷만을 위한 드론이 아닙니다.
2015년 니콜라스(Nicholas Horbaczewski)는 세계 최초 공식 드론 레이싱 대회를 출범했습니다. FPV (First Person View, 1인칭 시점) 비행이 속도를 즐기는 새로운 스포츠가 될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지만 드론의 눈을 통해 이루어지는 FPV 비행은 기존의 모터스포츠인 포뮬러 1(Formula 1), 나스카(NASCAR) 그리고 모토GP(MotoGP)의 스릴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을 비행하는 드론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지면을 달리는 모터스포츠보다는 차라리 스타워즈의 포드 레이싱(Pod Racing)에 더 가깝습니다.
16명의 선수가 겨룬 2016년 첫 시즌은 스카이 스포츠(SkySports), ESPN 등을 통해 40개 국가에 방송되었습니다. 상금도 10만 달러, 요즘 환율로 1200만원이나 되었죠.
그리고 DRL은 2017년, 2천만 달러로 당시 한화 227억 원의 2차 기관 투자(시리즈 B)를 유치합니다.
더 화려해진 경기장에서 개막된 2017 시즌은 75개 국가에서 방영되었고 2019년 시즌으로 열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DRL은 전 세계에서 모인 12명의 선수가 2개 그룹으로 나눠 경기를 치루고 각 그룹에서 가장 빠른 6명의 선수가 다시 결승에서 실력을 겨룹니다. 2018 시즌에서는 18명의 선수가 7레벨의 경기를 거쳐 우승자를 가렸습니다. 경기는 선수가 보는 FPV 영상과 고화질 영상 촬영을 위해 드론에 설치된 액션 카메라 그리고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50대 이상의 카메라로 생생하게 담깁니다.
2019시즌부터는 모든 경기가 트위터와 NBC를 통해 온라인으로 스트리밍 되었습니다. 인터넷 중계를 시작한 DRL은 레이싱 드론 경기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키우고 있습니다.
DRL은 프로 파일럿의 비행을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레이싱 드론과 조금 다릅니다.
DRL의 드론은 비행의 궤적을 그릴 화려한 LED가 필수 입니다.
화려한 LED는 관객에게 드론의 위치와 비행경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지만 어느 선수의 드론인지 표시하는 역할도 합니다. DRL은 동일한 사양의 드론으로 파일럿의 역량을 겨루는 경기라서 모양으로는 구분할 수 없으니까요. DRL의 드론은 경기를 위한 전용 레이싱 드론이지만 제어 프로그램은 오픈 소스인 클린플라이트(Cleanflight)가 사용되었습니다.
베타플라이트(Betaflight)로 대표되는 레이싱 드론의 제어 프로그램은 오픈 소스가 여전히 선호되고 있습니다.
DRL의 드론은 화려함을 위해 무게를 포기한 드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17년에 공개한 DRL의 드론 레이서X(RacerX)는 900g의 무게로 시속 289km를 돌파하면서 기네스북에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화려하지만 무거운 DRL의 드론은 가뜩이나 드론을 날릴 장소도 부족한 우리에게 컴퓨터 바탕화면에 슈퍼카 같은 존재였습니다. 화려한 불빛이 탐난다고 해도 쉽게 살 수 있는 드론도 아니죠.
DRL의 새 드론 레이서4 스트리트는 DRL의 새 시즌을 위해 개발된 드론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누구나 구입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드론과 경기용이 사양이 다른 게 아닐까 싶지만 같은 사양의 드론입니다.
전압당 RPM을 의미하는 kv가 1250으로 일반 레이싱 드론에 비해 낮은 이유는 프로펠러에 있습니다. 5인치 크기에 프로펠러 대신
모터 하나당 1.85kg, 4개의 모터가 만드는 7.4kg의 추력을 감당하기 위해 최대 전압이 4.2V 배터리 셀을 5개 직렬로 연결해서 최대 21V를 가진 5S 배터리가 사용됩니다.
배터리 용량이 넉넉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레이서4 스트리트의 팔에는 60A의 고성능 전자변속기(ESC)와 함께 100여개의 LED가 화려함을 더합니다.
몸체의 LED까지 합쳐 1,000의 LED는 드론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뿐만 아니라 스폰서 기업의 로고까지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이 화려한 드론은 FPV 카메라 아래로 고화질 영상 촬영을 위한 액션 카메라를 장착하고 이 모든 모듈은 투명하고 단단한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보호됩니다.
DRL 레이서4 스트리트의 사양은 레이싱 드론 비행에 익숙한 사람 중에서 더 높은 단계의 비행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드론입니다. 레이싱 드론 입문으로 3s 배터리부터 익숙해지기를 권장하기도 하는데 레이서4 스트리트는 5s 배터리의 출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4s 배터리가 레이싱 드론의 표준이던 것이 바뀌기 시작한 일도 최근입니다.
하지만 킥스타터가 소개한 DRL 레이서4 스트리트는 처음 레이싱 드론을 만나는 초보자를 위한 고민도 엿보입니다. 레이서4 스트리트는 DRL 시뮬레이션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질기기로 유명한 폴리카보네이트 바디라도 높은 출력을 담은 충돌은 견디지 못합니다. 모처럼 도전한 레이싱 드론을 첫 호버링과 함께 떠나보내기 전에 DRL 시뮬레이터로 충분한 수련을 닦으면 됩니다.
FPV 고글과 조종기 조차 없는 입문자를 위한 옵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FPV 고글과 함께 비행하는 몰입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첫 비행을 경험하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FPV고글은 드론의 시선만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드론이 어떤 상태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레이싱 드론은 조종기와 고글만으로 즐기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배터리도 필요하고 배터리를 충전할 전용 충전기도 있어야 합니다. 수리를 하지 않더라도 프로펠러를 고정할 공구까지 필요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죠.
하지만 펀딩이 충분하지 않아도 레이서4 스트리트를 못 만나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다음 DRL 시즌을 위해 레이서4는 아무리 많아도 충분하지 않을 테니까요. 펀딩에 실패한다고 해도 레이서4 스트리트가 출시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남은 건 화려한 LED 불빛과 함께 질주할 도전뿐입니다. 아! 펀딩에 참가할 599불도 필요하네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