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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Feb 10. 2020

항공우주연구원(KARI), 새로운 하늘의 꿈에 도전하다

항공우주연구원 (kari) 무인이동체 사업단장 강왕구를 만나다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FEB 2020


1989년 10월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출범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하늘과 우주를 향해 힘찬 비상을 시작한 지 30주년을 넘겼다. 선진국에 비해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지난 30년 동안 국가 항공우주 기술 발전을 위해 많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 설립 초기 10년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 이후 10년은 열정과 도전으로 항공, 위성, 발사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기 시작했고, 최근의 10년 동안 세계적 수준의 항공우주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항공우주 분야의 핵심 이슈 선점과 미래 주도를 위한 기술로 드론, 인공 지능(AI), 빅데이터, 3D 프린터 등을 이용한 항공 우주 부품 설계단계에서부터 제작, 운영에 이르기까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새해 두 번째 손님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무인이동체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강왕구 단장을 만나 새로운 꿈과 가치에 도전하는 항공우주연구원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었다.

  

Q.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이하 항우연)은 정부에서 출연해 설립한 항공우주분야의 연구개발 전문기관입니다. 1989년에 설립된 이래로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주로 항공기, 인공위성 그리고 우주 발사체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주발사체 나로호, 관측위성인 아리랑 위성, 그리고 틸트로터 무인기인 스마트 무인기(TR 시리즈)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총 1000여 명이 대전 본원과 전라남도 고흥에 우주센터와 항공센터 등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외 항공우주개발기관인 미국의 NASA나 프랑스의 CNES, 독일의 DLR 등과 비교해서 비록 역사는 짧지만 지난 30여 년간 미래형 항공기와 무인기, 국산 우주발사체, 인공위성 등에서 매우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현재에는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Q.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단의 명칭이 특이합니다사업단의 성격과 특징주요 사업 업무에 대해 들려주십시오.

  

무인이동체 사업단은 과기정통부에서 수행하는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을 총괄 주관하고 있습니다. 무인이동체는 육상, 해상, 공중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외부환경을 인식해 상황을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이동체를 의미합니다. 즉 하늘을 나는 드론, 육상무인차량, 그리고 무인선박이나 무인자율잠수정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선조종으로 움직이는 육해공 이동체중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가진 이동체들을 드론으로 통칭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인잠수정을 수중드론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과기정통부에서는 차세대 무인이동체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을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업단에서는 출연연구소, 기업 그리고 대학 등에서 수행할 무인이동체 관련 과제를 발굴해 기획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무인이동체 연구개발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무인이동체의 핵심기능들을 확장하기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드론과 같은 무인이동체들은 주위의 사물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기술, 조종사나 주위의 타 무인이동체와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통신기술, 조종과 임무수행을 자동화하기 위한 자율지능기술, 무인이동체를 동작하기 위한 에너지기술, 조종에 필요한 인간-무인이동체 인터페이스 기술(조종시스템 관련 기술), 그리고 무인이동체를 설계개발하기 위한 시스템 기술 등의 핵심기술이 필요합니다.

  

사업단에서는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자들과 협력해서, 관련된 미래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래형 무인이동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핵심기술이 확보되면, 현재 우리가 친숙한 드론과는 형상이나 기능이 다른, 즉 아주 혁신적인 무인이동체가 구현될 수 있습니다. 수개월 동안 별도의 충전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무인기나 수중드론 등의 구현이 가능합니다. 또 인간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작동하며, 상호간에 정보를 주고받아 작동하는 지능형 군집드론도 나타날 것입니다. 사업단에서는 미래에 현실화될 무인이동체를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Q. 무인이동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 등이 궁금합니다.

  

이 전략이 나온 배경에는 2010년부터 급속하게 확산되기 시작한 소형무인기, 즉 드론이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중국의 DJI, 미국의 3DR 그리고 프랑스의 페럿 등이 일반인들도 쉽게 조종이 가능한 저가의 취미용 드론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파이로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동영상을 보며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이 일반인들에게 급속하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드론은 단지 취미용뿐만이 아니라 영화촬영이나 농약살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도 그 응용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드론이 대중과 산업분야에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게 된 배경에는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과학기술발전이 그 배경이 되었습니다.

  

소형 경량의 마이크로 콘트롤러로 조종되는 드론은 한두 시간 연습을 통해 취미용으로 조종이 가능합니다. 또 2,3개월의 훈련을 받으면 촬영이나 농약살포 등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드론을 자동화 자율화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세계 시장에서 드론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조금 이 분야에 소홀하게 대처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소형무인기, 즉 드론보다는 대형무인기, 그 중에서도 군사용 무인기를 집중적으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드론 민수시장이 급속하게 확대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급속하게 확대되는 드론민수시장에 인공지능, 디지털 통신, 그리고 초경량 센서 등이 결합되면서 기술혁신이 가속화되었습니다. 기술혁신은 또 신시장 창출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정부는 2015년 6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무인이동체 기술개발 및 산업성장전략"을 수립해 발표했습니다. 무인이동체를 국가적 기술개발 아젠다로 설정하고 장기계획을 수립해 발표한 것이지요. 이후 2016년에 범부처 실행계획인 "무인이동체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한 바 있습니다. 범부처 실행계획의 후속 조치로 과기정통부에서는 "무인이동체 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을 2016년 5월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과기정통부의 사업의 총괄관리를 담당하는 사업단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산하에 설치되었습니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향후 10년간 무인이동체 관련분야의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2018년에 발표했습니다. 무인이동체 사업단이 로드맵 수립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되어 저도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국내 무인이동체 시장의 현 단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리한다면 현재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것일까요 국제적인 수준과의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요.

  

세계 민간 드론시장은 중국기업들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세계 민수드론의 70~80%를 중국기업들, 특히 DJI사가 점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민수 드론시장 초기부터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 DJI사는 드론의 대명사처럼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세계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한 중국 제품들은, 이제 성능 면에서도 첨단을 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DJI사는 중국회사라기보다는 글로벌 회사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모터는 독일, 배터리는 한국, 항법센서는 미국제품 등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합니다. 즉 세계적으로 최고의 부품으로 드론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회사로서 최적의 부품 공급망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의 드론기업들은 매우 영세합니다. 년 매출액 10억에 10인 내외의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적의 부품을 사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세계적인 판매망을 구축할 여력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드론 기업들의 규모가 너무 영세합니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품질관리나 후속지원도 쉽지 않습니다. 드론의 개발, 판매, 후속지원 등에서 규모의 경제가 구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중국과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드론산업이 꼭 부정적인 면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드론의 핵심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모터, 배터리, 통신부품 등에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드론의 지능화와 경량화에 필수적인 반도체 기술도 탁월하구요. 드론을 움직이는 SW기술력도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드론부품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군이나 경찰 등을 중심으로 공공기관에서 국산드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큰 기회입니다. 공공기관은 취미용 드론과 같이 저가의 대량생산 제품이 아닌, 특수 목적용의 비교적 고가의 드론을 사용합니다. 특수한 기능을 가지는 드론을 맞춤형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업들이 이러한 특수목적용 드론에 집중한다면 우리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Q. 그렇다면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 우선해야 할 발전 전략은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요.

  

먼저 기술혁신이 필요합니다. 드론의 미래 기술은 인공지능과의 결합, 새로운 통신기술의 도입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드론은 무선통신으로 외부 조종사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아주 낮은 단계에서, 스스로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완전자율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경로점 비행이라는 낮은 단계의 자율지능화가 구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드론이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비행하고, 보다 안전하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자율지능화는 매우 필요한 기능입니다.

  

자율지능화는 인공지능기술과의 적극적인 결합에 의해 구현될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기술을 드론에 보다 빨리 적용하는 국가가 앞으로 드론산업의 미래를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5G와 같은 광대역, 초고속 통신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드론은 2.4GHz, 5.8GHz 등의 비면허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통신합니다. 과거의 UHF 대역을 사용하던 시절에 비하면 비용이나 편의성, 그리고 통신대역 등에서 큰 진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가시권의 광대역 통신을 위해서는 5G, LTE와 같은 이동통신기술의 적용이 시급합니다. 5G 이동통신을 사용할 경우, 스마트폰이 연결되는 어느 곳이든 드론을 원격조종할 수 있고, 또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고화질로 실시간에 시청이 가능합니다.

  

현재 드론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드론이 결합해 신개념 드론을 개발함으로써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임무분야와의 결합입니다. 현재까지 드론은 농업방제나 다양한 촬영분야 등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탑재장비도 광학카메라에 한정되어 왔습니다. 최근 들어 열화상 카메라, 라이다, 초분광 카메라 등을 탑재한 드론과 이를 이용한 새로운 드론의 활용이 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근적외선 카메라로 농지를 촬영해 병충해를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구충이나 제초제 등을 살포할 수 있습니다. 라이다로 산림을 촬영해 나무들의 생육상태를 정확하게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초분광 카메라로 하천이나 바다의 오염을 감지해, 오염된 지역만을 정화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의 응용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드론응용을 산업화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사업단에서 개발한 기술 가운데 대표적인 기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사업단에서는 드론과 육상무인이동체간의 자율협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4대의 드론과 2대의 육상무인차량이 인간의 개입 없이 서로 정보를 공유해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입니다. 2019년 8월에 협동 작업이 가능한 드론과 육상무인차량 시스템을 개발해 성공적으로 시연한 바 있습니다. 드론과 육상무인차량이 서로 다른 시점에서 건물을 촬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3D 지도를 완성하는 기술을 보여드린 바 있습니다.

  

이러한 다수-다종의 무인이동체간 자율협업기술은 아주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할 경우, 재난지역의 지도를 빠르게 작성해 구조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난지역은 공중에서 촬영한 영상만으로 지도를 제작할 경우, 무너진 건물 등에 갇힌 인력 구조에 필요한 접근 통로등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지역은 육상무인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육상무인차량은 시야가 좁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드론과 육상무인차량이 협업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업단에서는 드론의 지능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계학습기술을 적용해 드론을 이용한 실종자 수색을 효율화했으며, 학습기반으로 드론이 스스로 장애물의 충돌을 회피하고, 자율적인 이동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 군집지능을 이용해 복수의 무인이동체들이 협업해 최적으로 재난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위성항법신호가 차단되는 실내나 지하공간에서 드론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차세대 센서나 비행알고리듬을 개발했습니다. 드론의 체공시간을 현재보다 50% 이상 확장 가능한 리튬-금속 배터리, 배터리와 구조물을 일체화해 중량과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구조전지 등도 사업단에서 개발한 핵심기술 중 하나입니다. 또 6개월 이상 해상에서 운용 가능한 가오리형 수중 글라이더, 무인기에 부착 가능한 고효율 태양광전지 등도 사업단에서 개발한 탁월한 성과 중에 하나입니다.

  

Q. 중소기업 혹은 새롭게 탄생하는 스타트업들의 기술역량을 확충하는데 필요한 실용적인 지원 사업으로는 무엇이 있는지요주요 기술 내용에 대해 들려주십시오또 그러한 기술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지난 3년간 중점사업으로는 국내 드론중소기업의 기술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공공기관들의 수요를 제기한 특수목적용 드론개발을 지원했습니다. 국방, 기상청, 경찰청 등의 9개 기관의 수요를 받아 지난 3년간 개발을 진행하였고,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습니다. 개발된 드론 중에, 네스엔텍이 개발한 국방용 드론과 ㈜성우에서 개발한 해양관측용 드론 그리고 3S테크에서 개발한 기상관측용 드론 등은 개발성과를 인정받아 조달청이 진행하는 우수조달물품에 선정되었습니다. 우수조달물품에 지정된 드론은 공공기관들에서 바로 수의계약이 가능해, 국산 드론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아주 큰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업단에서는 지난 3년간 드론설계 및 해석용 SW를 개발해 기업들에 무상으로 배포한 바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서울대가 협력해 개발한 설계SW는 25kg급 드론까지의 설계와 성능해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산 드론들이 설계단계부터 최적화될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해, 향후 드론산업 발전에 큰 기여가 기대됩니다. 이 밖에도 드론용 탑재비행제어 컴퓨터, 휴대용 재머, 그리고 드론의 고장진단 프로그램 및 하드웨어 등도 개발해 민간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Q. 무인비행장치 저고도 교통관리체계가 무엇이고이를 위한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흔히 UTM(UAV traffic management system)이라고 불리는 "무인비행장치 저고도 교통관리체계"는 25kg 이하 급의 드론의 안전한 비행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UTM는 항공기 교통관제시스템(ATM, aircraft traffic management)에 대응하는 개념입니다. 25kg 이하 급의 드론은 150m 이하의 고도에서 비행금지, 혹은 제한구역이 아닌 공역(airspace)에서 비행이 허가됩니다. 비행금지 구역은 비행장 근처나 원자력발전소, 국가 주요시설 그리고 군사시설 등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150m 이내의 고도에서 비행하는 드론들 간에 충돌을 방지하거나, 드론의 불법적인 비행 등을 막기 위해서는 UTM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드론의 비행을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특정한 시간에 비행하고 있는 드론의 ID와 소유주, 그리고 조종사 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현재 비행하고 있는 드론이 합법적인 허가를 받고 비행하는지 여부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UTM은 특정한 공간에서 비행하고 있는 드론의 ID와 비행목적, 비행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해주고, 추적해주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비행하는 드론의 ID와 비행궤적을 표시하고 추적하기 위해서는 드론이 주기적으로 자신의 ID와 위치, 그리고 속도와 비행방향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드론번호판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 번호판은 자동차번호판과 같이 육안으로 확인되는 형태로 드론에 부착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드론은 자신의 소유주, 기종, 연식, 조종자 등을 알려주는 고유 식별번호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무선전파로 UTM에 알려주어야 합니다. 드론은 드론번호판 이외에도, 자신의 위치와 속도를 GPS 등으로 파악해 UTM에 전송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드론은 UTM과 통신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드론과 연결된 UTM은 자신이 관제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허가받은 드론들의 위치와 ID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게 됩니다. UTM을 운영하는 관제사는 드론간의 충돌이나, 드론이 비행금지구역이나 허가받지 않은 영역으로 진입할 경우에는 이를 조종사에게 즉시 알려야 합니다. 이처럼 UTM은 드론의 사고를 예방하거나,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예방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UTM이 필요한 이유는 미래에는 더욱더 많은 드론들이 우리 주변에서 비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처럼 조종사의 시야 내에서만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이나 수송을 위해 조종사의 시야를 벗어나 10km 이상의 장거리 비행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조종사가 육안으로 드론의 위치를 확인해 충돌의 회피하거나, 비행금지구역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기가 어렵습니다. UTM과 같이 통신신호로 드론과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UTM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비행할 드론들로부터 비행계획을 제출 받아 이를 허가해주고, 비행 시에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수행합니다. 서로 다른 수많은 드론 사용자들로 부터 비행계획을 제출받기 때문에 UTM은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드론과 드론간의 충돌가능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충돌가능성이 존재할 경우에는 이를 드론 사용자들에게 알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드론의 비행을 허가합니다. 이 때문에 UTM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이처럼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한 충돌 예측입니다. 드론과 같이 소형이며 저속의 비행체는 바람 등의 기상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은 더욱더 어렵습니다. 

  

기상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상황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기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자동비행이 보편화되면 드론교통관제 , 즉 UTM은 더욱더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조종할 경우에는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조종사와 접촉해 위험을 알리고,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 조종되는 드론은 사람의 명령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드론에게는 컴퓨터가 직접 명령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UTM은 사람이 운영하는 것 보다는 자동관제컴퓨터가 운영할 가능성이 보다 큽니다.

  

Q.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국내 육상 해양 공중 무인이동체 산업체를 대상으로 산업실태를 조사했습니다목적과 결과가 어떠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업단에서는 2016년부터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실태조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무인이동체 관련 산업체들의 매출액, 인력현황, 연구개발 투자실태 등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조사결과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은 2015년 기업수 44개, 고용인원 618명에서 2018년은 기업수 233개, 고용인원 2,743명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매출액도 2015년에는 537억 원에서 2018년은 3640억 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몇 안 되는 산업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론분야의 영세성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10억 원 미만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기업이 전체의 60% 가량으로, 산업구조 자체는 매우 취약합니다. 앞으로는 산업의 빠른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화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Q. 지난해 3월 , 3절 100주년을 맞이하여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항우연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드론 군집 비행기술을 선보이며 3.1 운동의 숭고한 의미를 되돌아봤습니다당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아울러 향후 군집비행기술의 시장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지요 특히 우리나라의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드론의 군집비행 능력은 앞으로 특수한 기능이 아니라, 일반적인 기능이 될 것입니다. 즉 드론이 마땅히 가져야 할 기술입니다. 지금 드론은 조종사 한대에 비행체가 한대가 매칭되어야 합니다. 규정상으로 드론조종사는 한대 이상의 드론을 동시에 조종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지난해 3.1절 행사에서 수백 대에서 수천대의 드론이 다양한 형상을 보여주는 드론 군집 쇼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드론 군집 쇼는 드론들의 위치와 동선, 그리고 시간을 정확하게 일치시켜 움직이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술은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서 그리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국내 여러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신사업을 일궈나가고 있거든요. 하지만 문제는 인건비입니다. 수천대의 드론의 비행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명의 인력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더 이상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미래에는 현재와 같이 단순하게 미리 프로그램되어 있는 경로를 따라서 보여주는 군집드론을 뛰어넘는 자율협업에 의한 군집비행과 임무수행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무인이동체간에 정보를 공유해 상황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자율협업에 의한 군집이라고 정의합니다. 지금의 드론은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군집비행이 불가능합니다. 내 주위의 드론이 추락한다거나, 비행경로를 이탈한다고 해서, 드론이 자신의 위치를 변경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만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미래의 드론들은 주위의 환경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보유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무인이동체들과 협업할 것입니다. 사업단에서는 이러한 자율협업형 군집무인이동체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으며, 꾸준히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이러한 기술이 더욱더 발전하면, 무인이동체는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지난해 10월 15일 정부는 미래 자동차 비전 선포식을 개최해 새로운 교통서비스를 위해 2025 년까지 플라잉 카를 실용화하겠다고 발표 했습니다당장 5년 뒤 한국에서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을 볼 수 있다는 건데요정부가 말하는 플라잉 카의 개념은 무엇이고 실용화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번 CES 2020에서 현대자동차는 2028년까지 플라잉 카, PAV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현재 플라잉 카는 아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UAM, Urban Air Mobility, 즉 도심 공중 교통은 요즘 막 확산되는 단어입니다. 도심의 교통정체를 유인드론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주요 대도시들의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10~17km 내외라고 합니다.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전 도시에서 마차들의 평균속도가 시속 12km였다고 하니, 사실 기술진보가 있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으로 유인드론에 주목하는 것이지요. 기술적으로는 이러한 교통수단을 eVTOL(electric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이라고 칭합니다. VTOL은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말하고, e는 전기 동력을 의미합니다. eVTOL은 전기 동력으로 구동되는 수직이착륙항공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드론과 유인항공기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드론을 헬리콥터 크기로 대형화시킨 것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기존의 수직이착륙 항공기인 헬리콥터는 도심에서 사용하기에는 사고율이 높고, 운용유지비가 비싸며, 조종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높은 소음이 도심에서 운용하는데 가장 큰 장애로 작용했습니다.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eVTOL은 우선 자동화되어 조종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습니다. 하나의 대형 로터로 비행하는 헬리콥터에 비해, 4개 이상의 프로펠러로 비행하는 eVTOL은 소음이 줄게 됩니다. 헬리콥터의 많은 소음을 발생시키는 엔진이 없어지게 되어, 소음이 그 많큼 감소합니다. 전기모터로 구동시키기 때문에 정비비용도 저렴해 집니다. 이처럼 기존의 헬리콥터가 가진 많은 단점을 eVTOL은 극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만큼 eVTOL, 플라잉 카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잉 카의 미래가 온통 장미빛인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 배터리로 구동되는 대부분의 드론들은 비행시간이 30여분 내외에 그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인드론, 즉 플라잉 카들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30분간의 비행시간으로는 사용화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연방항공국은 비행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비행유보시간(reserve time)을 20~30분 가량 요구합니다. 즉 지금의 배터리 기술력으로는 유인드론, 플라잉 카는 상용화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2~3배의 에너지효율이 좋은 배터리가 유인드론의 성공에는 필수적입니다.

  

Q. 새해 무인이동체사업단을 이끌어가기 위해 단장님께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지요또 예상되는 어려움으로는 무엇이 있습니까?

  

올해 2020년에는 무인이동체사업이 2단계에 진입합니다. 1단계의 미래선도사업이 종료되고, 2단계인 원천기술개발 사업이 착수됩니다. 사업기간도 7년에 정부지원금도 4배가량 확대됩니다. 사업단에서는 그 만큼 중요한 한해입니다. 지금까지 1단계에서는 소형드론 중심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역량을 고양하는 부분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세계 일류기술을 개발해 해외의 경쟁국들을 압도하는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 무인이동체 사업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는 한 해이니 만큼, 우리 모두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Q. 끝으로 단장님께서 아나드론에게 남기고 싶은 당부의 말씀 혹은 아나드론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하는 여러 사업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나드론은 그간 우리나라 드론분야의 다양한 정보와 전망을 소개하고, 또 새로운 사실을 알리는데 크게 공헌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간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훌륭한 많은 드론 기사와 관계자를 만나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도 아나드론을 통해 인사말씀을 올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드론과 무인이동체 분야에서 많은 응원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경자년 한 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공우주 기술은 수많은 관련 산업분야를 발전시키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원동력이며,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차세대 선도 기술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리나라 항공우주분야의 전문연구기관으로서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 동력인 항공우주 기술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가 항공우주강국으로 거듭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두 번째로 틸트로터 무인기를 개발했고, 세계수준의 저궤도 초정밀 관측위성과 정지궤도 위성 개발 기술을 보유했으며, 세계 7번째로 중대형 액체로켓 엔진 기술을 확보했다. 30년에 걸쳐 쌓은 연구개발 성과는 국가의 지원과 투자, 국민적 성원과 지지, 그리고 유관 산학연 관계자들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항공우주 분야는 4차 산업혁명과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놓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또한 혁명적 변화라 할 만한 새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질서와 방법을 뛰어넘는 혁신과 융합을 주도하고 있다.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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