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벼워지는 베타FPV 드론
1666년 아이작 뉴턴이 툭하고 떨어진 사과를 그냥 먹고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굳이
라고 설명합니다. 덕분에 수 세기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입시생과 대학원생, 달리는 자동차부터 날아다니는 드론까지 모두들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지요. 드론의 힘(F)이 한계에 달하면 빠른 가속도(A)를 위해 체중(M)을 감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뉴턴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겨 우리는 더 빠른 속력을 위해 살을 빼고 뼈를 깎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디 더 살을 뺄 곳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겨우 5g 감량한 것을 알고는 좌절하기도 했지요. 우리의 다이어트가 그토록 힘든 것처럼 드론도 마찬가지 인가 봅니다. 물론 시속 100km를 가볍게 돌파하는 높은 출력을 가진 근육 빵빵 레이싱 드론에게 몇 g의 체중 감량은 티도 나지 않지만 고작 5g 도
드론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종으로 분화한 마이크로 드론에게 다이어트는 진지한 고민입니다. 작아진 덕분에 직접 만들기 보다 이미 완성되어 조종기만 연결하면 바로 비행이 가능한 마이크로 드론(RTF, Ready to Fly)들도 체중 감량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비행을 위해 살을 깎는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베타FPV의 드론입니다.
베타FPV는 타이니우프 전문 드론 회사입니다. 완성도 높은 타이니우프 드론으로 시작해서 더 높은 출력의 BLDC 모터 드론부터
작은 드론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드론에 고화질의 카메라를 달아 독특한 영상 촬영이 가능한 씨네우프 역시 베타FPV가 잘하는 드론입니다. 베타FPV는 다양한 크기의 씨네우프 드론을 출시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드론은
전통적인 타이니우프 드론과 똑같은 크기의 드론이지만
60fps의 풀 HD 영상을 담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네우프 입니다.
FPV 영상과 풀 HD 화질 녹화를 동시에 가능한 이 드론은
하지만 6.52g은 21g 무게의 타이니우프에게는 버겁습니다. 이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베타65X HD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S 배터리(4.35V)를 2개 직렬로 연결해서 8.7V의 출력을 사용합니다. 덕분에 어떤 타이니우프보다 강력한 드론이 되었지만
배터리까지 더해 더 무거워진 덕분에 베타65X HD는 무거운 돌멩이를 고무줄로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느낌의 드론이 되어 버렸습니다. 높은 출력으로 시원한 가속력(A)을 가지지만 무게(M)가 더해져 쓸데없는 힘(F)이 필요한 드론입니다.
다이어트가 고민되지만 이미 워낙 작아 더 이상 뺄 데가 없어 ‘너는 그냥 근육 돼지 드론으로 살아라’ 모두 포기하던 순간
다이어트를 위한 모든 지혜를 동원한 이 드론의 무게는 27.46g입니다. 2.85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3g 도 못 뺀 거 아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메테오65 HD는 배터리를 1개만 사용합니다. 배터리 무게 8.28g을 포함하면 11.13g이나 감량한 거죠. 베타65X HD로서는 23.7%나 감량에 성공한 겁니다.
메테오65 HD의 카메라는 베타65X HD와 같습니다. 풀 HD의 화질은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다이어트는 혹독했습니다. 우선 배터리의 8.28g을 포기하려면 더 낮은 전압에서도 효율적인 양력이 필요하지요.
모터의 크기는 베타65X HD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으로 체중을 줄이지는 못하지요. 그래서 메테오65 HD가 주목한 것은 VTX(영상송출기, Video Transmitter)입니다.
VTX를 더 작고 가볍게 하거나 심지어 뺄 수 있다면 꿈꾸던 다이어트를 완성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메테오 65 HD는
이 새로운 통합 FC는 체중 감량을 위한 필살 기술입니다. 이 FC는 65mm 급의 타이니우프용 FC 크기에 조종기와 통신할 수신기 그리고 BLDC 모터의 회전을 제어할 5A ESC까지 이미 통합되어 있었으니까요.
이제 베타FPV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네우프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씨네우프 타이틀까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사진=https://betafpv.com
다이어트는 우리가 꿈꾸는 라인을 해치는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쌓아 올린 살들인데 소중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 있겠어요? 허리에 도톰한 지방도 어젯밤 행복한 야식의 증표인걸요.
그러나 속도를 향한 드론의 다이어트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드론의 출력(F)이 이미 한계라면 더 높은 가속력(A)을 위해 살(M)을 빼는 건 드론 다이어트의 정석입니다. 그러니 드론에서 더 뺄 살이 없다면
베타FPV는 이미 다이어트 처방전
여기서 베타FPV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고성능을 상징하는 묵직한 카메라 디자인도 껍질을 벗기면 가벼워진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른 곳에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베타95X가 자신의 몸무게 관리를 포기한 드론은 아닙니다. 선명한 화면을 자랑하는 DJI의 디지털 FPV 시스템은 수신기를 포함하기 때문에 상당히 무겁습니다. 53.6g이나 되지요. 모터 사이의 거리가 95mm밖에 되지 않는 작은 크기에 드론이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무게입니다.
수신기와 영상 녹화 장치를 제거한 CADDX 비스타는 32.5g입니다. 작은 드론을 위한 피나는 다이어트의 결과입니다.
다이어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CADDX 비스타에 카메라까지 살을 빼봅시다
이제 무게는 27.3g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영상 송신기에서 카메라까지 혹독한 다이어트 끝에 완벽에 가까운 몸매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드론이 베타95X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욕심은 또 다른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95mm 보다 더 작은 드론에는 끼워 넣을 공간이 부족하니까요. 어디 더 뺄 곳이 없을까 고민은 자연스럽지요. 결국 은색의 빛나는 케이스가 꼭 필요한 건가 하는데 생각이 미칩니다. 고프로도 그렇게 옷을 벗었으니까요.
고프로의 옷은 내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CADDX 비스타의 옷은 또 다른 역할이 있습니다. 안에서 발생하는 열을 밖으로 내보는 냉각판입니다. 이걸 버려도 좋을지 과열이 걱정이지만 결심한 다이어트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동그란 외모가 특징이던 다른 베타FPV 드론과 달리 뾰족한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다이어트가 얼마나 혹독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은 어떡하냐고요? 드론은 원래 바람 속에서 살아있습니다. 비행 중에 만들어지는 바람이 벌거벗은 CADDX 비스타의 온도를 낮춥니다. 아가미의 충분한 산소를 얻기 위해 끝없이 헤엄을 쳐야 하는 상어와 같지요. 추락이나 충돌에서 오는 충격은 어떡하냐고요? 이제부터는 파일럿의 기량에 달려있습니다.
예쁜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가 인싸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듯 드론도 조금이라도 더 쾌적한 비행을 위해 체중을 감소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조금이라도 효용이 떨어지면 예쁜 케이스도 가차 없이 볏겨지니까요.
그러나 우리 몸에 정말로 필요 없는 곳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체지방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반대로 건강을 상하는 법이지요. 드론에도 정말로 필요 없는 부품은 없습니다. 모든 케이스는 단순히 예쁘게 포장하는 것뿐 아니라 섬세한 내부 부품을 보호하고 필요하면 열을 방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경량화를 위해 부품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그만큼의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높은 전류에서 발생하는 전기적인 노이즈가 다른 부품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엔지니어의 몫이더라도 한 부분만 고장이 나도 멀쩡한 다른 부분까지 모두 교체해야 하는 건 우리 지갑의 몫이니까요.
조금 무거운 비행이지만 적당한 충격에도 걱정 없고 뜨거운 태양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아무 걱정 없는 비행 말이지요. 날릴 때마다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담기는 드론이라면 충분히 건강한 드론입니다.
물론 더 작은 곳을 비집고 비행을 하고 싶어 조종기를 잡은 손에 그늘이 생긴다면 드론을 열어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세요. 드론 수술에 손이 떨려 자신 없으신 분은 지갑을 여셔도 좋습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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