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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성환 Jun 01. 2018

미친(美親) 선거관련 보도 , 그렇지~

시민들의 눈높이로 보여주는 선거뉴스, 그러나 현수막 디자인은 저멀리..

그놈이 그놈 아냐?

6.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온갖 미디어와 지면들이 선거관련 보도로 넘쳐나고 있다.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는 선거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체감을 주고 있었을까?

과거의 보도 경향을 보면 각 당별 유력 후보의 격전지, 선거후 정당별 점유율 등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 보니 정작 투표를 하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투표조차도 어떤 근거를 토대로 한다기보다 카더라 하는 지인들의 이야기에 의존하는

관습적 투표가 많았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포스터와 현수막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그 만큼 잘 정리된 정보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혹자는 집으로 날아오는 유인물 봉투 안에 다 들었으니 살펴보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친절하지도 않고 읽어내기도 만만치 않은 많은 양의 유인물 더미들. 

일반 시민들이 그것을 늘어놓고 전후좌우를 비교해 가며 의사를 결정하기란 어렵다.

시민들의 의식을 탓하기 전에 정보전달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앗 이놈 봐라~

그런데 최근 미디어들을 보면 뭔가 달라지고 있다. 

중앙일보의 2018.05.29 <탈탈 털어보자, 우리 동네 의회 살림>을 보면 아주 쉽고 재미있다.

그야말로 영감님들을 탈탈 털어주는 느낌이다.

자신이 관심이 있는 지역만 팝업 메뉴에서 선택하면 아주 상세한 정보가 나온다. 

지난 4년 동안 동네 의회 의원들의 씀씀이가 항목별로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것도 구어투, 구어투다~! 친절한 지인이 설명해주는 느낌이다. 

주요 일간지에서 궁서체가 아닌 이런 느낌 처음이다. 

이제 일간지는 뉴스나 화투에서 엄숙 주의를 그만둘 때도 되었다.

(아니면 신문활자를 궁서체로 바꾸던가~)

업무추진비는 더더욱 재미있다. 카드 소비처인 식당의 구체적인 상호가 등장해서 화제다. 

SNS 상에서는 구의원 맛집이 진짜 맛집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조차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선거벽보 속의 인물, 이야기 한 번 해보지 않은 인물.

마치 존재하지도 않을 것 같은, 다른 세상인 듯 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속으로 들어오게 했다.


이제 통수가 보이네~

그들은 우리의 예상처럼 고고하거나 청렴으로 포장되어 있지 않고 우리들과 같은 동네와 

생활을 한다는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그렇다면 판단이 가능해진다. 

몇천, 몇백억 원이 아니라 우리가 셈 가능한 단위의 액수를 어디에 썼는지가 눈에 들어온다.

나랏일이라는 게 거창하지 않은 생활 눈높이로도 볼 수 있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저들이 양복, 넥타이에 배지 달고 웃으며 다니지만 이런 꼼수와 얕은수를 부리는구나 가

파악되면 선거와 투표는 달라진다. 

좋은 기사가 시민의 의식을 바꾸고 행동하게 할 수도 있는 예이다.

-

조금 아쉬운 점은 우리 동네 구의원이 쓴 비용을 전국 평균과 비교하게 했으면 하는 점이다.

물론 털어보기 버튼이 추가되어있지만 별도의 기사로 넘어가 버린다.

저 화면에서 벗어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 더 편안할 것이다.



선거 현수막 디자인은 왜 저럴까?

대선에서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한몫했다는 평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의 디자인.

두껍고 노란 1번, 청색, 녹색의 배경, 굵직한 글자.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리 보인다. 어떤 후보가 어떤 자리에 입후보했는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시각 아이덴티티가 그 혼란에 일조를 하고 있다.

물론 자세히 보면 구처장 후보, 구의원 후보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거의 안 보인다.

서울시장,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에 대한 위계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누가 구청장 후보일까? 


자유 한국당은 포맷을 달리 하였지만 광역과 지자체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다.


서울시장과 구청장, 그리고 교육감까지 뒤 섞여있으니 정말 난장판이다.

입후보 분야별로 모아서 걸게 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서울시장은 누가 경쟁하는지,

우리 동네 구청장은 누가 경쟁하는지 비교하기 쉽게 걸어주면 시민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안철수 후보가 시장 후보인지 구청장 후보인지 헷갈리는 게 어쩌면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필자 소개 : 장성환(pigcky@gmail.com)

현재 203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 | <리더스다이제스트>, 연합뉴스 그래픽뉴스팀 창설, <주간동아>, <과학동아> 등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다가 2003년 홍대앞에서 203 X 디자인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후 2009년 홍대앞을 기록하는 동네잡지 <스트리트H>를 창간해서 현재 12년차에 이르고 있다. 2012년 인포그래픽 연구소를 설립하고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에서 현직 언론사 인포그래픽 담당자들과 인포그래픽 그룹 전시회를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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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0 말로피에 국제 인포그래픽 어워드 3년 연속 동상

2019~2020 싱가폴 아시안 미디어 어워드 인포그래픽 금상, 동상 수상

2020 레드닷 브랜드&커뮤니케이션부분 위너

2020 디자인대상 공로부문 대통령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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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X 인포그래픽연구소 http://203x.co.kr/

홍대앞 동네잡지 <스트리트H> http://stree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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