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뒤안길 뜨락에 흐드러진 동백 (브런치북 중에서)
시골집 뒤안길 뜨락에 흐드러진 동백
오늘의 인문학 김종원 작가님 저서 글 관련 낭송 안내입니다
https://youtu.be/d99kZSVcK1k?si=YYj-MrjB-rQRgoAJ
1. 나이 들수록 인생을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들은
2. 우선 뭘 시작하든 내면이 단단해져야 해
3. "나 정도면 잘하고 있지"라는 착각에 빠지는 이유
4. 김종원의 초등 필사 일력 365 자녀 낭송
‘동백 아가씨’ 노래가 지금은 좋다. 내 마음속에 심어놓은 그 노래가 어른들이 따라 부르는 걸 들으면 청승맞다고 투덜거리곤 했는데 빨간 꽃잎은 기억 따라 흘리는 멍울이 되었다. 내 온라인 공간에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 울던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아이 두 번 다 모유 수유에 실패하고 둘째를 낳은 후 어느 날 한쪽 가슴이 유난히 석고처럼 딱딱해짐을 느끼며 '이렇게 딱딱해도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은 들었지만 신체의 변화라서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소소한 행복과 재미를 느끼며 적응할 때쯤 가슴 어느 부위가 살이 조금 아픈 기분이 들었다. 약간 곪을 준비를 하는 것처럼 그렇게 되기 전에 빨갛게 보이면서 속으로는 아픈 상태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니 '유선염'이라고 했다. 당장 치료 방법은 없고 약도 없으며 그대로 좋아지면 낫는 거고 더 나빠지면 살을 도려내야 한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성이 차기 시작했고 아프고 두려워 피할 수 있다면 도망치고 싶었지만 엄마라는 사명감에 이겨내야 하므로 어린아이들을 두고 건강하게 살아야 하니까 병원 가는 두려운 일을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가슴 부위인 데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더 심각해졌다. 어김없이 ‘염증’ 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앞으로 반듯하게 편하지 않는 긴장된 몸을 풀고 수술 침대에 누워 눈이 부신 조명 아래에서 부분마취를 하고 살을 절개하는 슥삭거리는 찰나를 느끼며 살을 자르기 시작했고 염증난 속살을 드러내는 수술을 몇 달 사이로 두 번을 했다. 아이들을 두고 병원에 입원하는 불편함보다는 통원치료를 선택했고 두 달 혹은 석 달간 치료시간을 보냈으리라. 내가 지금 부끄럽지만 아팠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누구나 간직하는 가슴속에 저장된 '빨간 멍울'을 말하고 싶은 까닭이다.
내 오른쪽 가슴엔 해적 얼굴에 있을 법 한 수술 자국이 ‘두’ 개 있다. 남들은 모르지만 나만이 아는 수술 자국은 늘 내게 피어나는 가슴속에 꽃이다. 가슴을 붕대로 칭칭 감싸고 울던 그때 소독이 두려워 공포에 떨던 그때 둘째가 한참 예쁠 세 살 큰 애가 여덟 살 때 아픈 상처를 두고 꼭 가까이 안을 수도 없게 거리를 두며 조심히 만나야 했던 나날들 그때 함께 하던 눈물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바닷속처럼 깊은 물이 되어 내가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의 크기였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한 아픈 환우들이 많지만 가슴이 아프면 정말이지 깊은 가슴이 운다. 그분들이 계시다면 진정한 마음으로 따스하게 안아 드려야 한다.
세월이 지나고 지금은 웃으면서 생각해 본다. 요즘 타투도 다양하고 많던데 가슴 한쪽에 예쁜 ‘장미’ 라도 한송이 그려 넣어 줄까나? 울퉁불퉁 기워놓은 듯한 나만의 빨간 멍울을 가끔씩 혼자서 고요한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새 목이 매여 노래를 다 못하고 멈춘다. 시간이 지나고 지인 피부과 의사 선생님께서 흉터 자국이 작아지는 주사를 놓아주셔서 부기가 아주 조금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흉터 자국은 그대로 남아서 나와 함께 살고 있다.
세상에는 나보다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 힘든 이야기가 참 많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다 말하지 못하고 살아갈 뿐, 누가 알아주길 기대하면 다 알아주는 이가 없어 더 서글퍼진다. 내가 나의 아픔을 알고 위로하며 안아줄 때 진정한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다. 어디에도 다 말하지 못하는 나의 슬픔과 아픔들을 김 종원 작가님의 공간에서 쓰며 치유할 수 있었던 사실은 내가 누리는 유일한 쉼터였고 다시 살아갈 힘을 찾는 유일한 사색의 공간이었다. 이 글을 2019.4.13 일에 ‘사색이 자본이다’ 카페에 올리며 하나둘씩 세상 어디에도 내어 놓지 못하는 마음을 풀어 나가기를 계속했다.
나를 이렇게 안아주기까지 살아야 하는 중심의 마음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나를 안아주지만 그래도 빨간 멍울은 아직도 진하게 빨갛다. 그래서 ‘ 동백꽃’ 흐드러진 뜨락은 내 발길을 멈추게 하기도 하고 나를 웃게도 만든다. 살아 숨 쉬는 건강한 날 우리 모두 그저 웃으면서 살 수 있기를 용기 내기를 간절히 바람 하는 뒤안길에서 “나는 행복 우체통에 보낼 사랑의 편지를 쓴다.''
(2019. 4. 13)
무지개 향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브런치 북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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