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액션과 아쉬운 액션

<존 윅 3: 파라벨룸> 채드 스타헬스키 2019

by 영화평론가 박동수

룰을 어긴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다. 킬러들의 조직을 관리하는 최고 회의는 집행관들에게 존 윅을 죽일 것을 명령한다. 뉴욕 콘티넨탈 호텔의 지배인 윈스턴(이언 맥쉐인)은 존 윅에게 도망갈 수 있는 한 시간을 가까스로 제공한다.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인 <존 윅 3: 파라벨룸>은 전편의 엔딩에서 곧바로 이어진다. 존 윅은 최고 회의의 명령과 거액의 현상금 때문에 뉴욕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킬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그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와중에 전작에서 존 윅을 도와주었던 바워리 킹(로렌스 피시번)과 윈스턴은 최고 회의의 처벌을 받게 되고, 존 윅은 자신에게 표식을 빚진 소피아(할리 베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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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된 콘티넨탈 호텔, 최고 회의, 표식 등 <존 윅> 시리즈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이번 영화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최고 회의의 심판관이 등장하기도 하고, 존 윅의 출신지를 알려주는 공간과 인물들 또한 등장한다. 세계관의 확장으로 인해 조금 복잡해진 이야기는 종종 구멍들을 무시한 채 달려가지만, 역시 <존 윅> 시리즈인 만큼 다채롭고 강력한 액션들로 그 빈자리를 채워간다. 특히 존 윅이 본격적으로 쫓기기 시작하는 초반부부터 쏟아지는 액션들은 전편들보다 더욱 거칠고 화려한 모습을 선보인다. 어떻게든 존 윅에게 총을 쥐어 주지 않은 채, 책, 골동품 칼, 말 등을 통해 싸움을 벌이게 하는 상황을 만들어가는데, 이 장면들은 총이 없는 존 윅의 액션도 화려할 수 있음을 어느 정도 증명한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소피아와 존 윅이 함께하는 액션 또한 흥미롭다. 액션이 촉발되는 계기부터 액션의 내용까지 모든 것이 즐겁고 <존 윅> 시리즈스러운 장면들의 향연이다. 소피아는 개 두 마리를 키우는데, 개에게 방탄복을 입히고 액션에 동참시키는 방식이 액션의 구성을 다채롭게 만든다. 개들이 적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물론, 적의 다리를 쏜 뒤 머리를 쏘는 존 윅의 기존 액션 스타일을 소피아와 개의 합동 작전으로 구현하는 액션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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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의 후반부, 특히 일본계 캐릭터 제로(마크 다카스코스)가 등장한 이후부터의 액션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 갑자기 동양 무술이나 닌자 등의 요소가 등장할 때의 어색함과 민망함이 이번 영화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존 윅이 일본도를 든 적들과 싸우는 액션은 그런대로 흥미롭지만, 존 윅이 직접 일본도를 들고 싸우는 장면은 어색하기만 할 뿐이다. 특히 제로의 수하로 등장하는 두 동남아시아계 캐릭터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의도한 코미디적 요소는 제대로 기능하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둔한 맨몸액션이 그를 상대하는 두 배우의 액션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특히 존 윅을 상대하는 두 배우 중 한 명이 <레이드>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야얀 루이한이라는 점에서, 이 장면은 아쉬움만이 느껴진다. 액션 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그야말로 액션 마스터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배우를 데려와서 어처구니없는 맨몸 격투만을 벌이게 하는 수준이다. 영화의 초반부, 총 대신 온갖 기물을 이용하여 적과 싸우던 존 윅의 액션과 비교되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다. 더군다나 그 장면 직전에 콘티넨탈 호텔에서 펼쳐지는 총기 액션의 쾌감이 상당했기에, 아쉬운 마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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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3: 파라벨룸>은 이미 개봉일까지 확정된 다음 편을 예고하면서 끝난다. 전편에 이어 성공적으로 세계관 확장을 선보이고, 비록 후반부의 아쉬움이 있지만 더욱 강렬하고 다양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 또한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다채로운 액션, 전편의 요소들을 활용한 유머, 소피아 등 새로운 캐릭터의 활약, 콘티넨탈 호텔의 컨시어지 샤론(랜스 레드딕) 등 기존 캐릭터의 새로운 면모 등은 이번 영화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다만 후반부의 아쉬움은 <존 윅> 시리즈의 한계를 슬그머니 드러낸다. 어쩌면 액션에 대한 아이디어가 조금씩 고갈되고 있음이 드러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키아누 리브스는 시리즈를 가능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이야기하지만, 한 번의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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