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졸업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사회가 보기에 나는 27살 쉬었음 청년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 약 3주 동안 다니던 5인 이하 기업에서 도망쳐 나왔다.
다니는 동안 매일이 지옥 같았다. 압박감과 부담.
내 실력에 비해 요구하는 능력치는 너무 높았다.
마케터이자 통역사 그리고 촬영, 디자인까지
나는 디자인 전공이고 디자인을 하지 않기 위해 마케팅 직무를 고른 건데
내가 하고 싶지 않은 모든 일을 다 해야만 했다.
사회생활이란 이런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급했던 걸까
나이가 주는 부담감에 어디든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걸까 싶었다.
초봉은 3670.. 나쁘지 않았지만 내 영혼은 온 힘을 다해 회사를 거부했다.
다니는 동안 머리에 원인 모를 혹이 생긴다거나 두통이 시작됐다.
집에 가서도 매일매일이 우울했다. 주말은 주말 같지 않았다.
그래서 살기 위해 도망쳤다.
살기 위해 도망쳤지만 그것도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다.
내가 너무 나약한 인간같이 느껴졌다.
‘다들 그러고 살 텐데.. 내가 너무 유난 떠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취업을 준비하며 알바도 하고 자격증도 따면서 나름 바쁜 일 년을 보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기도 했지만 2026년에는 무엇이든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
하지만 올해 취업한 회사에서 3주 만에 도망쳐 나오니 자존감이 바닥 쳤다.
다니는 동안 ‘차라리 아파서 회사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만둔다고 해서
나의 유약한 멘탈이 바로 회복되지는 않았다.
20대 초중반까지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다.
대학생 신분으로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본 것 같다.
음악도 배워보고 호주 워홀도 다녀오고 졸업하고는 바로 쇼핑몰 창업도 해봤다.
그런데 모두 길게 유지하지 못했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다.
힘들면 회피하는 성향이 지금의 나를 이렇게 만든 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 하고 싶은 일은 다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다는 것.
그렇지만 이제는 나이가 먹고 있다는 것이다.
정착을 할 만한 직업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아직도 나는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것 같다.
블로그 체험단, 전자책 출판, 브랜드 사업, 크리에이터 등등
돈을 벌면서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체력이 좀 더 좋았더라면, 주 4일만 일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과연 나는 어떤 한 직업에 정착하여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은 저주다. 심지어 욕심까지 많다.
인생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모자랄 텐데 하기 싫은 일까지 하며 살아야 하다니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아직 하고싶은게 너무나도 많은 27살 쉬었음 청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