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극 내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극I가 현대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by 여도담

누군가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내게는 어딘가 걸리적거린다.


헬스장에선 종종 친화력 넘치는 회원들이 다가와 운동 비법을 전수해주곤 했다. 강제로 시작된 비공식 PT가 부담스러워 점점 더 조용한 시간대를 찾아 헤맸다. 그렇게 점점 일찍 가보니 사장님께 열쇠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벽 4시에 헬스장 문을 열고 혼자 운동하는 사람이 되었다.


한 번은 영화관에서 줄을 설 일이 있었는데, 앞사람과 일행으로 오해받았다. 그 이후로 줄을 설 때면, 일부러 거리를 많이 두고 선다. 심하게 떨어져 있다 보니 의도치 않은 새치기를 당하기도 한다.


회식이나 단체 모임에서 조용히 자리를 뜬 다음날, "일찍 가셔서 아쉬웠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로 회식이 더 부담스러워졌다.


간단한 문의에도 언제나 전화 대신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택한다. 답이 느려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 편이 마음은 편하다. 예상치 못한 대화에 흔들릴 일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내향형이 사람을 무조건 멀리하거나 사회적 고립을 즐기는 건 아니다. 단지, 조금 더 쉽게 피곤해질 뿐이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시간은 즐겁지만,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갈망하게 될 뿐이다.


이러한 순간들을 거치며 이제 나는 불편한 순간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공감과 작은 위로가, 그리고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