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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u Nov 16. 2022

#83.불혹이 되면 어떨까.

마지막 삼십대의 생일. 뭔가 30대라는 챕터의 마지막 1년이 이제 시작한다고 하니 설레는 감정도 있지만 살짝 두려운 감정이 파도치며 몰려온다. 30살이 되었을때는 큰 감흥없이 더 즐거웠고 재미있었던거 같은데, 어느새 삶의 무게가 너의 어깨를 타고 앉아있다.


회사에서는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 편할수도 있지만,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자꾸 내 머리속을 밀고 들어와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게 만들곤 한다. 이 회사가 답이 아니라고, 나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따고 다짐을 하고 마음을 다독이지만, 뒤돌아본 나의 행적에 진짜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의심과 함께 나의 모자란 부분만 돋보기를 댄 듯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뭔가 올해는 주변사람들에게 더 축하를 받은 생일이 아닌가 싶다.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비즈니스적으로 엮어있는 사람들의 축하까지 더 많이 추가가 되면서 감사하기도 했고, 잠시 들뜬 마음이 아닌 생각에 잠기는 순간도 있었다. (정확하게 그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오전 근무만 하고 오후는 남편과 함께 저녁을 맞이했다. 오전 근무하는 동안 남편은 와이프의 생일을 챙겨주겠다고 케이크와 꽃다발을 사오며 종횡무진을 했던거 같다. 남편과 함께 맛있는 식사도 하고 그동안 보고싶었는데 보지 못했던 명화 '보디가드'도 보고. 마음이 편안하고 가득찼던 정말 만족할만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요새 참 주변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쩌면 다행이다. 이기적인 사람으로는 되지 않는거 같아서. 

그리고, 나도 남들에게 고마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자주 하게된다. 


그나저나, 이제 불혹이 되기 두달도 안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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