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을 위해 마음 깊이 애도하고 기도합니다.
서울에서 생활할 당시 대중 교통이나 행사장 등 인파가 몰리는 경험은 자주 했습니다. 유명 연예인 공연이나 인기 종목 스포츠 경기 후에 밀려나오는 인파에 길에서 사람들과 부딪히고 넘어지거나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길에 휩쓸려 넘어질 것 같은 위협을 느껴보기도 했고 지하철 안에 가득찬 사람들 사이에서 압박감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워낙 인구가 밀집한 곳이라 서울에서는 그런 경험이 흔하기에 아마 이번 사고 현장에 계셨던 분들도 이렇게나 큰 사고가 일어나리라고는 미리 예상하기 힘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지나며 몇 가지 생각했습니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기에 우리 나라에서는 군중이 모일 때의 안전 수칙을 일상 속에서 잘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내, 학원 내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에도 알렸던 내용들입니다.
1. 군중 밀집도가 높을 경우, 비탈길에서는 '내려오는 사람'이 먼저입니다. 내려오는 인원이 빠지지 않으면 올라가려는 인구가 엉켜 병목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2. 군중 밀집도가 높을 경우, 삼면이 막혀 통행로가 한 곳인 곳(엘레베이터, 지하철, 모든 실내 등)에서는 '나오는 사람'이 먼저입니다. 들어가려는 사람이 기다리지 않고 밀고 들어갈 경우 내부 공간이 좁아 혼잡해지며 인파를 힘으로 밀치게 되어 위험합니다.
3. 어느정도 사람이 차서 공간이 없다면 힘으로 밀고 들어가면 안 됩니다. 서울 내 지하철에서 자주 경험한 것인데 이미 내부가 꽉 찬 상태에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힘으로 밀어 몇몇 사람이 더 들어갑니다. 지하철처럼 비좁고 밀실인 경우 그 안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적당한 공간이 있어야 자신이 내리려는 출구로 이동도 가능합니다. 몇 분을 아끼려 큰 사고를 만드는 우둔함은 버려야 합니다.
4. 대중 교통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등에 매는 배낭, 백팩은 앞으로 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움직일 때 자신의 등 뒤까지 계산하지 못하기에 백팩이 따라 움직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됩니다. 또한 등산 지팡이, 우산 등의 물건이 꽂혀있을 경우 주변 사람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5. 혹여라도 너무 많은 사람이 공간에 들어차 움직이기 어렵게 되었다면 팔을 가슴 앞에 모아 흉부를 움직여 숨 쉴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6. 완전히 밀집되어 움직이기 어려울 때에는 일단 모두가 멈춰서야 합니다. 군중 안에는 필시 힘이 더 세거나 약한 사람이 섞여 있기에 힘이 강한 쪽에서 밀게 되면 약한 쪽은 밀리고 쓰러집니다. 모두 멈춰서고 언제나 내려가는 사람, 나오려는 사람이 먼저 빠져나가도록 길을 최대한 터줘야 합니다. 또한 개인의 판단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안내해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7. 구급차나 경찰차, 소방차의 사이렌이 울리면 사람과 차 모두 멈추고 비켜야 합니다. 현재 저는 미국에서 지내는데 이 곳에서는 소방차 한 대라도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면 본인 신호가 초록불이든 빨간불이든 사거리 모든 차가 멈춰 서서 소방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덧붙여 이곳에서는 노란 어린이 보호 차량이 멈춰서면 해당 방향 차선의 차는 모두 함께 멈춥니다.
8. 마지막, 절대로 주변 사람을 밀면 안 됩니다.
앞서 말했듯 인구가 밀집되어 위협이 되거나 이동이 어려운 것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에 모두가 해결할 방법을 잘 알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도 글로 된 기사를 보고도 몇 날 며칠이나 잠을 설쳤습니다. 믿을 수 없고 있어서는 안 될 사고이며 이 일을 겪은 모든 분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합니다. 겪지 않고도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지킬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이제라도 이런 일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