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촬영'이라 불리는 노동
본격적으로 결혼을 준비하기 전 우리끼리 결혼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우리는 많은 것을 직접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생 때는 필름 카메라를 쓰기 시작했다. 남자 친구는 필름 카메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옛 것을 좋아하는 감성이 있는 사람이다. 데이트 중 찍은 필름 사진의 결과물을 오랜 시간이 지나 받아본 뒤 그는 필름의 매력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취향을 알게 되신 아버님은 오래 전에 쓰시던 미뇰타 수동 필름 카메라를 주셨다. 그 카메라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 셀프 웨딩 촬영날이었는데, 결국 손에 익지 않은 카메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대부분 실패했다. 더위가 시작되는 5월 남자 친구가 땀을 뻘뻘 흘리며 타이머를 맞추고 뛰어다녔는데, 예쁜 구도의 사진이 그 안에 많아 아쉽다.
긴 말이 필요없이 사진을 봐야 한다.
스냅 작가님과 촬영하는 것도 편하고 재밌지만 우리가 찍은 사진은 평생 남는다.
덧, 브런치에는 오른쪽 클릭과 사진 저장을 막는 방법이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