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흐려진 축제의 브랜딩에 대하여

지역 특산물 축제에서 콘셉트가 기억으로 남기 위한 조건

by 울림

지역 축제를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축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흐릿해지는 순간 말이다.

분명 하나의 특산물을 중심으로 열리는 행사인데, 막상 현장에 가보면 여러 요소들이 뒤섞여 있다. 취지는 이해한다. 지역 상권을 함께 살리고, 다양한 상품을 연결하고,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콘셉트는 더해질수록 풍부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흐려진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명한 인식이다.


사람들이 한 단어로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축제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와 맛, 경험이 있어야 한다.

특산물을 활용한 스토리 상품도 물론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간접적인 연결만으로는 체험의 기억이 약하다.

예를 들어 어떤 재료를 먹여 키운 식재료라는 설명은 이야기로는 흥미롭지만, 소비자가 직접 그 재료의 맛과 향을 느끼지는 못한다. 결국 인상은 평범한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남는다.

오히려 특산물은 직접적으로 사용될 때 힘을 가진다.
소스가 되고, 크림이 되고, 향이 되고, 식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아, 이 맛이 그 지역의 그것이구나”라는 감각적 기억이 생긴다.

지역 브랜드의 색깔은 거창한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입에 닿는 경험과 눈에 보이는 형태에서 만들어진다.
흔하지 않고, 쉽게 대체되지 않고,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될 때 비로소 살아난다.

축제는 단순한 판매장이 아니라 브랜드 무대다.
무대의 주인공이 분명할수록 메시지는 강해진다.
여러 조연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주연을 가리면 안 된다.

좋은 지역 축제는 다양해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선명해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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