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5개 당일치기 가능?

Francisco Chronicle, De Young, 둥둥. 레츠 고

by 둥둥


미술관에 가면, 크로스백이나 백팩은 앞으로 매야 하는 걸 알고 계신가요.


한국 혹은 일본의 전시회나 미술관에 방문할 때는 가방의 안전에 대한 걱정을 해본 적이 없어 가방에 큰 신경을 쓴 적이 없었습니다. 미국에서의 미술관에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미술관과 전시실의 가드분들이 가방을 앞으로 멜 것을 강조해서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운 좋게 학교에서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보내주었는데요. 여러 일정 사이 시간을 내어 가보고 싶었던 곳을 방문하는 계획을 짰습니다.


방문했던 다섯 개의 뮤지엄과 미술관 중, De Young 뮤지엄에 방문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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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이 뮤지엄은 여느 박물관 혹은 미술관처럼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 내지는 순회 전시 등 여러 전시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1829년 설립된 나름 역사 깊은 박물관으로, 대중에게는 1895년 공개되었습니다. 면적은 약 8900m²인데 우리나라 서울에 위치한 국립 현대 미술관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베를린 신 박물관보다는 큰 규모입니다. 드 영 박물관은 거의 3,000년의 역사를 다루고 125개국의 품목을 포함하는 방대한 의상 및 직물 예술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의장은 Michael H. de Young이고, Francisco Chronicle은 북부 캘리포니아주의 큰 신문사로 박물관 설립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Francisco Chronicle, De Young, 둥둥. 레츠 고)

월요일은 휴관일, 화요일부터 일요일 9:30~17:15 동안 운영합니다. 자체 카페, 타워, observation level 또한 뮤지엄 운영 시간 동안까지만 함께 운영한다고 합니다.


모든 전시회를 다 가고 싶다고 데스크에 이야기하니, “All Access” 티켓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가격은 크게 어린이, 학생(young adult), 성인 등으로 나뉘어 있는 듯합니다.

저는 국제학생증을 제시하고 학생 가격인 $29.00 달러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그놈의 세금 때문에 실 구매 가격은 35달러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ㅜㅡㅠ 5개 전시회에 약 5만 원이니 괜찮았던 가성비라 미화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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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관람한 구역은 크게 세 개로 나눌 수 있는데 야외 정원, 1층인 concourse과 갤러리, 그리고 2층 갤러리입니다.

이곳에 있는 전시회 5개를 !하루동안!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어 회고해보고자 합니다.




Fashioning San Franciso: A Century of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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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회의 카테고리는 패션입니다.

후기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명품은 명품인 이유가 있었다"입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에 곳곳에서 이 전시회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볼 수 있어서 궁금증이 들었던 전시회인데, 마침 드 영 뮤지엄에서 볼 수 있어서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Explore the history of San Francisco through fashion. Featuring one of the most iconic collections of 20th- and 21st-century women’s clothing in the United States, this exhibition includes 100 collection highlights, along with local loans of high fashion and haute couture. The first major presentation of our costume collection in over 35 years, it showcases designs from French couturiers, Japanese avant-garde designers, and other pillars of the fashion industry, including Christian Dior, Alexander McQueen, Christopher John Rogers, Comme des Garçons, and Rodarte. The designs on view, many never shown before, reflect San Francisco’s long-standing tradition of self-expression through fashion.

미국에서의 20-21세기 여성 옷을 소개하는 본 전시회는 100여 점의 데이, 그리고 이브닝드레스와 정장, 구두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작가와 팀의 작품을 보며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 들어 내가 어지간히도 예쁜 걸 좋아하는구나.. 또 한 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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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양 수업 중, 명품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은 명품의 의미를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는 것’으로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는데 사실 그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시회를 통해 조금이지만 그 의미가 뭔지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몇십 년 전의 디자이너가 선택한 색상과 질감의 구두와 옷이 몇 세기가 지난 지금, 저의 시선으로 바라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모습에서 명품을 왜 명품이라 부르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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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전시회가 단순히 예쁜 옷들을 나열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미국에서의 여성 지위와 평등이 어떻게 나아졌는지 사회를 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시상식 등의 대중의 관심이 모이는 공적인 자리에서 유명 인사 혹은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 입는 옷은 그 시대가 여성에게 바라는 점을 그대로 담고 있음을 전시회는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공식 석상에서 여성이 드레스가 아닌, 남성과 비슷한 슈트 내지는 바지로 된 의상을 입는 것이 용인되는 문화가 몇십 년 밖에 안된, 예상보다 최근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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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을 선도할 수 있는 것에는 누가 그 옷을 입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마나 영향력을 갖춘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가 이를 진행하느냐도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자신의 브랜드가 가지는 고유한 전통성과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시대를 앞서가는 선택을 옷으로 나타내는 직업의 매력을 또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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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회의 다양한 의상 중 ‘블랙 미니드레스’ 섹션에서는 여러 브랜드가 이를 어떤 식으로 해석했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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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울 정도로 화려하고 장식스러워 아마 이번 생에는 입을 일이 없을 듯한 옷들과 직장인이어도 입어볼 수 있을 법한 고급스럽고 심플한 옷들 모두 바라보며

예쁜 옷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너무 입어보고 싶은 마음에 발을 동동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또 좋았던 점은 일단 샌프란시스코의 다양한 옷을 담은 것이지만 프랑스, 영국, 청나라 등 다양한 문화를 담은 옷들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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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나 문양 등이 한국적이라 한복을 떠올리게 된 의상 하나가 있었는데, 설명을 보니 청나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 적혀있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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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재미있었던 점은 AR 콘텐츠였는데, 전시회에 있는 의상 중 3개를 돌아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실시간으로 의상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발렌티노, Kaisik Wong의 드레스 등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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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왕복 2번을 봤지만, 이 전시회가 드 영 뮤지엄에서 본 마지막 전시회였기에 폐장 시간에 가까워져 촉박하게 봤던 점이 참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 파인아트 혹은 디지털 미디어 전시회 등을 주로 보았는데 의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어 저에게 유의미했습니다.


이 영향 때문이었는지 여행 중 옷과 액세서리 12점을 구매해 버리는 사건이 있었지만, 좀 더 흥미 분야를 넓혀볼 수 있어 추천합니다!~



American Beauty: The Osher Collerction of Americ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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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술품에 대한 Osher의 컬랙션을 모은 전시회입니다. 전시회 소개 글을 일부 발췌 해보자면,


The American art collections at th Fine Arts Museums of San Francisco span four centuries and include compelling works created by artists of Native ancestry, early European colonists, focibly enslaved Africans and their descendants, and immigrants and their succeeding generations. Their distinctive visions represent the multifaceted natrure of the American expreience. These artists have created, borrowed, and adapted an extraordinary range of cultural concepts and visual styles. Reflecting both personal and collective concerns, they have helped shape the evolving definitions of what it means to identify as “American”. Their crosscultural hybrids distinguish the art that is created in the United States.


다문화의 상징답게 여러 사람들의 문화적, 지역적, 국가적 정체성이 섞인 작품들 그 자체가 미국의 파인아트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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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역사를 인정하고, 약탈한 문화와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문화를 담은 여러 작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존하는 여러 설명글은 어떻게 미국이 자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포용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여러 세기의 컬랙션을 소유하고 있다고 소개글에서 말한 것처럼, 굉장히 넓은 구역을 통해서 회화뿐 아니라 당시에 사용하던 서랍장, 농기구 등의 다양한 물건들도 함께 배치해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Arts of 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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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frican art collection at the de Young museum is a cellebration of the historical and contemporary arts in Africa and th African diaspora. Africa is considered the birthplace of modern humanity-the location from which th earlist migration of people moved across the globe. The confinent was also in visual terms and interitionally imbuued their material creations with ideals of beauty.
Comprising fifty-four countries, the African continent represents a rich accumulation of cultures, a direct outcome of the unmatched longevity of its settlements. Its pluralism is apparent in a range of complex spiritual and religious belief systems that, over thousands of year, have included sun worship, ancestal veneration, and drivine kingship, as well as Chreisfianity and Islam. The milestone achievements of artists and creators of African origin arose from this diverse array of traditions


이 전시회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인디언'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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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 특유의 토테미즘과 동물을 숭상하는 정서를 그들이 남긴 유적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얼굴 형상을 띄는 가면 혹은 큰 크기의 구조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승 혹은 하회탈 등을 떠올리게 되는 모양생김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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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대부분 나무에 물감을 더한 것 혹은 돌이었고, 근대에 가까워질수록 청동 등을 가공한 것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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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보다 보니 조금 섬뜩한 느낌도 들기도 하고, 크게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아니었기에 빠르게 훑어보았습니다.



Arts of the Americas


비교적 최신 미국의 작가의 작품을 수집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구역마다 작가의 이름을 벽에 적어 소개하고 있는 형식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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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and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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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에 가까운 작품들로 구조물과 회화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모습이 특히 눈에 띄는데 철, 플라스틱, 나무, 등의 구조물도 있었고 추상화 그림들이 많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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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이 층고가 높았고 led를 바로 비추는 것뿐 아니라 간접등도 사용한 모습은 흐린 날씨에도 마치 햇살이 들어오는 듯한 모습이라 공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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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던 아트 전시회장답게 없으면 허전한 앤디워홀의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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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왜인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보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풀려 한참을 보게 되었던 그림도 있었습니다.

아래의 Mike Henderson의 비명이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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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해 미대에 다니던 중, 하교하는 길에 경찰과 종종 부딪히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일을 겪고 그는 거리에서 인권과 정치에 대해 자신의 지역, 샌프란시스코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떠올리며 맨손으로 오일을 이용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작품이 만들어진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배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당시 베트남 전쟁부터 시위, 경찰의 부조리한 행위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던 혼란과 분노를 이 그림에 담고자 했음을 Mike Hernderson은 20년도에 말했다고 합니다.



야외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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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경의 야외정원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답게 안개가 조금 있었는데 정말 너무 예쁜 정원과 함께 찍으니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시켰습니다.

날씨가 조금만 덜 추웠으면 더 산책을 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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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동쪽 뮤지엄 출입구입니다. 건축물이 골조를 노출되어 있어 무척 차갑고 건조하다는 첫인상이 들었는데, 건물과 달리 섬세하게 꾸며지고 색이 많은 정원을 통해서 대조되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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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원을 조금 더 걷다 보면 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 그리고 Golden Gate Park도 있으니 날이 좋다면 발바닥 불나는 산책을 겸해 함께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드 영 뮤지엄을 폐장시간까지 구경하다 나오니 마침 시간이 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도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 구경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Golden Gate Park는 공원인데 입장료를 받더군요. 캘리포니아 주민, 미국인이면 무료 혹은 할인 혜택이 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만, 외국인이면 얄짤없이 제법 값을 치러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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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관람에 돈을 내본 적은 없었고 다리도 많이 아팠기도 해서 저는 입구에서 커다란 나무만 바라보다 왔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 그림의 색감과 풍경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모습은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보면 회화 자체와 그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는 데에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de Young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방문한 다른 4곳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후기도 앞으로 기록할 예정입니다 :)


다음 글에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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