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사온 장바구니에
저와 애들 것만 있고
시어머니 것은 없다
니들만 입이냐 한마디가
예년과 다른 울림이 있는 건
뒤돌아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처럼
무겁다
엄마는 음료수가 마시고 싶었다
마침 고구마를 드셔 목이 멕혔다
엄마는 음료수가 마시고 싶었다
이 적막하고 메마른 가슴 속이
타들어 가 목이 멕혔다
수화기 넘어 들려오던
자식 키워봐야 소용 없단 말은
내 얘기가 아니었다 생각했다
그래도 잘한다는 생각은
나만의 위안이었다
사람에 피마르고,
사람에 갈증났다
적셔줄 것도 사람의 애정이고
벗어나고 싶은 것도 사람의 집착이다
마셔도 갈증 나고
없으면 아쉽다
이 갈증은
풀려고 해도 풀리지 않는
마셔도 목이 마른
모래알 같은 음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