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여행을 다녀와서 늦기 전에 글을 쓴다. 보통 여행을 가면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노트에 하루하루 간단히 다녔던 곳 혹은 있었던 일 등을 기록하곤 하는데 이번 몰디브 여행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온전한 몰디브를 누리기 위해 일정을 쪼개어 사용하고 다음날 일찍부터 짜놓은 스케줄 소화를 위해 푹 자느라 시간이 없었다.
비행시간을 제외하고 몰디브 리조트에 머무는 기준으로 꽉 찬 5박 6일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기억, 추억 모두 머릿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글로 남겨 두려 노트북을 열어 한 글자씩 채워나가는 중이다. 몰디브 여행하면 누가 단조롭다 못해 지겨울 것 같다고 걱정했던가. 몰디브에 가본다면 당당하게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몰디브 여행을 하고 와서 느꼈던 생각, 감정과 있었던 일 위주라 '리조트 추천', '필수 준비물', '주의 사항'과 같은 도움을 위한 글들과는 사뭇 다르다. 다만 몰디브 여행을 준비하고 경험하고 온 이야기를 풀어 내다보면 안 가본 이들에게는 조그마한 이해와 도움, 궁금증이, 다녀온 이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려주는 여행 공감이 생기지 않을까.
몰디브에 다녀와 추억하며 담은 그림
신혼 여행지를 떠올리면 발리, 몰디브, 하와이, 칸쿤 쪽의 휴양을 선택하거나 다양한 나라를 거치는 유럽 여행을 꼽는다. 주위에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주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여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도 신혼 여행지를 고를 때 고민을 하였으나 의외로 간단하게 '몰디브'로 합의 되었다. 바쁘고 고된 회사 일, 하나부터 열까지 끝없는 결혼 준비로 바쁘게 지나온 시간들로부터 벗어나 쉬며 힐링하고 싶었던 것이 주된 이유였다. 에메랄드 빛깔 바다와 휴양을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이 몰디브다.
여행 준비에 있어 '몰디브 대학교, 리조트 학과'라는 말이 있듯이 알아볼 것들이 많다.
우리 역시도 카페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인터넷 검색하여 잘 알아보고 정할 수 있었다. 여행에 있어 'P'력이 강한 나로서는 '파워 J'인 와이프 덕분에 일사천리로 정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
수중 환경(산호와 그를 둘러싼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환경)과 라군뷰(에메랄드 빛 바다색) 두 개를 놓고도 고민하지만 숙소 자체의 컨디션, 비치 빌라(해변) 혹은 물 위에 떠있는 워터 빌라를 고르는 것, 올인클루시브(아침, 점심, 저녁 및 식사 전체, 음료, 주류까지 포함된 것)이냐 하프보드 등 정하고 더 나아가 레스토랑의 개수 또한 비교하게 된다. 말레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리조트까지 이동하는 방법 중 스피드 보트(비교적 가까운 거리)로 갈 수 있는 거리를 택할 것인지 수상비행기(비교적 먼 거리)로 가야 하는 곳을 정하는 등 중요한 부분들을 고려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저마다의 예산을 책정한 뒤 포기할 수 있는 것 없는 것들을 표로 정리하다 보면 끝내 결정할 수 있다.
몰디브에서의 일출
몰디브에서의 일출
결혼식이 끝난 다음날인 일요일 밤,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경유해 말레 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수하물로 부쳤던 캐리어들을 찾은 뒤 나가면 각 리조트명이 적힌 팻말, 포스터 같은 것을 들고 맞이해 주는 리조트 직원들이 있다. 우리가 정한 리조트명을 빨리 확인하여 도착했음을 알렸다. 그뿐만 아니라 함께 알아보고 고민했던 리조트 이름도 눈에 보여 반가웠다.
리조트 직원을 만난 뒤 일사천리로 스피드보트에 탑승하고 30분 정도 가니 직원들이 보트에서 내리는 곳에 미리 나와 박수를 치며 반갑게 맞이해 주니 기분이 좋았다. 보트를 타고 내릴 때 잠시 머물 수 있는 대기 공간에서 물에 적신 시원한 손수건과 웰컴드링크를 주었다. 다 마시고 담당 버틀러가 우리를 버기카에 태워 리조트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시설들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눈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모두 비현실적이라 믿기지 않았다. 이런 곳이 다 있다니 하며. 우리 짐들은 공항에서 직원들을 맞이한 이후부터 우리 손을 떠나 숙소 안까지 직접 옮기고 가져다주었다. 이렇게 몰디브 리조트의 입성을 시작하게 된다.
하루마다의 일정은 단순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정해진 시간, 일정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하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휴양하러 와서 놓아야 하는데 참 성실했다. 머물렀던 비치빌라, 워터빌라 숙소 모두 '선라이즈(일출, Sunrise)'였기에 일출의 모습을 눈으로 보기 위해 일찍이 일어나 감상하고 물놀이도 어느 정도 한 뒤에 조식을 먹으러 갔다. 아침을 열심히 먹고 나면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숙소에 있는 풀에서 수영을 하거나 근처 스노클링 포인트로 가서 바로 눈앞의 물고기들을 구경했다. 원활한 스노클링을 위해서 햇빛을 막아주는 긴 래시가드를 시작으로 그 위에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링 마스크, 수건 등을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몰디브에서의 조식
몰디브에서의 조식
스노클링을 처음 해본 나로서는 적잖이 충격이었다. 멀지 않은 곳의 스노클링 포인트로가 든든한 구명조끼를 바탕으로 둥둥 떠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크고 다양한 산호들과 이를 둘러싼 물고기들이 넘쳐났다. 바닷물이 아주 맑다 보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주 선명했다. 넋 놓고 바라보다 보면 30분, 1시간이 그냥 훌쩍 지나간다.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싣고 마스크 너머로 움직이는 모습들에 빠지게 되는데 불멍, 물멍보다 더 좋았던 물고기멍이었다.
하루는 리조트의 배를 타고 멀리 나가서 스노클링을 했었는데 깊다보니 조금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바다에서 능숙한 직원이 우리를 이끌고 이리저리 다녀봐 준 덕에 편하게 즐기고 왔다. 돌아와서 보니 만타레이, 널스샤크 등 몰디브에서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스노클링 및 스쿠버다이빙이 많고 그것만을 위해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몰디브에서의 스노클링은 정말 최고다.
스노클링
스노클링
식사와 물놀이를 번갈아 계속하다 보면 어느덧 해가 지는 시간에 이른다. 일몰의 모습들은 리조트 내에 어디에서든 정말 아름다웠다. 비치빌라에서 머물 때 해변이 있는 바닷가에서 튜브를 타고 누워 바라본 일몰의 모습, 워터 빌라에 오가며 봤었던 파스텔 톤의 따뜻한 일몰의 모습 등 잊히지 않는다. 사진으로 혹은 영상으로 담아왔지만 실제로 바라본 느낌을 모두 담을 순 없다. 숙소에서 나와 열심히 일몰 사진을 찍는데 리조트 직원도 가는 길에 멈춰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는 아무리 자주 보는 풍경이라도 얼마나 예쁜 모습일까 하며 재밌어서 속으로 웃었다.
깜깜한 밤이 되어도 할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면 Bar 주위로 하나둘씩 앉아서 칵테일을 마시며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공연을 본다. 칵테일 추천받아 새로운 맛을 시도해 보며 음악을 들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모히또는 말할 것도 없이 식사 때마다 매번 마셨고 피나콜라다도 많이 시켜 마셨다.
살짝 알딸딸한 채 숙소에 오면 하루 일정을 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과 함께 스르륵 잠에 든다. 다음날을 위해.
몰디브에서의 일몰
몰디브에서의 일몰
몰디브에서의 일몰
몰디브에 다녀와서 '몰디브 병'이 생기고 말았다. 아직 잊지 못했는지 '몰디브 여행'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을 자주 보곤 한다.
몰디브에서 아주 알차게 보내고 왔기 때문에 보트를 타고 다시 말레 공항에 가는 순간에도 아쉬운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후회 없이 알차게 보낸 것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그저 별개일 뿐이다. 무언가 못해봤거나 더 했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이 아니라 너무 행복했고 잊지 못할 추억들이 가득하기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몰디브에 절대 가지 마세요'라는 자극적인 썸네일의 쇼츠 혹은 릴스를 보면 너무 좋아서 헤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후유증을 호소하는 게시물들이 많다. 나 또한 그 후유증에 걸려서 한동안 빠져나오기는 힘들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디브 여행이 어떠한지 추천하는지 물어본다면 '강력추천' 이 네 글자를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