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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군 Dec 04. 2021

아직 기회는 있다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다음은 Side Project 중 프리랜서 '융'님과 현재 (주)바이브컴퍼니(구 다음소프트) 부사장인 '송길영'님에 관한 인터뷰 중 한 내용이다.

융 : 사랑받는 브랜드, 브랜드가 되는 사람들에겐 자기다움이란 키워드가 중요하잖아요.

송길영 : 자기다움은 있으면 좋은 게 아니라 필수죠. 결여되어 있으면 차별화가 없어서 인지가 안 돼요.

융 : 그래서 내가 나를 아는 게 먼저 같아요. 내가 나를 더 잘 알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송길영 : 발견할 수는 있죠. 처음부터 가능성을 없애버리면 영원히 안 되는 거고요. 시도해보다가 발견하면 운이 좋은 거고요.

융 : 삐뚤빼뚤해도 해보는 게 역시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걸 발견하는 게 중요하고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자주 던지시잖아요. 그 이유가 있나요?

송길영 : 일에 있어서 일정 부분의 어려움을 겪고도 끝까지 가려면 몰입해야 해요.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중간에 포기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한 이야기예요.

우리는 우리를 잘 알고 있나?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나?

나름 나대로 살아가고 있다 자부하지만

실상 껍데기만 그러진 않았나?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이과가 유망하고, 어느 곳이든 취업할 수 있다며 이야기해주던 인생의 선배들의 말을 듣고 이공계에 진학했다. 대학교 과를 선택할 때도 그랬다. 화학은 세상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다며 어디든 들어갈 순 있다며 가보라던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장학금을 타기 위해 공부를 했고, 수단이 목표가 되어버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논스톱으로 졸업을 했다. 남는 게 없었다. 보이는 이미지는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나이스 가이였지만, 이제와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그건 내가 아니었다.


나의 삶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며 축적해온 삶의 배움은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위한 순수한 배움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졸업 후 고객 서비스 및 마케팅 등 이것저것 해보려 했던 것 같다.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지 들여다봤던 것 같다.


남들은 뭐 이리 둔하게 살았냐며 4년의 시간이 아깝지도 않냐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다. 다만, 주체가 되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지 못한 나의 행동에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나의 마음속 갈망을 채우기 위해 졸업 후 삐뚤빼뚤 시도해 본 것이다.


거기까진 좋았다. 다음이 문제였다. 시도를 해보거든 몰입을 해야 하지만 그러지도 못했다. 호기심이 많았던 터라 발만 담그고 빠지는 우를 범했던 것 같다. 자꾸 다른 생각의 단초들이 몰려와 '그거 아니잖아'라며 귀찮게 굴었다.


생각해보면, 그 가능성의 종류들이 무엇일까를 탐구하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 그래서 무언가를 시작하고 실행하기보다 가능성만을 쫓았다. 이곳이 내게 편안한 자리였다. 이 편안한 자리를 사수하고 싶었나 보다. 울타리를 깨고 실행하는 것에 방어적이었다. 오만했다.


가능성을 쫒는다 말하였지만

사실 가능성을 없애버린 꼴이 된 것이다.


졸업이라는 타이틀이 벗겨짐과 동시에 나는 날 것이 되었다. 그게 너무 부끄러웠다. 진짜 나를 마주하기 두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가능성에 기대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노력해가고 있다. 의미를 두려 하고 본질을 찾아보려 한다.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몰입할 한 가지를 찾아보려 하고 있다. 몰입 전 마지막 예열이랄까.


나는 몰입이 내게 가져다 줄 변화에 설렌다. 몰입을 발견하기 위해 꾸준히 들여다볼 거다.

생각의 단초들을 물리치고 내가 내게 질문한 메시지들의 본질을 찾아 내 것을 찾아야 한다.

이젠, 껍데기를 깨고 세상에 나오고 싶다.


세상에 나오고 싶다는 나의 간절한 바람을 글쓰기를 통해 전한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온전한 나를 마주하고

가능성을 발견하여 세상에 나와

세상 속 서로가 감사함을 누리고 살도록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나는 이 세 개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인터뷰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여기까지 굴러왔다.


나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나 보다.



글 본문 : https://sideproject.co.kr/SIDExmindminer?fbclid=IwAR39eB3Feieh35q-wYE6eIEM8g26sjKxH-E57oby727IoZ4YeLx09-y_B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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