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권리

Right to be Forgotten (RTBF)

by 에스텔레

현대 정보화 시대 이전에는 노력하지 않아도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수 있었다. 개인적, 민감하거나 사적인 정보는 법원 기록과 같은 공식 문서에 포함될 수 있었지만, 그 기록은 복사본으로, 건물 지하에 위치만 보관실에만 존재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상대적인 무명성에 의존할 수 있었다. 물론, 정보를 찾을 순 있겠지만, 사람들은 중요한 정보가 아니면 노력해서 정보를 찾지 않았다. 신문에 개인정보가 게시될 수도 있었지만, 며칠만 지나면 사람들은 다른 가십거리를 찾으며, 한 사람의 개인정보는 기억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진 개인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인물이 이사를 가면, 그 사람에 대한 개인 정보가 따라오진 않았다.


하지만 현대 정보 기술은 이런 상황을 바꿨다. 과거에 종이에 기록되던 정보는 이제는 디지털화되어 온라인에 게시되며, 매 순간 온라인에는 새로운 기록들이 생겨난다. 한 지역에만 국한되어 있었던 정보는 이젠 SNS를 통해 생성되고 배포된다. 신문기사는 온라인에서 작성되고 보관된다. 정보를 찾고 검색하며 배포하는 것은 이제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정보의 보급은 민주화되었으며,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들도 연결할 수 있으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경이 마비되었을 때도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이런 디지털 혁신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만큼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한 사람의 기록은 평생 남아있으며, 과거의 불명예 스러운 일에서 새 출발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 한 사람의 잊힐 권리는 이제 사라진 것이다.


우리는 이 권리가 21세기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법적 논의에서의 발언은 1930년대의 미국의 Melvin v Reid 사건과 연계된다. 피고인은 원고가 전에 매춘부로 활동하던 시절의 영화를 만들어 배포했는데, 10년 전에 원고가 매춘부로 일했을 당시 원고는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판결을 받았었다. 이에 원고는 개인정보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캘리포니아 상급법원은 원고가 전 직업과 관련된 사건들과 함께 그 이름이 공개되는 것으로 인해 개인정보 침해가 있었다고 판결을 내렸었다. 이때 법원은 원고의 살인 혐의 사실과 전 직업에 관련된 사건들은 이미 공공 기록이기 때문에 소송사유가 아니라고 발표했으나, 그녀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만 개인정보 침해이며 소송 가능한 사유임을 명시했다.


최근 가장 화두에 오르고 있는 사례는 Google v Agencia Espanola de Proteccion de Datos (AEPD) & Gonzales 사건일 것이다. Gonzales 씨가 Google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인데, 그는 구글의 검색엔진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할 때 나타나는 검색 결과로 인해 자신의 잊힐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주장이었다. 이때 Gonzales 씨가 예전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을 때 9년 전에 발표된 주택 명의자 서류들과 관련이 있었는데, 그 서류들은 제삼자 신문사에 인해 온라인으로 게시되었다. 하지만 유럽연합 법원은 개인정보 처리 및 해당 데이터의 자유 이동에 관한 유럽연합 지침인 95/46/EC에 따라 Google이 Gonzales 씨의 부채에 관한 예전 신문에 대한 링크를 차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해당 정보가 이름으로 검색될 때 반환되지 않으며, Gonzales 씨의 잊힐 권리를 인정해 주었다.


이렇게 해외에서는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잊힐 권리를 인정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잊힐 권리란 정확히 무엇인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도 잊힐 권리가 있을까?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친 살인마에게도 잊힐 권리는 존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