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름이 던진 큰 파문

칸쵸 마케팅팀의 오후

by 마루


오후 세 시.
햇살이 창문을 넘어 회의실 테이블 위 칸쵸 봉지를 비췄다.
그 위에는 ‘재원’, ‘서윤’, ‘민준’ 같은 이름이 인쇄된 봉지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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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칸쵸 매출 3배 폭등”이라는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팀의 분위기는 묘하게 달라졌다.
점심시간마다 편의점에 들러 칸쵸를 사오고, 서로의 이름을 찾는 작은 의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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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이름은 또 없네.
근데 진짜 잘했어. 없으니까 더 찾게 되잖아요.”

김 대리의 투덜거림 속에는
분명 부러움과 감탄이 섞여 있었다.

모두를 위한 ‘개인화’, 그 역설의 성공

팀장은 스크린에 띄워진 PPT를 가리키며 말했다.

“핵심은 개인화의 힘이에요.
하지만 칸쵸는 역설적으로, 흔한 이름 500개만으로 모두를 위한 개인화를 만들었죠.
‘내 이름이 있을까?’라는 지극히 사적인 질문이
수많은 사람의 보편적인 호기심을 자극한 겁니다.”

칸쵸는 과자를 판 게 아니었다.
추억을 꺼내볼 이유, 작은 소장 욕구,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판 것이었다.
30대에게는 어린 시절을 다시 불러내는 열쇠,
10대에게는 이름 찾기 놀이가 된 것이다.

불만조차 콘텐츠가 되다

더 놀라운 건, 불만조차 힘이 되었다는 점이다.

“옛날 맛이 더 진했다.”
“양이 줄었다.”
온라인엔 이런 불평이 넘쳐났지만,
사람들은 그 불만을 확인하려고 다시 한 봉지를 샀다.

심지어 “내 이름은 없을 거야”라는 말조차
또 다른 구매 동기가 되었다.
부정적인 의견마저 검색어를 끌어올리고,
댓글과 후기는 끝없는 바이럴의 불씨가 됐다.

과자를 먹는 순간은 짧지만,
그 사진과 댓글은 오래 남아 또 다른 소비를 불러왔다.

우리에게 남은 질문

회의가 끝날 무렵,
팀장은 빈 칸쵸 봉지를 집어 들고 천천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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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거대한 광고비보다 더 큰 파급력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질문은 우리 차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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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평범하고 오래된 제품 중에서,
칸쵸의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가장 개인적이고 강력한 연결고리가 되어줄 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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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남겨진 붉은 봉지들처럼,
그날의 질문은 우리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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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름 하나가 일으킨 기적은,


마케팅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섬세하게 읽어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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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칸쵸의 이름 이벤트는,
추억의 과자를 다시 현재로 불러내고,
개인의 사소한 호기심을 집단의 열풍으로 바꿔놓았다.

마케팅의 본질은 ‘거대한 예산’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작고도 섬세한 아이디어라는 걸
우리는 칸쵸에서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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