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삼성에서 2나노 한다잖아요
어느 날, 늘 마주치는 핸드폰 가게 사장님이 있었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그분은 주식 얘기를 참 좋아했다.
갈 때마다 “삼성이 어떻고, LG가 어떻고, 방산주가 어떻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저 뉴스나 검색으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는 정도였지, 주식엔 문외한이었다.
그런데 그날, 사장님이 LG 얘기를 꺼냈다.
“이제 LG야.
위성통신이야.”
나는 호기심이 생겨 집에 돌아오자마자 검색해봤다. 정말이었다.
LG가 위성통신 사업 구상을 시작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사장님은 그날 삼성 주식을 전부 팔았다고 했다. 무려 7년인가 8년을 들고 있었던 주식이었다. 수없이 바닥을 버티며 붙들고 있었던 종목인데,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는 LG지. 희망은 여기 있어.”
나는 물었다.
“근데 삼성에서 2나노 한다잖아요?
엔비디아 칩도 만든다던데…
좋은 거 아닌가요?”
그 사장은 내 말을 듣고 피식 웃더니, 나를 멍청한 사람 보듯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주식도 모르면서…
모든 건 발표되는 순간에 기대감이 사라지는 거야. 그게 재료 소멸이야.
삼성은 이제 하방으로 가거나 행보일 뿐이야.”
나는 그 말에 눈을 껌뻑였다.
희망이 되는 게 아니라, 희망이 소멸되는 거였어?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야…
주식이란 건 참 묘한 거구나. 희망이 있어도, 그 희망이 터지는 순간 이미 끝이라니. 시작도 안 한 것에 베팅하는 게 투자의 규칙이라니.’
나는 주식을 잘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을 보니 이해가 될 듯했다.
누군가는 도박판처럼 베팅을 하고, 누군가는 그 흐름을 읽고 미리 빠져나간다.
이건 주식이 아니라 노름판 같기도 했다.
나는 지켜볼 생각이다.
삼성 주식과 엔비디아를. 그리고 그 사장이 웃을지 울지.
아마 다음 번에는 나를 보며 소주 한 잔 사달라 할지도 모르고, 아니면 맥주집에서 치킨을 시키며 “한턱 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주식은 늘 뉴스보다 빠르고, 희망보다 잔인하다. 내가 본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숫자를 두고 웃고 우는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건 돈이 아니라 사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