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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탈출증이란 무엇인가?

내 허리는 왜 아플까?

디스크의 사회적 비용

흔히 목, 허리 디스크라고 부르는 척추의 추간판과 관련된 질병은 2020년 입원환자만 기준으로도 7000억 이상의 의료비가 지출된 엄청나게 의료비 소모가 많은 질환입니다. 아래 자료를 보면 2020년도에 기타 추간판 장, 기타 척추 병증 두 가지 상병 만을 기준으로 한 의료 비용이 7000억 정도 되는 것을 볼 수 있고, 이외에 척추에 관련된 다른 상병과 입원환자가 아닌 외래로 내원한 환자의 의료비용을 감안하고 한방의 진료까지 더하면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 척추질환에 소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


2020년 의료비 지출 (출처: http://opendata.hira.or.kr/op/opc/olapHifrqSickInfo.do)


그러면 과연 이러한 디스크 관련된 병들이 어떤 증상으로 어떤 증상으로 환자를 괴롭게 하길래 이렇게 의료비 지출이 많은 걸까요 오늘은 이 디스크 탈출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상 디스크의 모양과 탈출된 디스크

척추와 디스크의 모양은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가장 좌측에 있는 그림이 위에서 바라본 디스크와 신경의 정상적인 모습입니다,

디스크는 수핵(Nucleus Pulposus)과 섬유륜(Annulus fibrosus)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구조물의 성상을 보면 수핵은 약간 젤리와 같은 느낌이고, 섬유륜의 경우에는 좀 딱딱한 실리콘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면 섬유륜이 점점 마모되고 찢어집니다. (가운데 그림) 수핵은 그 틈으로 새어 나오게 되고요. 그것을 옆에서 보면 가장 오른쪽의 그림과 같습니다. 그런 과정이 흔히 이야기하는 디스크의 팽륜(bulging), 돌출(protrusion), 탈출(extrusion)의 과정입니다. 더 심한 것은 완전히 파열(Ruptured disc)되어 흘러나온 디스크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환자의 디스크가 돌출인지 탈출인지 파열인지가 치료시기나 방법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의 입장에서는 저러한 단계를 굳이 칼같이 나누어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디스크의 증상

일단 디스크가 붓고, 튀어나오게 되면 그 과정에서 Axial pain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Axial pain은 목, 허리 자체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또한 튀어나온 디스크가 점점 신경을 누르게 되거나 신경 주변부로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방사통(radiculopathy)을 발생시키는 데 이것은 흔히 목, 허리 디스크에서 팔다리로 내려오는 통증입니다.


방사통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하겠습니다.

방사통을 일으키는 척수신경은  C1-8, T1-12, L1-5, S1-5, Coccygeal nerve 이렇게 31쌍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을 우리말로 하면 C: 경추 신경 T: 흉추 신경 L: 요추 신경 S: 천추신경 Coccygeal nerve: 미추 신경이라고 부릅니다. 척수신경은 척추의 신경공을 빠져나와 몸 전체로 퍼지게 되는데 그것이 아래 그림 2의 첫 번째 그림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몸 전체로 퍼져 있는 척수 신경은 그림 2의 두 번째 그림과 같이 각각의 신경마다 고유의 영역을 담당하는데 이것을 피부 분절(dermatome)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면 그림에서 양쪽 허벅지에 노란색 영역으로 L2라고 적혀 있는데 저곳이 바로 요추 2번 신경이 감각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허리 디스크가 되었던, 혹은 다른 병변이 되었든 간에 (염증, 척추 협착, 척수 종양 등등) 특정한 척수 신경을 자극하게 되면 해당하는 부위로 통증이 생기는데 이것을 방사통이라고 합니다. 



통증의 묘사

통증의 양상에 대해서는 사실 아파본 경험이 없으면 제대로 묘사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20대 초반에 의과대학에서 글로서 디스크 증상을 배우고, 20대 후반에는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지만 정작 제가 아파본 적이 없으니까 그냥 문자적으로만 통증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팔 저림, 감각 저하, 불쾌감, 통증, 벌레 기어가는 느낌. 디스크성 통증을 묘사하는 수많은 단어들이 있는데 사실 경험해보지는 못해서, 그냥 공감하는 척했던 것 같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디스크는 그냥 저런 식으로 아픈 병이라는 인식이 있었지요.


하지만 30대가 되고 또 40대가 되면서 실제 목, 허리 디스크가 남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는 일이 많은 의사의 직업적인 특성상 저에게도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의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물론 아직은 아주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제가 느끼는 불편감을 표현하면.


1. 엄지 손가락 부분의 근육이 시린 느낌. + 약간 붓는 듯한 느낌.
종종 전완부로 타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의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실제로는 전완에서 손가락으로 내려가는 것일 텐데, 제가 실제 느끼기에는 손가락에서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진료실에서 손에서 올라온다고 표현하는 환자분들이 있을 때마다 전완에서 내려오는 거라고 깨알같이 수정해드리고는 했는데 실제 저의 경우에는 손가락에서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물론 증상이라는 것은 환자의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전완에서 내려 온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제 병변은 우측 C67 신경근일 것 같습니다. 피부 분절이 딱 저기가 불편합니다.


2. Axial Pain

목 뒤가 따끔따끔해서 모니터를 오래 쳐다보기가 영 불편한 짜증감? 집중이 잘 되지 않아 길게 글을 쓰기가 힘듭니다. 또 잠을 자려고 누우면 뭔가 알 수 없는 우측 견갑골 아래쪽의 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환자분들은 담이 걸렸다고 많이들 표현하시는데, 저도 예전에는 담이 걸린 게 뭡니까?라고 반문하고 그것은 디스크 증상입니다. 이렇게 단호히 교정해 드리고는 했는데, 막상 제가 불편해보니 딱 담 걸린 느낌입니다. 담 걸린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런 것이 담 걸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주 기가 막힌 표현인 것 같습니다.


허리의 경우에는 요즘은 소강상태이기는 한데 수년 전부터 종종 좌측 종아리 바깥쪽이 저린고 불쾌한 느낌이 있고는 했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습니다. 목만 불편하고요.


저의 증상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증상들은 30대 초반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때는 제가 척추를 진료하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디스크 증상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팔이 조금 저리네?라는 느낌? 그다지 불쾌하거나 아픈 느낌은 아니고 잠깐 발생했다가 지나가는 느낌이라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증상은 좀좀 불쾌한 느낌에서 현재는 약간 아프다 라는 느낌 정도로 진행했습니다. 아마도 저도 잘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제가 진료실에서 뵙는 통증이 심한 환자분들처럼 팔이 터질 것 같다는 통증도 경험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 평소에 잘 관리를 해야겠지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쓰면서 척추의 약물치료, 비수술 치료, 수술치료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글을 작성할 것입니다. 모쪼록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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