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힘을 믿는가?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한 건 2016년, 대학원에 입학면서부터다. 하루하루가 너무 바빴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다간 시간에 휩쓸려 방황하기 십상일 것 같았다. 방향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이어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다 써봤지만, 위클리 다이어리가 제일 적당했다. 시험이나 약속 등 큼직한 일정은 달력에 작성하고, 코 앞에 떨어진 급한 일은 위클리 다이어리에 써 내려갔다. 과제를 끝마치고 빨간 줄을 그을 때마다, 은근한 쾌감을 느꼈다.
그렇게, 생에 처음으로 1월부터 12월까지 빽빽이 2016년 다이어리를 적었다. 2016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5년간 매해 다이어리를 썼다. 5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니 얻은 것이 참 많았다.
1. 목표한 금액만큼 돈을 모을 수 있었고
2. 목표한 회사에 이직할 수 있었고
3. 목표한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었고
4. 목표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보다 더 많은 성과들이 있었다. 5년간 방향키를 잘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다이어리 덕택이었다. 위클리 다이어리로 시작한 기록의 종류가 점차 늘어갔다. 5년간 삶의 원동력이 돼주었던 기록 방법을 나누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먼저, 기록이 어떻게 나에게 도움을 주었는지 설명한다.
1. 일단 쓰니, 하게 된다.
우리는 계획표에 할 수 있는 일을, 할만한 일을 기록한다. 100억 벌기가 목표라고 해도, '1월 2일(토) 100억 만들기' 이렇게 적어놓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0억을 만들기 위해 '유튜브 보기', '책 읽기', '강의 듣기' 등으로 목표를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로 쪼갠다. 실행 가능한 단계를 만들어 놓으면, 뜬 구름 같은 목표도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자리 잡는다.
2. 아주 작은 성취라도, 성취는 성과다.
우울증으로 아픈 사람들에게 '일상의 회복'이라는 과제가 주어지곤 한단다. 아침, 점심, 저녁 세끼 꼬박 챙겨 먹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샤워하고, 저녁에 늦지 않게 잠들고. 이런 작은 일들이 아픈 가슴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조그마한 목표라도 목표를 달성하고, 그로 인해 얻는 성취감이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아침밥 만들어 놓기', '방 청소하기', '책 빌리기' 등 소일거리들도 계획표에 쓰고, 일을 마치고 계획표를 지우는 그 단순함에서 오는 성취감이 대단하다.
3. 기억력에 의존하기엔, 우린 아주 평범한 인간이다.
IQ 테스트를 정식으로 받아본 적은 없다. 그간 치렀던 수많은 시험으로 비춰봤을 때, 평균에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 지극히 평균의 뇌를 가진 필자가 말하건대. 우리는 까먹는다. 우리는 자주 잊는다. '그저께 점심으로 뭘 먹었나?'하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장대한 꿈과 목표를 매일 먹는 밥과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그마저도 우린 잊어버린다. 삶이란 파도에 휩쓸리다 보면, 숨 쉬느라 바빠 잊어버린다. 그러니 적어서 조금이라도 기억의 끝을 잡고 있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적어야 할까? 5년간의 다이어리 역사에서 아래 다섯 가지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계획에서 끝이나 선 안 된다. 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실행하는 데 추진력이 되어줄 자세를 이어 설명한다.
먼저 '계획 파트'이다.
1. 하이라이트를 만들기 위해, 일기
2. 풍성한 삶을 살기 위해, 감사장
3.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버킷리스트
4. 스몰 스텝을 위해, 위클리 플랜과 습관 플랜
5.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잡기 위해, 아이디어 노트
필자가 발견한 귀한 원석이 독자들의 귀한 보석으로 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