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은 메세지

by 하린

오랫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처음엔 그저 바쁜가 보다 했고, 그다음엔 조금 서운했지만 이해하려 애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 이 정도면 정말 연락이 안 오겠구나’ 싶었다.

그 마음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생각보다 무거웠다.


그 사람은 늘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말 자체는 참 따뜻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과 행동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있었다.

나는 그 거리를 자꾸 좁히려 했고, 어느새

혼자 기대하고, 혼자 서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날, 조용히 알림을 껐다.

더는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며

내 하루를 흔들지 않기로 했다.

그건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조용하고 단단한 결심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지러웠다.

그 사람의 이런 행동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한 1차 방정식처럼 이해해보려 했지만,

오히려 답은 더 멀어졌다.

‘그냥 원래 이런 사람이겠지’라고 넘기자니,

왜 이렇게 자기중심적인가 싶기도 했다.


나는 내 마음 안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반복했다.

왜 이렇게까지 이해하려 애쓰는 걸까.

이해가 아니라, 그냥 참아온 건 아닐까.

나는 계속해서 그 사람의 방식을 합리화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쯤 되니 묻고 싶어졌다.

진심은 뭐였을까.

놓자니 아깝고, 계속하자니 재미없는… 그런 관계였던 걸까.

나 혼자 이 관계를 상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더는 그렇게 혼자 애쓰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조용히 나를 껴안았다.

상처받은 마음을 모른 척하지 않고,

내가 내 마음을 끝까지 지켜주기로 했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는 일보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지켜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그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

이전 08화거짓말 이후, 대화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