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날의 충격, “AUTOSAR? 그게 사람 이름인가요?”
첫 출근 날, 저는 제 이름표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내 이름 아래 적힌 이 회사 이름, 발음은 제대로 할 수 있는 걸까?
저는 뼛속까지 문과생입니다. 프랑스어와 문학을 전공했고, 마케팅 수업을 좋아했습니다. 자동차는 그저 도로 위를 달리는 금속 상자였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라는 단어는 제 대학 시절에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자동차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마케팅팀 인턴으로 앉아 있습니다. 인턴 첫날, 팀장님이 주신 OT 자료 첫 페이지에 이런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AUTOSAR.
ECU.
Cybersecurity.
그리고… SDV?
문과생의 눈에는 이 단어들이 마치 갑자기 등장한 암호문 같았습니다.
“이게 사람 이름인가요?”
회의에 처음 들어갔던 날, 엔지니어분이 자연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AUTOSAR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아우토사르 씨라는 분이 계신가 보네.”
물론 아니었습니다. AUTOSAR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이었죠.
그날 이후 저는 새로운 회의에서 들려오는 모든 용어를 ‘사람 이름이 아님’을 전제로 듣기 시작했습니다.
문과생의 생존 전략: ‘몰라도 웃기'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가 택한 첫 번째 전략은 “일단 웃기”였습니다.
회의에서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노트에 적고, 웃으며 넘어가고, 나중에 몰래 검색했습니다.
팀원분들이 쓰는 용어는 전부 메모장으로 옮겨 제 나름의 ‘문과 번역’을 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ECU = 자동차의 작은 뇌
SDV(Software-defined Vehicle) = 자동차가 점점 컴퓨터가 되어가는 과정
AUTOSAR =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공용 언어
이렇게 하나씩 이해하다 보니, 용어가 점점 두렵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기술을 모르는 사람의 장점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을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마케팅팀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설명하는 복잡한 기술을 저는 이해하기 쉽게 바꾸는 데 집중했습니다.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파트너사가 공감할 수 있는 표현으로.
저는 기술의 복잡함을 모르는 대신, “어떻게 하면 이 기술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까?”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글로 남기기로
이 글은 그런 제 인턴 생활의 첫 번째 기록입니다.
AUTOSAR, ECU, SDV… 이런 단어들이 이제는 더 이상 암호가 아니라, 제가 배우고 있는 새로운 언어입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기술 용어 뒤에 숨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문과생만의 시선으로 본 자동차 소프트웨어 세계를 기록하려 합니다.
- 문카로그 인턴 생존기 시리즈 中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