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테헤란 김유정 변호사입니다.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정식 신고까지 이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건이 알려질까 걱정되고, 다시 당시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실 텐데요.
그래서 신고 없이 합의로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 마음에는 두려움과 피로감,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함께 담겨 있죠.
다만 성추행신고없이합의를 택하는 순간, 피해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 측이 형사책임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접촉하거나, 사과와 보상을 앞세워 사건을 빠르게 덮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일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원만한 해결처럼 보여도 실제 내용이 피해자 보호와 거리가 먼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합의라는 선택 자체보다 그 합의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1. 신고 없이 합의할 때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신고 없이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 피해자는 수사기관의 절차적 보호 없이 바로 가해자 측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가해자 측은 빠르게 사과 의사를 밝히며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진술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그 제안이 피해 회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형사문제를 피하기 위한 계산인지 처음부터 분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서둘러 사건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면 조건 하나하나를 살피지 못한 채 불리한 내용에 동의하게 되기 쉽죠.
특히 말로만 합의를 약속하거나, 구체적인 책임 문구 없이 돈만 먼저 제시하는 방식은 뒤에 분쟁을 남길 수 있습니다.
피해 사실에 대한 인정 없이 위로금 명목만 내세우는 경우도 있고, 연락 금지나 추가 문제 제기 제한처럼 피해자에게만 부담이 되는 조항이 끼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신고 없이 합의하더라도 핵심은 빨리 끝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권리와 안전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구조를 잡는 데 있습니다.
2. 피해자가 직접 1대1로 합의하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직접 연락하며 합의를 진행하면 감정과 압박이 협상 전면에 올라오기 쉽습니다.
사과를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책임을 줄이려는 진술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다시 상처를 받거나, 의도치 않게 자신의 입장을 약하게 만드는 진술을 남길 수 있습니다.
문자, 통화, 대화 내용 하나가 뒤에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합의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금액만 요구한 것처럼 왜곡되면 사건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가해자 측이 “더 문제 삼지 않겠다”는 표현을 끌어내려 하거나, 사안의 책임을 축소하는 내용을 은근히 넣는 경우도 살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직접 합의는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크고 법적으로도 위험 부담이 큽니다.
중재할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는 피해 회복보다 가해자 측의 속도와 의도에 협상이 끌려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3. 신고 없이 합의하더라도 준비해야 할 기준은?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합의는 법적 판단을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합니다.
합의서에는 피해 사실에 대한 인식, 지급 내용, 지급 시기, 추가 접촉 제한, 위반 시 책임 같은 요소가 분명히 담겨야 하는데요.
문구가 모호하면 합의가 끝난 뒤에도 해석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원한 것은 회복과 보호였는데 결과적으로 불안만 남는 상황이 생길 수 있죠.
또한 합의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는 감정적 사과와 법적 책임 인정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진심 어린 사과처럼 들려도 실제 문서에는 책임을 흐리는 표현만 들어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돈을 지급하면서도 피해자의 추가 대응을 제약하는 장치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고 여부와 별개로, 합의 전부터 자료를 정리하고 대화 방식을 관리하며 문서 검토를 거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의 회복을 중심에 두고 협상 구조를 짜야 뒤에 다시 상처받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성추행신고없이합의를 고민하는 마음에는
엄청난 피로와 두려움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다는 마음,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의 권리까지 뒤로 밀려나서는 안 됩니다.
합의는 조용히 끝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피해자가 손해 보지 않도록 지켜내야 할 절차이기 때문이죠.
가해자에게 책임을 분명히 묻고, 피해자에게는 회복과 안전이 남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신고를 하지 않는 선택을 하더라도 그 안에는 법적 보호 장치와 냉정한 검토가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두른 타협이 아니라 피해자 입장에서 내용을 살피고 권리를 지켜낼 준비입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혼자 결론 내리지 마시고, 피해자 보호를 중심에 두는 변호사와 신속히 상담해 여러분의 권리를 지켜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