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가해자에게연락, 피해자가 직접 나서면 위험하다?

by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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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테헤란 김유정 변호사입니다.

성폭행가해자에게연락을 검색한 분들은 가해자가 먼저 사과문을 보내왔거나, 사건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직접 답을 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마음은 너무 자연스러운 반응인데요.

하지만 성폭력 사건은 개인적인 감정 정리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형사사건이라서, 피해자의 문자 한 통과 통화 한 번도 자료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연락이 문제를 줄여주기보다 새로운 쟁점을 만들 수 있죠.

가해자에게 먼저 연락하면 사과를 받거나 입장을 분명히 전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표현이 수사기관이나 상대방 측에서 전혀 다른 뜻으로 읽히면, 처벌 의사와 합의 의사, 피해 직후의 감정 상태까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1. 직접 연락은 가해자 측에 해석의 틈을 줍니다

강간은 형법 제297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규정된 중한 범죄입니다.

그만큼 사건 이후 오간 연락도 가벼운 사적 대화로 취급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먼저 “이 일은 어떻게 할 건가요”, “사과는 받아야겠어요”, “조건을 정해서 이야기하자” 같은 취지로 연락하면, 가해자 측은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로 꺼낼 수 있습니다.

먼저 연락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건의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은 관계 회복 시도, 감정적 다툼, 금전 요구, 처벌 의사 약화 같은 주장으로 연결하려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성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 행동이나 표현이 편견을 통해 왜곡 해석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런 문제는 연락 내용 자체보다도, 그 연락이 어느 시점에 어떤 맥락으로 남았는지에서 커집니다.

문자 한 줄은 짧아 보여도 사건기록 속에서는 진술의 일부처럼 다뤄질 수 있으니, 피해자가 감정 상태에서 직접 작성한 표현은 수사 단계에서 예상 밖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2. 직접 연락은 2차 피해와 진술 흔적 문제를 키울 수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는 사건 자체만으로도 심리적 충격이 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와 다시 접촉하면 사과를 가장한 회유, 책임 축소, 무시, 비난, 기억 왜곡 유도 같은 반응을 다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법과 제도도 이런 위험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여성폭력 2차 피해 방지 지침 표준안과 관련 해설은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정신적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돼 있고, 성폭력 사건에서도 피해자 보호가 절차의 중요한 요소로 다뤄집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입니다.

처음에는 감정이 앞서 “이제 끝내고 싶다”, “연락하지 말라”, “사과만 하면 생각해보겠다”처럼 여러 표현이 섞여 나올 수 있는데, 이후 경찰 조사나 검찰 조사에서 그 표현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 진술은 표현의 차이와 진술 시점에 따라 신빙성 판단 요소가 되기 쉬워서, 사건 초기 연락 기록은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

결국 직접 연락은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행동일 수 있어도, 법적 절차 안에서는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습니다.

피해 회복을 바라는 마음과 수사기록에 남는 표현은 구분해서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연락과 의사표시는 피해자 측 변호사가 맡는 편이 좋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는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형사절차상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받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문은 변호사가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피해자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다는 내용도 두고 있습니다.

이 규정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피해자의 입장을 누군가 대신 전하는 수준을 넘어서, 형사절차 안에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남길지 관리할 수 있도록 법이 통로를 열어둔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측 변호사가 개입하면 처벌 의사, 합의 의사 유무, 접근 차단 요구, 사과문 수령 여부, 추가 접촉 금지 요청 같은 내용을 법적 표현으로 정리해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피해자가 가해자 반응을 직접 감당하지 않아도 되고, 불필요한 통화나 문자로 새 쟁점이 생길 가능성도 낮출 수 있습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 제도도 운영되고 있어, 선임 비용이 부담인 경우에는 수사기관이나 상담기관을 통해 지원 요청이 가능합니다.

특히 미성년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변호사 보호 장치가 더 두텁게 마련돼 있습니다.

이 점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보호가 권고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도 안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답답함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에서는 그 연락이 사과를 받는 통로가 되기보다, 상대방에게 새로운 해석 자료를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에 밀린 즉각 대응이 아니라, 피해 사실과 의사를 안전한 방식으로 남기는 일입니다.

문자 한 통을 보내기 전이라면 그 순간에 멈추고, 피해자 측 변호사를 통해 연락과 의사표시를 관리하는 쪽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그 선택이 수사 단계의 부담을 줄이고, 피해 사실을 끝까지 지켜내는 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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