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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짬뽕 Oct 22. 2022

짧은 연애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공통 패턴






 완연하지만 짤막했던 가을을 넘어 겨울이 오고있다. 이맘때쯤 주변에서 왕왕 들리는 소리가 있다. 그건 바로 '연애하고 싶다' , '남자 친구(여자 친구) 사귀고 싶다'와 같이 기꺼이 사랑할 준비가 된 이들의 바람이다.


  바람이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진짜 문제는 그들 중 몇 명은 그런 이야기를 너무 자주 한다는 것에 있다. 바꿔 말하면 이들은 아무리 불같이 시작한 연애일지라도 그 종지부가 남들보다 심하게 빠른 사람들이었다.


 나는 처음엔 이처럼 단기연애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보며 단순히 '시절 인연을 만나지 못해서일 뿐'이라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그들의 짤막한 연애사를 들어보고 내면의 소리를 들춰보며 깨달았다. 단기연애를 반복하는 이들에겐 공통된 패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발견했다. 그 공통점은 남들에게 숨겨야 할 추악한 단면도 아니며, 반드시 고쳐야 할 치명적인 단점도 아니었다는 걸. 단지 그것들은 태생적인(혹은 후천적으로 얻은) 성향에 불과했다. 누군가는 날 때부터 예민하고, 누군가는 자라온 환경 속에서 예민해졌듯이.


  그러니 다음에서 언급될 것들을 억지로 고치려 하지 않길 바란다. 그저 어쩌면 자신이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해보고 그 가정이 마음에 안 든다면 인생을 살아가며 점진적으로 세팅값을 변경해 나가면 되니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만 완벽해지려고 깨지고, 부딪히고, 성장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1. 둘 중 한 명이, 혹은 둘 다 도파민형 인간이다


  여기서 말하는 도파민형 인간이란 남들에 비해 도파민 분비가 활발한 사람을 뜻한다. 보통 도파민 분비가 활발한 사람은 현재 상황과 현재 느끼는 감각보다 '미래, 미래에 올 보상, 미래에 대한 상상'과 같은 것들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측 불가능한 일을 갈망하고 그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을 때 도파민이 활발히 분비되도록 인간의 뇌가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조금 적나라한 예시를 들어보면, 지금 현재 바에서 당장에 내가 홀짝거리고 있는 보드카보다 건너편의 이성을 바라보며 '저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혹은 스킨십을 하고 싶다)'라고 미래를 상상하는 편이 훨씬 폭발적인 도파민 분비를 이뤄낸다는 뜻이다.


  그것은 현재 음미하고 있는 보드카의 맛과 달리 자신이 장담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이자 기대감까지 뒤섞인 ‘미래지향적 상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라면 생존과 번식이라는 원초적 본능으로 인해 누구나 도파민을 쫓게 되어있다. 그러나 여기서 단기연애형 인간을 판가름 짓는 것은 '이 도파민에 얼마나 과하게 중독돼있느냐'이다. 도파민에 중독된 사람은 과할 정도로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꿔말하면 이들은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 혹은 현재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나 감각 등에 집중하기보다 자꾸만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에 올 무언가를 소망하며, 기대˙상상과 같은 것들을 끊임없이 키워가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막상 그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면 그들은 본인이 상상했던 미래의 실현 여부와는 관계없이 또 다른 미래에 대한 환상을 품으며 현재로부터 다시 달아난다. 미래지향적인 상상을 해야만 또다시 도파민 분비가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파민형 인간을
연애에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은 공식이 나온다


우선 그들은 연인으로 관계가 발전되기 전에 자기 혼자 멋대로 상대에 대한 환상을 무지막지하게 쌓는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예측들을 해대며 도파민을 활발히 분비시킨다

그러나 막상 연애가 시작되면 예측 가능한 변수가 줄어들고 기대감이 줄면서 흥미가 급속도로 식는다.


  

    어쩌면 이들에겐 연애 그 자체보다 연애 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이 시간이 묘하게 더 즐거울지도 모른다.


   만약 본인이 단기연애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과거 연애를 반추해보고 본인, 혹은 상대가 도파민에 과하게 중독된 도파민형 인간이 아니었는지 되짚어보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대화를 하거나 의견을 나눌 때 시제가 미래에 맞춰져 있을수록 이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2. 관계 초반에 과도한 친밀감을 쌓는다 (AKA 급발진)



  단기연애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관계 초반에 많은 것을 드러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원하는 상대와 좀 더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는 설렘과 이제 나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뿌듯함에 휩싸여 시쳇말로 급발진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 '나는 사실 이런 비밀을 가지고 있어요' , '나는 사실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어요' 등 시간을 쌓아가며 하나 둘 드러내도 되는 것들을 관계 초반에 우수수수- 오픈하곤 한다.


 아마 정보를 내놓는 입장에서야 뿌듯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넌 이제 나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야'라고 괜히 상대에게 특별한 권한을 부여해 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사뭇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예상컨대 신뢰가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털어낸 정보들에 상대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감정을 느낄 것이다. '내 패도 보여줘야 하나' 싶은 원인모를 부채의식. 혹은 더 이상 궁금할 것도 없는 무료함. 


  또한 관계를 쌓으며 알아가려고 의도적으로 남겨뒀던 미지의 영역이 모두 삭제됐으니 호기심마저 잃었을 것이다. 그렇게 호기심이 사라지고 부채의식과 무료함만 남은 관계는 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종결된다.


3. 단점을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단기연애를 반복하는 이들은 남들에 비해 유독 단점에 취약하다. 이들은 남들의 단점도 잘 못 받아들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단점에도 엄격한 경향이 있다. 자신과 타인의 단점을 수용하는 허들이 유독 높은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들에게 있어 단점이란 약점과 동일선상에 있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이 가진 단점을 콤플렉스나 치부로 인식하며 남들에게 그 점을 들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본의 아니게 그 단점이 드러날 때면 괜히 벌거벗은 기분도 든다.


  

   그 수치심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욱 심해진다. 때문에 관계가 깊어질수록 상대가 내 단점을 알게 될까 두려워 차라리 먼저 달아나기를 시도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상대의 단점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어 진작에 도망치는 경우다



  단점을 약점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상대의 단점도 괜스레 큰 오점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그 단점이 내게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기운과 함께 결국 우리 관계도 잠식될 것 같다는 뻔한 미래를 그려본다. 그래서 사소한 그(그녀)의 단점에도 쉽게 실망하거나 용납할 수 없음을 깨닫곤 달아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절대적인 단점은 없다
그렇기에 단점은 약점이 될 수 없다.



  가령 속마음을 못 참고 뱉어버리는 사람은 이것을 단점이라 생각하며 고치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반대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이들은 오히려 어느 정도 본받고 싶은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본인의 감정을 먹어버리다 화병에 걸리거나 심지어는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이 뭔지 본인조차 모르겠는 사람도 있으니까. 이들 입장에서 보면 앞의 성격은 마냥 단점도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는 절대적인 장점도, 절대적인 단점도 없다.


   어쩌면 내가 단점이라 확신한 것이 타인에게는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스럽게 비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단기연애를 끝내고 싶다면 뭐든 속단하지 말고 여지를 남겨두는 연습을 해보자. 내 단점은 물론 타인의 단점도 약점이라 결정짓긴 아직 이르다. 어쩌면 당신과 상대는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는 최고의 팀 플레이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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