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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PM 첫 1년 생존기 - (3)

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

by 윤동구리

1년 차인 내가 기획에 대해 논하자니 참 민망하다. 신입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을 공유하는 정도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전략을 세우자


회사 차원에서의 방향성은 경영진이 결정 하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어쩔 수 없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플랫폼 전략은 PM이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플랫폼이 토탈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하자. PM은 입점사(판매자)를 늘리기 위해 입점사 시스템 개선이나 늘어난 상품을 더 효율적으로 탐색하기 위한 개인화 추천, 혹은 별도의 전문관 생성 등 여러가지 전략을 검토하여 플랫폼의 특성과 강점에 맞는 전략을 도출해 내야 한다. 타사를 벤치마킹 하거나, 시장 트렌드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전략을 세운다.




정책을 세우자


상품 개인화 추천을 전략으로 잡았다고 하자. 어떻게 이를 구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나는 처음에 이 '정책' 이라는 말이 참 어렵게 느껴졌는데 기본 가이드라인 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1. 정책의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이는 상세 기획을 하는 데에 있어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유관부서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 (특히 개발과..) 이것을 왜 해야 하고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설득하는 자료가 된다. 상품 추천의 목적은 고객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도록 돕는 것이다.


2. 그 다음에는 세부적인 정책을 세운다.

상품 추천은 회원에게만 노출하고 비 회원에게는 노출하지 않는다.

회원은 UTID 기준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며 UTID를 회원번호에 매핑한다.

상품 추천은 카테고리 별로 노출한다.

상품 추천 업데이트 주기는 일 1회이다.

추천할 상품이 2개 이상인 경우에만 상품 추천을 노출하며, 2개 미만인 경우에는 노출하지 않는다.


3. 처음부터 완벽한 정책을 설립하기는 어렵고 유관부서 및 개발과 논의하면서, 또 운영하면서 지속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책을 읽는 사람이 모두 동일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책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상품 추천은 '카테고리 별로' 노출한다고 했을 때 '카테고리'의 기준이 어떤 것인지를 더욱 상세하게 정의해주어야 한다. (보통은 카테고리는 여러 depth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 불만시대


4. 또한 정책 간에 일관성이 있어야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요청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는데, 유관부서의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하고자 하니 각자 원하는 바가 달라서 중구난방 식의 정책이 되기 일쑤였다. 요건을 취합하되 전체적인 맥락에서 한 번 정리하고 정책의 큰 틀에 어긋나는 것들은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5. 처음에 설정한 정책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게 된다. 나중에 골자를 변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 추후 확장성을 고려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상품 추천 UI를 변경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데이터를 쌓는 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다.




기획을 해보자


상품 추천을 위한 코너를 기획 해보자. 무신사의 상품 추천 코너를 기준으로 간단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단순한 예시로 실제와는 상이하며 기획서는 이보다 더 상세하게 정의된다!)


유저가 접하고 사용하는 프론트 기획과 세팅을 위한 운영자 시스템 기획으로 크게 나뉜다. 회사에 따라 각각 기획자가 따로 있는 경우가 있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한 기획자가 프론트와 백을 함께 기획한다.


코너 기획 (Front)


1. 각 컴포넌트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상품 추천 코너는 크게 ① 타이틀 영역 ② 더보기(+링크) ③ 상품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틀 영역에는 텍스트만 입력 가능하며 최대 N자까지 노출 가능하다.

더보기 영역을 클릭하면 다른 링크로 연결이 된다.

상품 영역은 2x15로 총 30개까지 노출되며 사이드 스크롤 한다. 상품은 이미지, 좋아요, 브랜드 명, 할인율, 실소가만 노출된다. 상품 노출 순서는 추천 순서이다.


2. 더보기 영역을 클릭하면 추천 페이지로 랜딩이 된다. 추천 페이지는 ① 타이틀 영역 ② 다른 추천 ③ 상품 영역 ④ 뒤로가기 ⑤ 검색 ⑥ 장바구니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검색과 장바구니 영역이 함께 노출되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타이틀 영역은 상품 추천 코너의 타이틀과 동일하게 노출된다. 다른 추천을 클릭하면 타이틀과 상품이 모두 변경되며, 다른 추천은 총 N번 제공된다. 다른 추천의 노출 순서는 추천 순서이다.

상품 영역은 3x16로 총 48개까지 노출되며 상하 스크롤 한다. 상품은 이미지, 좋아요, 브랜드 명, 상품 명, 할인율, 실소가만 노출된다. 상품 노출 순서는 추천 순이다.

뒤로가기 버튼에는 'AI 추천 by STYLIST' 문구가 고정으로 노출되며 클릭 시 상품 추천 코너로 앵커링 된다.

문구 오른쪽 느낌표 버튼을 클릭 시 AI 추천 by STYLIST 설명이 지속 노출된다.

검색 버튼 클릭 시 검색 창이 노출되며, 장바구니 버튼 클릭 시 장바구니 페이지로 이동한다.


3. 무신사는 더 이상 PC를 운영하지 않지만 MO, PC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면 PC에 대한 코너도 별도 정의 해줘야 한다.


4. 기획을 할 때는 세부 동작의 디테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뒤로가기 버튼 클릭 시 메인 상단으로 떨어진다면 상품 추천 코너를 다시 찾아서 스크롤 해야 하기에 불편할 것이다. 따라서 해당 코너로 앵커링 되도록 정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5. 사용자의 동작에 따른 액션을 케이스 별로 나눠서 정의해줘야 한다. 전체 케이스를(full case) 총체적으로 (MECE) 작성해야 한다. 케이스 마다 설명을 해야 하는데 예시는 하기와 같다.

상품을 클릭했을 때 상품상세페이지로 전환된다.

하트를 클릭 시 좋아요 한 상품으로 저장되며, 이미 하트가 클릭되어 있는 상태에서 다시 클릭 시에는 좋아요 해제 된다.


6. 해당 코너의 실적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는 상품 클릭율(CTR)과 구매 전환율(CR) 일 것이다. 해당 실적을 집계하기 위해서는 해당 코너에 태깅이 되어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태깅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잡아주겠지만 태깅이 누락되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은 PM의 역할이다.



운영자 시스템 기획 (Back)

1. 프론트(유저가 사용하는 앱 서비스)에 무언가를 노출하기 위해서는 운영자가 세팅을 해줘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해당 코너를 세팅할 것인지 운영자 시스템도 기획이 필요하다. 코너 기획이 '어떻게 노출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운영자 시스템 기획은 '어떤 데이터를 노출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2. 운영자가 운영하기 편리하게 기획을 해야한다.


메뉴얼을 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을만큼 직관적이어야 한다.


② 중복적인 작업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여 운영 설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상품을 등록한다고 할 때 품번을 일일이 입력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니 품번을 대량 업로드 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좋다.


③ 휴먼에러를 방지할 수 있도록 유효성 체크를 넣어야 한다. 만약 쿠폰이 15개의 영문과 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하자. 그러면 영문과 숫자만 입력 가능하도록 입력 창에 제약을 걸고, 저장 시 15글자가 맞는 지 더블체크하도록 기획하는 것이 좋다. 혹은 쿠폰을 검색해서 불러오기로 노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며 새삼 지난 한 해간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한 해는 정말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신입 PM으로써 기획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정말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정의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시중에 있는 수업들은 큰 전략과 정책에 집중하기 때문에 기획서를 작성하는 데에는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느꼈고 (회사 대외비이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하다) 회사 선배들의 기획서를 최대한 많이 보면서 참고하고자 했다.


PM 생존기의 다음 이야기로는 개발과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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