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낙인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인상 또는 이미지라는 것을 간직하고 산다.
또 반대로 내가 신경 쓰든 쓰지 않든, 나 자신 역시 남들에게 어떠한 인상을 남기며 산다.
누군가에게 내가, 그리고 나에게 누군가가 이 인상이란 것을 어떻게 남기게 되는 것일까.
당연하게도 이것은 경험에서 축적되어 도출된다.
경험의 축적이란 것은 어느 정도 오랜 기간을 의미하고(임팩트에 따라서 짧은 경우도 있다)
도출이란 것은 경험의 결과가, 그 인과관계가 너무나 분명하게, 자연스럽게 표출된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것을 가슴에, 뇌에 새겨진다는 의미로 각인(刻印)이라고 표현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그 인상 중에서도 부정적인 측면(인간관계에서는 부정적인 부분이 더 도드라지기도 하기에)을 부각하기 위해 '낙인(烙印)'이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구태여 쇠붙이를 뜨겁게 달궈 잔인하게 찍어버리는 행위에 비유한 것은,
새겨지는 것은 한순간임에도 선명하게 오래도록 남고 낙인을 지우는 것 역시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상대방의 안 좋은 행동이나 습관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그중에서도 반복적이거나 임팩트가 큰 사건의 경우에는 뇌리에 깊게 박혀 지워지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반대로 내가 인지하든 아니든 나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을 테고 말이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그 사람의 '낙인'이 되고 결국 인간관계에 있어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더욱 쌓이고 쌓인다면 종내에는 인간관계의 파국까지도 이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에게 새겨진, 상대에게 새겨진 낙인이 있다고 해서 인간관계를 쉬이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이미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적정선에서 관계를 유지해가고 있을 테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그저 하나둘씩 늘어나는 보이지 않는 낙인들로 인해 피로감을 느꼈다. 사람이 100이면 100 다 좋을 수는 없다지만 불편한 점을 가슴에 품고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는 것은 내 성격상 여간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마냥 불편하다고 티를 낼 수 없는 것이 회사 내에서의 인간관계다 보니 회사 내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더욱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낙인이란 자극적인 단어를 써오면서 하고 싶던 이야기는
결국 이러한 불편함을 떠나서 내가 새긴 낙인을, 누군가가 새긴 낙인을 지워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이다.
바꾸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나의 생각이 맞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있기 때문에 타인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과욕이고 잘못된 접근법이다.
그저 우리의 현재 인간관계에서 더 좋은 길은 없는지 계속하여 고민할 뿐이다.
잘못된 길이 명확하다면
상대에게 한 번 더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와 배려가 필요하고
나에게 잘못된 길을 인지할 기회가 생겼다면
과감히 다른 길로 걸어나 갈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