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유치를 넘어, 캠퍼스 아시아로

GKS의 성과와 한국 고등교육 국제화의 다음 단계

by Clara Shin

지난 10여 년간 한국은 한편으로는 해외 우수 인재를 국내로 유치하는 데 집중해 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아시아 역내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교육 질서를 모색해 왔다. 이 두 흐름을 대표하는 정책이 바로 정부초청장학생(GKS) 사업과 캠퍼스 아시아(Campus Asia)이다. 두 사업은 종종 비교의 대상이 되어 왔다.

GKS가 개별 학생의 이동을 통해 한국 유학의 외연을 확장해 온 정책이라면, 캠퍼스 아시아는 대학 간 제도적 연계를 통해 교육의 구조 자체를 연결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한국 고등교육 국제화의 다음 단계를 고민한다면, 이 두 정책을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해 온 보완적 경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GKS: 유학생 유입을 넘어 신뢰 기반을 쌓아온 경로

정부초청장학생 제도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이어져 온 장기 정책이지만, 2009년 GKS라는 이름으로 재정비된 이후 국제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선발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어 현재는 매년 수천 명의 학생이 이 제도를 통해 한국에서 학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경쟁률 또한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 한국어 사전 연수 제공은 언어 장벽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오늘날 GKS의 매력은 그 자체에만 있지는 않다. 한국 대학의 교육 품질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축적되면서, GKS는 점차 “유학 기회”를 넘어 “경력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장학생 배정을 수도권 대학에만 집중하기보다 지역 대학으로 분산하려는 정책적 유도가 강화되면서, 일부 지역 대학의 국제화 기반을 넓히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GKS 졸업생의 진로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본국 귀환이 자연스러운 경로였다면, 이제는 한국 대학의 대학원이나 국내 기업에 남아 연구·취업을 이어가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GKS가 단기 유입 정책을 넘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캠퍼스 아시아: 이동성 중심 국제화의 가능성과 한계

캠퍼스 아시아는 2011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유럽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참고해 설계된 이 사업은 한·중·일 대학 간 학점 상호 인정과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이동성을 제도화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개별 학생을 초청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학 간 협력을 통해 교육 체계를 연결하려는 점에서 GKS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학생들은 4년동안 3개국대학에서 공부하고 3 개대학의 학위취득도 가능하다.

다만 지난 10여 년간 캠퍼스 아시아의 확장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현재 12개 대학, 20개 사업단, 12,000명 가량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국제 정세의 변화, 한·중·일 관계의 부침, 제한적인 예산 구조 등은 사업의 외연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같은 시기 유럽연합이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대폭 확장하며 학생 이동성과 제도적 통합을 강화해 온 흐름과 비교하면, 캠퍼스 아시아는 중요성에 비해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여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아시아가 갖는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단기 교환을 넘어 복수 학위, 공동 커리큘럼, 학점의 실질적 상호 인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유학생을 데려오는 국제화’와는 다른 차원의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아시아라는 지리적·문화적 인접성은 이러한 모델이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점국립대와 지역 대학의 역할

캠퍼스 아시아의 향후 발전을 논의할 때, 거점국립대와 지역 대학의 참여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다. 지금까지 국제화 기회는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일부 대형 대학에 집중되어 왔지만, 캠퍼스 아시아는 이를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구조적 가능성을 지닌 정책이다.

만약 이 플랫폼이 지역대학 육성 정책과 연계된다면, 지역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순환 경로를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제화의 혜택을 특정 집단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 청년층 전반으로 확장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맺으며: 다음 단계를 향한 제안

GKS가 한국 유학의 외연을 넓혀 왔다면, 캠퍼스 아시아는 교육의 질적 통합과 이동성 중심 국제화를 실험해 온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이 아시아 고등교육 공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는, 이 두 경로를 어떻게 조합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캠퍼스 아시아가 보다 안정적으로 확장되고, 국립대와 지역 대학이 이 플랫폼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면, 국제화의 기회는 보다 넓게 분산될 수 있을 것이다. 캠퍼스아시아 참여대상을 대폭 확대하여 유학생의 경우라도 한국대학에 진학하면 중국과 일본에서 한학기 이상씩은 수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협력체제가 구축된다면 이는 또 다른 단계의 우수유학생 유입의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과 아시아의 학생들이 아시아와 세계를 오가며 역량을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품고 있다. 한국 고등교육 국제화의 다음 단계는, 아마도 이러한 가능성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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